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에 처음 간 것은 영화동호회 언니 오빠들과 부산 영화제에
갔을 때다. 너무 옛날 일이라 정확히 언제였는지 모르겠는데 화양연화를
상영했던 해다. 한참 가난하던 시절이라 남포동에 있던 엄청 큰 맥도널드에서
소프트 아이스크림을 사 먹으며 짬짬이 쉬었다. 그래서 하루에도 몇 개나 먹었다.
마가린 호떡을 처음 보고 받은 충격과 개미집이 기억난다. 시삽 오빠가
싸고 맛있는 오래된 맛집이라고 안내했던 것 같다. 아마 맥도널드는 없어진 것
같은데 개미집은 여전히 있다. 내 기억이 맞는지 우리가 그때 이 음식을
먹었던 것이 맞는지 오로지 영화를 좋아하는 마음만으로 함께 부산까지
갔던 그 사람들에게 물어보고 싶다. 모두들 잘 지내는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