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4대 정원, 중국 소주(蘇州)의 졸정원(拙政园)
"오늘" 생각난 장소에 대한 비정기적 매거진 No.37
이제, 계절이 여름으로 바뀌었다.
여름하면 생각나는 수많은 것들.
그중에 오늘 생각난 것은 연꽃이다.
연꽃의 개화시기는 지역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보통 6월말에서 8월초까지다.
내가 본 연꽃을 본 곳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장소는
동양의 베니스, 라고 불리는
중국 쑤저우(蘇州)의 졸정원(拙政园)이었다.
졸정원은 부지의 60%가 연못인데,
여름이면 이 못 위에 연꽃이 만발한다.
사실, 베니스라는 곳을 아직 가보지 못해서 쑤저우가 동양의 베니스라고 불릴 만한 곳인지는 잘 모르겠다.쑤저우에 가기 전, 당시 내가 다니던 회사의 어느 부장님이 했던 농담만이 기억날 뿐이다. 소주에 가면 소주 마시고 오나?
쑤저우는 우리 말로 소주였다.
부장님이 말씀하시는데 막내 뻘 되는 사원이 이런 표정으로 있을 수도 없고
어떻게 대답해야할지 참으로 난감하였다.
어쨌거나, 上有天堂, 下有蘇杭
"하늘에는 천당이 있고,
땅에는 소주와 항주가 있다"라는 말을 떠올리며
중국의 4대 정원 중 하나인 졸정원을 보기 위하여 쑤저우로 향하였다.
(쑤저우로 가는 항공편(공항 無)은 따로 없으므로
상하이 또는 항저우에서 기차 또는 버스를 타고 가야한다.)
중국의 4대 정원은 소주의 졸정원, 유원,
북경의 이화원, 승덕의 피서산장이라고 한다.
이 4대 정원 중에서도 가본 곳은 졸정원 한 곳 뿐이라 다른 곳과 비교할 수는 없지만,
개인 사진첩에 이런 개인 정원 하나쯤 갖고 싶다, 라고 써놓았다. 그만큼 탐이 나는 곳이었다.
졸정원은 명나라 때 왕헌신이라는 사람이 자신의 뜻을 이루지 못하고 냑향하여 지은 개인 정원이라고 한다.
졸정원이란 말은 ‘어리석은 자가 정치를 한다
(拙者之爲政)’라는 시의 한 구절을 본 따서
지은 것이라고.
갑자기 윤선도의 어부사시사가 생각나는 것은 왜일까? 속세를 떠나 한가로이 자연을 벗하고
싶었던 이들의 마음이 슬며시 엿보인다.
올해는 미처 여름 휴가 계획도 세우지 못했지만,
이번 휴가 때에는 지광임무(池广林茂, 넓은 못과 무성한 나무) 의 풍광을 자랑하는 졸정원 같은 곳에서 연꽃이나 바라보며 쉬고 싶다.
ps. 졸정원 웹사이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