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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malldataguru Jul 09. 2017

소문대로 달랐던 미국 인턴 첫날

전 한국 직장인의 미국 인턴 생존기 1주 차

전 한국 직장인의 미국 인턴 생존기는 3주 전부터 디트로이트에서 시작됐다. 학부 졸업하고 한국에서 3년간 일한 후 대학원을 진학했던 터라, 당연히 최 연장자 인턴이라는 타이틀을 획득할 것이라 믿었다. 게다가 미국 학생들은 군복무도 없기 때문에 대체로 어린 인턴들이 많다. 하지만 출근 첫날 입사 교육현장 도착하니 나의 타이틀에 욕심을 내는 친구들이 여럿 보였다. 특히 같은 조에 편성된 Abel(에이블)이라는 친구는 최소 과장급 포스를 풍기며 앉아 있어, 순간 교육장을 잘못 온 줄 알고 안내원한테 장소가 맞는지 확인했다는…(알고 보니 그 친구는 26살이었다). 나름 직장생활 준비를 철저히 하면서 전날 small talk를 위해 요즘 어린 미국 대학생들 사이에서 무엇이 유행하는지까지도 조사했다. 하지만 다행히 직장 경험이 있는 인턴이 여러 명 있어서 필자 나이에 맞지 않게 hip 한 척할 필요 없었다. 그렇게 월요일 아침 9시가 돼서 필자의 첫 미국 회사 인턴 드라마의 막이 올랐다.


[입사 교육]


입사 교육은 지금까지 경험한 한국의 모든 회사의 커리큘럼과 다르지 않았다. 회사의 주요 목표, 역사, 보안 교육, 에티켓 교육 등. 다른 것이 한 가지 있다면, 학생들의 참여도. 정말 답이 너무 뻔해서 발표하기 민망한 질문부터 질문이 너무 난해해서 자신감 가지고 답하기 힘든 질문까지, 학생들은 저마다 자신의 의견을 자신 있게 개진한다. 자신 있게 발표하도록 학생들을 훈련시키는 미국 교육시스템의 산물이 아닐까 싶다. 


[팀장 대면]


교육이 끝나고 인사과 직원이 본인 소속의 팀장이 직접 교육장으로 데리러 올 것이라고 발표했다. 그 말을 듣고 습관적으로 “막내 팀원이 오겠지”라고 생각했던 필자에게 첫 문화충격은 팀장님 혼자 인턴을 맞이하러 왔을 때. 생각해보면 큰 일도 아니지만, 한국에서는 보기 드문 장면. 당황한 필자는 자연스럽게 인사를 하기 위해 고개를 숙였는데 여기는 미국이라는 것을 깨닫고 목이 불편한 척 뒤를 툭툭 치면서 좌우로 흔들면서 고개를 들었다. 그 장면을 본 팀장님은 진심 어린 목소리로 교육이 너무 힘들었는지 물어보신다. 그 순간에도 필자는 혹여나 비꼬는 것이 아닌지 눈치를 봤다. 습관이란 게 연애할 때만 무서운 게 아니다.


[팀 대면]


팀이 있는 장소에 도착했을 때 가장 먼저 눈에 띈 것은 팀장님 자리가 일반 사원들과 같은 책상, 같은 자리에 위치해 있었다는 것. 나중에 알게 된 것이지만 회의시간 때도 팀장 자리가 따로 없다. 팀장님이 늦게 들어와서 자리가 없으면 아무도 일어나지 않는다. 오히려 “누가 늦게 들어오래?”라는 분위기 속에서 팀장님이 늦어서 미안하다며 석고대죄한다. 그렇게 팀장님은 서있는 상태에서 회의가 계속 진행된다. 팀장 하기 힘든 회사다. 


[눈치 안 보는 퇴근]


전에 근무했던 회사의 기업문화 팀에서 항상 정착시키고자 노력했던 문화다. 강제로 컴퓨터가 꺼지도록도 해보고, 특정 시간 이상 출근해 있는 팀에게 벌점도 부여하는 시슴템도 도입했지만 오래가지 못했다. 위에서 시켜서 어쩔 수 없이 따르는 퇴근 문화는, 윗선의 관심사가 바뀌면 전 버릇이 돌아오기 때문이다. 그런 면에서 확실히 미국 사회는 상사나 밑에 직원들의 마인드가 다르다는 걸 첫날부터 느꼈다. 계약서상 명시된 시간 이상의 야근을 바라지도 않을 뿐만 아니라, 설사 회사 사정상 어쩔 수없이 야근을 해야 하는 일이 생기더라도 팀장이 오히려 팀원에게 너무 미안해한다. “그래도 첫날이니까 팀장보다 늦게 가야지” 하면서 야근을 마음속으로 준비했지만, 팀장님은 5시에 퇴근하셨다… (어떤 팀원들은 그 전에도 퇴근했다)


[마치며…]


첫 출근 하기 전 한국 직장과 많이 다를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상상 그 이상의 차이를 느낀 부분도,  예상외로 비슷한 부분도 있었습니다. 지금 필자가 인턴 중인 회사가 절대 일반적인 미국 회사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지인들 중에서 미국에서 일하면서 퇴근 눈치 보는 사람 제법 있어요). 그렇기 때문에 독자분들이 섣불리 일반화하지 말 것을 당부드리고 싶네요. 가벼운 마음으로 전 직장인이 새 직장의 적응하는 과정을 읽는 것 정도로 생각하시고 즐겨주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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