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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야기술사 Oct 16. 2023

여기는 시장, 각오가 필요하지

김혜진 장편소설 / 위즈덤하우스/ 2023년 6월 출간

서랍 속에서 다시 꺼내 읽는 장르소설 이야기 No.8



 몇달 전에 한국형 판타지 소설이라고 할 수 있는 책 한권을 재미있게 읽었다. 

김혜진 작가의 <여기는 시장, 각오가 필요하지>라는 책이었다. 

가끔 회사 점심 시간이나 퇴근 시간에 남대문 시장에 

필요한 물건을 사러 갈 때가 있는데,

몇 번 오갔던 길임에도 불구하고, 지하철로 향하는 길을 잃은 적이 있어서 

이 소설의 설정이 매우 흥미로웠다.

나도 길잡이인 여리꾼을 만났다면, 어땠을까?

 

남대문 시장을 헤매면서도, 여기는 왜 몇번 와본 곳인데도

나는 왜 올 때마다 길을 헤매는 걸까? 라고 투덜거렸을 뿐

이 공간이 판타지 소설의 무대가 될 거라고는 단 한번도 생각해본 적이 없었다.

그런데 겉으로보기에는 미로나 거미줄 같아보이기만 했던 이 남대문 시장이, 

사실은 또 다른 세상이라면?


<센과 치히로의 행방 불명>을 보면서, 

우리나라에도 저렇게 익숙한 공간을 배경으로 한 

판타지 소설이나 영화가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 적이 있었는데

이 소설이 바로 그런 소설이었다. 


주인공인 모라에게는 반사의 주문이 걸려있으며

그걸 풀기 위해서는 그 주문을 건 엄마가 있는 

남대문 시장으로 가야 한다는 소설의 시작부분부터 흥미로웠다.


소설을 읽는 내내 

비밀스런 물관들을 보관하는 물품보관소, 

시장 여기저기를 돌아다니는 껍데기 등의 모습을 

내가 알고 있는 현실 세계의 남대문 시장에 겹쳐보았다.


가장 궁금했던 것은

박쥐 무늬 스카프 할머니의 정체와 스토리였는데,

아직 속시원히 밝혀지지 않은 것 같다.


그래서 앞으로 이 소설이 시리즈로 이어지려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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