컨버전스 아트
21세기의 키워드인 융복합은 예술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컨버전스 아트는 캔버스의 그림을 첨단 디지털 기술로 구현하는 융복합 예술 장르다.
올해 1월 대학로에서 앙코르 공연되었던 뮤지컬 <빈센트 반고흐>는
<해바라기>, <별이 빛나는 밤에> 등 대중들에게 널리 알려진 반 고흐의 명작을
3D 입체 영상으로 무대 위에 재현한 융복합 공연이었다.
그리고 오는 5월 8일까지 용산 전쟁기념관 기획전시실에서 열리는
<모네, 빛을 그리다> 전시회 또한 <수련> 등 모네의 명작을
3D 맵핑 기술 등 첨단 기술을 사용해 새롭게 조명하는컨버전스 아트 전시회이다.
특히, <수련> 시리즈를 감상하는 공간은 프랑스 파리의 오랑주리 미술관의 전시 공간을
그대로 재현해 눈길을 끌고 있다. 컨버전스 아트를 표방한 공연과 전시회는
볼거리 면에서는 분명히 새로운 느낌을 주었다.
<모네, 빛을 그리다> 전시회에서는 신기한 광경들이 많았다.
그림 속 인물들이 눈을 깜박이며
관람객들에게 말을 거는 것 같기도 했고
바람에 흔들리는 나뭇잎들이 수런거리거나
우아한 자태의 수련들이 잠겨 있는 연못의 반짝이는 물결 등을 3D 입체 영상으로 보고 있노라면,
잠시 동안 정말 그 공간에 가 있는 듯한 느낌마저 들기도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첨단 기술이 모네의 그림이 갖고 있는 아우라나
원화 고유의 질감까지 되살려내지는 못한 느낌이다.
모네의 그림 뿐만 아니라
인상파 화가들의 작품들 역시
3D 영상으로 구현하기엔 가장 어려운 작품이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인상주의 화가 작품들의 특징이라고 할 수 있는 거친 붓터치가
3D 입체 영상에서는 매우 부드럽게 표현되는 느낌이 들었다.
하지만, 이번 전시회는
인상주의 대표 화가의 면모 뿐만 아니라 인간 모네까지 입체적인 모습을 볼 수 있어
더욱 의미있는 시간이기도 했다.
한편, 뮤지컬 <빈센트 반 고흐>는 무대 위의 영상 기술에 집중 하느라
정작 본말이 전도된 느낌이 들었다.
주가 되어야 할 고흐와 테오의 스토리가
영상 기술에 종속되는 느낌이었다.
하지만 3D 영상을 많이 사용하다고 해서,
컨텐츠의 본질이 늘 훼손된다고 여겼던 것은 아니다.
지난 해 연말에 보았던,
연극 <한밤중에 개에게 일어난 의문의 사건> 역시
홀로그램 등 3D 영상을 무대 전반 위에 내세우고 있는데,
주인공 자폐아 소년의 머릿속 공상이,
무대 위에서 화려한 영상으로 재현되거나
(우주비행사가 되어 별들 사이를 유영하기도 하고,
어머니와 함께 아름다운 해변에서 휴가를 보내기도 하는 장면이
3D 입체 화면으로 무대 위에서 아름답게 펼쳐진다)
수학에 천재적인 소질을 보이는 주인공이
커튼콜에서 3D 영상 기술을 활용해 관객들과 함께
어려운 수학 문제 풀이를 해나갈 때
컨버전스 아트의 가능성을 엿보기도 했다.
아직, 컨버전스 아트 장르가 태동 단계인 만큼
향후에는 더 많은 발전을 하리라 생각한다.
보다 다양한 시도를 통해
컨버전스 아트가 하나의 예술장르로 자리매김 한다면,
지금보다 볼거리 즐길 거리도 더욱 많아지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