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동생의 불안은 한눈에 보일 정도로 심해졌다.
나와 동생은 함께 자취를 하고 있다.
이제는 성인이라는 말이 어색하지 않을 정도의 나이가 되었고, 우리는 성인의 시작부터 지금까지 금전적인 부분을 부모님께 의지하지 않은 채 살고 있다.
그러다 보니 저절로 포기해야 할 것들이 생기고, 하고 싶어도 감히 생각조차 하지 못할 것들이 생겼다.
그중 하나는 동생의 대학이었다.
20살, 우울증과 불안장애, PTSD, 대인기피증, 공황장애를 진단받은 나는 남들보다 늦게 대학 진학을 결정하며 최대한 나를 보호할 수 있을 것만 같은 학교로 몸을 숨겼다.
나와 같은 나이인 쌍둥이 동생은 나를 지원하겠다며 아무 걱정 말고 대학이나 다니라고 했다.
그런 동생은 지금까지 회사를 다니며 일을 했고, 매년마다 대학을 생각했지만 결국에는 이런저런 이유를 들며 포기하고 말았다.
그런 동생에게 어쩌면 내년은 대학을 다닐 수 있는 마지막 기회였다.
나는 동생을 설득했다.
"이제 정말 마지막일 수 있어. 나도 학교 다니고 종강하고 하면서 계속 아르바이트할게, 너도 대학 다니면서 그렇게 하면 지금처럼은 아니더라도 먹고 살만큼은 될 거야."
동생은 오랜 고민 끝에 대학교 원서 접수를 했다.
하지만 원서를 접수 한 이후에도 동생은 계속해서 걱정했다.
"내가 대학을 다니면서 아르바이트를 한다고 해도 한 번도 휴학하지 않고 끝까지 졸업할 수 있을까?"
그러면 나는 늘 말한다.
"내가 졸업하면 바로 취업할 거니까. 그때까지만 힘들면 돼."
각자 방이 있지만, 더운 날씨에 거실까지 침대를 끌고 나와 에어컨 앞에 함께 누운 우리의 새벽은 늘 이런 대화가 오간다.
최근 들어 동생의 불안은 심해졌다.
자신이 옳은 선택을 하는 건 지 모르겠다는 말,
그냥 지금처럼 사는 게 더 나을지도 모른다는 말,
요즘 계속해서 이런 생각들만 든다는 말.
불안은 동생의 표정까지 잡아먹은 것 같았다.
얼굴에서는 불안과 걱정, 초조함이 드러나고, 이런 이야기를 나눌 때마다 동생은 울컥하는 감정을 참으려 애쓴다.
원래도 완벽하고 싶다는 성격이 강한 동생은 회사에서 새로운 업무를 맡게 되면서 더 심해졌다.
"정말 노력하고 있는데 또 실수했어.
나는 팀원들에게, 상급자에게 oo님에게 맡기면 문제없어라는 말이 나올 수 있는 사람이고 싶은데,
내가 맡은 업무에서는 완벽하게 해내는 사람이고 싶은데 그게 안 되니까 짜증 나."
회사에서 갖는 상당한 부담감과 그에 더불어 오는 불안감.
학교를 선택하면 그에 따라 생각나는 새로운 불안감들.
동생은 반갑지 않은 손님인 불안에게 매일을 시달린다.
20살은 이제 막 사회를 시작하는 초등학생과 같은 존재라고 생각했을 때,
아직은 어리다고 생각할 수 있는 나이인 동생은 좀 더 나은 사람이, 좀 더 나은 삶을 살고 싶어 발버둥 치다가도 계속해서 자신을 잡고 끌어내리는 불안에 두 손 두 발을 들고 포기하기도 한다.
잠자기 전, 동생은 매일 불안과 싸운다.
어느 날은 이기기도, 어느 날은 지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