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뷰파인더

체실 비치에서 | 이언 매큐언

모든 커플들의 첫날밤을 위하여!

by 이야기술사
이언 매큐언 | 우달임 옮김 | 문학동네


‘체실비치’는 남녀주인공 에드워드와 플로렌스의 신혼여행지이다.

이 소설은 두 남녀가 맞는 체실비치에서의 첫날밤을 통해 커플의 연애, 결혼, 첫날밤, 파경의 과정을 보여주는 짧고 굵은 연애소설이다.


이 소설을 연애 필독서로 '꼭' 추천하는 이유는!

(연애 관계의 어려움과 이별의 고통을 말하는 작가의 탁월함은 뒤로하고) 이렇게 첫 섹스의 과정을 섬세하고 치밀하게 그린 소설이 있었던가? 하는 점이었다. (소곤소곤: 분명 첫날밤 부분만 봐도 충분히 의미있는 소설이라고 생각한다!)



키스신만 하더라도 말 다했다.

p41 중에서


소설 속 플로렌스는 골격있는 여성으로 묘사되고 있는데, 그런 그녀의 가장 깊숙히 위치한 사랑니 영역까지 아우르는 에드워드.


플로렌스는 놀랐고 (필자도 함께 놀랐다.)


sticker sticker




위 장면으로 보자면 에드워드의 특정 신체부위가 '한'발육 했구나 싶기도 하지만 (그런 언급은 없으니) 플로렌스의 사랑니에 도달할 수 있게 만든 힘은 첫날밤에 폭발한 그의 의욕일 것이다.

첫날밤을 성공하고 싶은 남자의 욕망을 자연스럽게 말하는 작가의 필력에 감탄할 수 밖에ㅎㅎ

나머지의 과정(?)들은 직접 책으로 확인하길 바라며, 이제 그들의 이별 이야기를 해보자.





p9

그들은 젊고 잘 교육받은 사람들이었다. 그리고 둘 다 첫날밤인 지금까지 순결을 지키고 있었다. 물론 요즘에도 쉬운 일은 아니지만, 그 시절은 성문제를 화제에 올리는 것조차 불가능하던 때였다.





소설의 첫 문장에서는 젊고 잘 교육받은 주인공들과 순결을 지키고 있는 시대상도 함께 소개한다. 여기까지만 보면 크게 문제가 없어 보인다. 집안과 교육정도, 경제력 등이 갖춰진데다 시대의 요구사항도 성실히 수행하고 있는 소위 스펙이 완벽해 보이는 에드워드와 플로렌스.


이들의 첫날밤은 대체 왜 엉망이 되어버린 것일까?



연애는 어려워

연애는 어느 시대를 살든 쉽지 않은 일이다. 그 이유의 중심에는 바로 자기 자신이 있다.


부모와 시대의 환경 속에 영향을 받고 자란 ‘나'는 부모와, 거슬러 올라가 부모의 부모들이 쌓아온 시간의 결과라고 볼 수 있다.


각기 다른 환경에서 자란 남녀가 만나 연애를 한다는 것은 같은 시간을 살았지만 다른 시간을 보내온 사람들간의 관계를 위한 결합을 말한다. 그래서 그들은 같은 상황에 처해있어도 다른 결론을 낼 수밖에 없다.

(이를 두고 사자와 소의 연애에 비유하고는 한다. 자신이 좋아하는 풀을 최상의 상태로 사자에게 아낌없이 주는 소와 마찬가지로 갓 잡은(?) 최상의 고기를 소에게 부지런히 가져다주는 사자의 노력들이 서로를 병들게 하는 것이다.)



어른의 연애

사자와 소는 왜 힘든 연애가 되었을까?


그들이 ‘고기와 풀’의 프레임이 아닌, 상대방과 보내는 ‘어떤 시간'의 프레임에서 접근할 수 있었다면 ‘어른의 연애’를 하고 있기에 해피엔딩을 맞았을 거라고 생각한다.

누군가와 보내는 ‘시간이 어떻다’ 라는 것은 자기 자신을 잘 알아야만 보이며 그 '시간'을 감당할 수 있는지 없는지를 결정할 수 있는 힘도 마찬가지이다.


이쯤에서 생각해 볼 수 있다. 나이와 사회경험, 자립도 등의 기준이 아닌,



연애에 있어서 나는 어른인가? 아니면 아이인가?



체실비치에서의 마지막 날.

그 새벽에 플로렌스가 던졌던 에드워드를 향한 파격적인 제안은 그에 대한 사랑이었다. 그러나 ‘고기vs풀의 프레임’에 갇혀있던 에드워드에게 그녀의 제안은 파경의 결정적인 이유가 될 뿐이었다.





p197

… 물론 이제 그는 그녀의 자기 희생적인 제안이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는 사실을 알았다.

그녀에게 필요했던 건 그의 확실한 사랑과, 앞으로 살아갈 날이 더 많으니 서두를 필요가 전혀 없다는 그의 다독거림뿐이었다.

… 체실 비치에서 그는 큰 소리로 플로렌스를 부를 수도 있었고, 그녀의 뒤를 따라갈 수도 있었다. 그는 몰랐다. 아니, 알려고도 하지 않았을 것이다.





에드워드는 인생을 뒤돌아볼 나이가 되서야 플로렌스가 보여준 사랑이 진정한 사랑이었음을 깨닫는다.

(필자는 파경 이후, 플로렌스가 다른 사람과 행복한 어른의 연애를 시작했을 거라고 생각한다. 그녀가 남긴 마지막 제안을 보더라도 플로렌스는 적어도 에드워드보다는 '어른의 연애'를 하고 있었다.)




모든 커플들의 '첫날밤'을 위하여

연애의 끝은 항상 남녀의 다른 행로이다.


각자의 길에 서서 깨닫게 된 상대방에 대한 배려와 각오는 특별한 경우가 아닌 이상 깨달음을 줬던 대상에게는 줄 수 없다. 뒤이어 다른 상대를 만나게 되서야 줄 수 있는 어른의 사랑은 참으로 아이러니한 것이다.


에드워드와 플로렌스가 맞은 첫날밤같은 연애의 전환점은 누구에게나 온다.

동행으로서의 첫날밤이 될 지, 서로 다른 목적지로 향하는 첫날밤이 될 지 알 수 없지만...

모든 커플들의 '첫날밤'을 위하여 응원을 보내고 싶어진다.




인생은 짧다. 모두들 후회 없는 ‘어른의 연애'를 하길!







작가소개)

http://100.daum.net/encyclopedia/view/33XXXX136547

2002년. W.H 스미스 문학상, 영국 작가협회 상, 등... [수상작: 속죄(영화. 어톤먼트 원작)]

2000년. 대영제국 커맨더 훈장(작위) 수상

1998년. 맨부커상 [수상작: 암스테르담]



도서링크)

http://www.kyobobook.co.kr/product/detailViewKor.laf?ejkGb=KOR&mallGb=KOR&barcode=9788954605229&orderClick=LEA&Kc=#N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M.M.C] 4편/악인(惡人)/요시다 슈이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