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20일 수요일 저녁

by 이주희

베란다에서 수확한 상추들은 아주 얇고 야들야들하다.
한 번에 서너 장씩 싸 먹어도 부드럽다.
온실 속의 화초처럼 곱게 자라서 그런 것 같다.
지난해에 진딧물이 생겼던 게 너무 곱게 키운 탓 같아서
올해는 막 키우기로 하고 밤에 찬바람을 맞으라고 창문을
열어두고 있다. 사람이 사는 데에 적당한 시련이 필요하다고
하던데 상추에게도 필요한 것인가? 나는 필요 없소만. 그 시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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