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8일 일요일 약

by 이주희



옛날 옛날 한 옛날에 똥을 가져가야 하는 숙제가 있었다.
비닐 봉투에 잘 담은 후 종이 봉투에 한 번 더 곱게 포장해서
아침에 학교에 가져간다. 채변 봉투를 받은 순간부터 똥이 마렵지
않은 기분이 들고 다음날 아침까지 정말 똥을 준비하지 못하면
동생 똥이라도 가져가야 했다. 하, 이런 기억때문일까
약국에 들렀다가 앞에 놓인 기생충약을 충동적으로 사와서
바깥 양반과 하나씩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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