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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잔재미양 Oct 24. 2021

프롤로그 혹은 에필로그

언어를 다듬는 건 아이를 키우는 것과 비슷하다고 생각합니다. 지속적으로 품어주고 성장을 종용합니다. 그 과정에서 나라는 한 사람도 함께 큽니다. 여기 이곳에 놓치고 싶지 않은 혹은 채 도망가지 못한 생각들을 붙잡아 적었습니다. 틈나는 대로 품은 마음들을 기록합니다. 


이것은 나만의 문장이기도 하고 동시에 누군가의 문장이기도 합니다.

내 마음속 깊숙한 곳에서 자생한 것도 있고 빌려 쓴 부분도 있습니다. 육아 틈바구니 속에서 누군가와 나눈 대화, 누군가에게서 받은 감동이 마음의 언어로 바뀌었고 그 마음이 손가락 끝에서 글로 태어났습니다.

이 글들은 나 혼자만의 생각이기도 하지만, 모두의 마음이기도 할 것입니다.


아이가 좋아하는 공룡의 세계를 접하고 몇 세기에 걸쳐 멸종된 존재를 통해 지구가 얼마나 작은 단위로 살아가고 있는지 알게 되었습니다. 지구의 시간은, 사람의 시간은, 또 육아의 시간은 또 얼마나 짧은 것일까요.

오늘 하루는 또 얼마나 작은 단위로 나뉘게 되는 걸까요.


어찌 보면 나의 시간이고, 모두의 시간인,

공룡의 시간에 비하면 짧고, 아이의 순간으로 보면 긴,

장편 같기도, 어떤 의미론 단편 같기도 한 이야기를,

사유와 한탄 사이에서, 오전 9시 반에서 열두 시 반 사이에서, 계란 프라이와 커피 사이에서, 체온 36.8에서 38.4 사이에서 펼쳐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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