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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민경 Apr 02. 2019

스페인 여행을 위한 준비 : 음식

스페인에 꼭 한 번은 살겠다고 다짐했어요. 지난 3월 방문한 스페인은, 현실과 유리되지 않으면서도 맘껏 낭만을 즐길 수 있는 곳이었달까요. 날씨는 화창하고, 볼거리 즐길거리는 가득한데 물가는 비싸지 않아요.


하지만 제가 스페인에서 가장 맘에 들었던 건 음식. 20일 가까이 여행하는 동안 실패한 음식점은 고작 2개뿐이었으니까요. 너무 대놓고 관광지에 있는 곳은 배제했기 때문이기도 하고, 운이 좋기도 했겠지만, 기본적으로 음식이 맛있는 나라이기 때문이 아닐까 해요.


800여 명의 주방장과 음식 평론가에게 4년 연속 '세계 최고의 식당'으로 꼽힌 엘불리(El Bulli)도 바르셀로나에 있답니다. (위키피디아)

실제로 스페인은 프랑스를 제치고 미식의 나라로 세계 미식가들에게 자리 잡고 있다고 하죠. 스페인 여행에서 그만큼 먹는 것은 중요합니다. 스페인에서의 맛있는 한 끼를 위해, 미리 알아가면 좋을 만한 여행 팁 3가지를 소개할게요.






점심은 2시부터, 저녁은 8~9시부터

구글 지도로 영업시간을 꼭 확인하세요


스페인 점심, 저녁식사 시간은 우리나라보다 1~2시간 느려요. 점심은 2시부터, 저녁은 8~9시부터 먹는 곳들이 대부분이죠. 점심식사 시간에 맞춰 오픈하는 식당도 많고요, 점심식사가 끝날 즈음인 4~5시부터 저녁식사 시간 전까지는 브레이크 타임을 가지는 곳들도 많아요. 그래서 꼭 구글 지도로 방문하려는 음식점을 미리 검색해서 영업시간을 확인하는 게 좋아요. 안달루시아 지방의 중소 도시들에서는 특히 더요.


아침-점심, 점심-저녁 사이의 텀이 길다 보니 그 사이에 출출해지거나, 저녁을 늦게 먹는 게 부담스러워서 일찍 간단하게 먹고 싶어 질 때가 있더라고요. 그럴 땐 작은 카페에 방문하면 좋아요. 브런치 느낌으로 간단하게 끼니를 때울 수 있는데, 보통 아침 8~9시부터 저녁 6~7시까지 스트레이트로 영업하거든요! 단 점심시간 이후에는 취급하는 메뉴가 줄어들 수 있으니 주의하셔야 해요.


세비야의 브런치 카페에서 파는 음식들. 우리나라와 유사하죠? 맛도 비슷했어요.


원래 스페인 전통적으로는 5끼를 먹는다고 해요. 아침-점심, 점심-저녁 사이에 수다를 떨면서 간식을 먹는 전통이 있다고 하죠. 지금도 그렇게 먹는 사람들도 많고요. 하루쯤은 스페인 로컬처럼, 수다 떨면서 자주자주 먹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마드리드의 타파스 바 (Tapas Bar)

메뉴 델 디아 vs 타파스

메뉴 델 디아는 안 먹어도, 타파스는 꼭 먹어 보아요


스페인에서는 식사 중 점심식사를 가장 중요시한대요. 그래서 많은 레스토랑들에서 메뉴 델 디아(Menu Del Dia)라는 점심특선 코스요리를 파는데요. 애피타이저, 메인 요리, 디저트 그리고 때때로 음료까지 포함된 코스 요리인데 10~15유로 정도로 저렴해요. 스페인 사람들은 메뉴 델 디아를 먹으면서 여유롭고 느긋하게 점심식사를 한다고 해요.


저희는 메뉴 델 디아를 먹어보자는 생각은 했었는데 실제로 한 번도 먹진 않았어요. 메뉴 델 디아에 나오는 요리들보다 단품으로 파는 요리들이 더 맛있어 보였기 때문이죠! 애피타이저 1개만 추가해도 코스 요리 기분이 났기도 했고요.


메뉴 델 디아도 좋겠지만 저희는 타파스를 꼭 드셔 보시라고 권하고 싶어요. 타파스는 와인이나 맥주에 곁들여 먹는, 작은 접시에 담긴 핑거푸드인데요. 스페인 안달루시아 지방에서부터 생겨난 음식 종류라고 해요. 사실 작은 접시에 담기기만 하면 다 타파스라고 보면 된다고 하네요.

작지만 맛있어요. 가격도 저렴하죠!

스페인에서는 밥 먹자는 말 대신 '타파스 먹자'라는 말을 쓸 정도로 스페인 사람들은 타파스를 즐긴다고 해요. 우리나라에도 이제는 타파스를 하는 곳이 있지만, 스페인 현지의 타파스는 훨씬 저렴하고 훨씬 맛있더라고요. 많은 사람들이 즐기는 만큼, 요리사들이 계속 새로운 아이디어를 내고 발전시키기 때문일 거예요.


저희 부부는 여행하면서 타파스 4~5개에 와인을 곁들인 저녁을 종종 먹었는데요. 타파스 바 특유의 활기찬 분위기와 왁자지껄한 사람들이 아직도 기억에 남아요. 여러 가지 맛있는 음식들을 동시에 먹을 수 있다는 점도 너무 매력적이었고요!







가장 맛있었던 올리브 식전 빵. 보기와 다르게 부드럽고 담백해요.

먹을까 말까, 식전 빵의 굴레

감바스 요리와는 함께 드시길 추천해요


스페인 레스토랑에서는 거의 모든 곳에서 올리브 오일과 함께 식전 빵을 내어 주죠. 그런데 빵이 유료인 데 비해 엄청 촉촉하거나 맛있는 것도 아니라서 먹을지 말지 고민을 하게 될 거예요.


저희는 다 먹었어요. 배고파서 앉아있는데 주면 손이 가기도 하고, 거절하기 귀찮기도 하고요. 게다가 빵은 좀 퍼석퍼석하더라도 올리브 오일이 일품인 경우가 많았거든요.

사진 속 올리브 오일은 굉장히 유명한 거라고 해요. 이름은 기억은 안 나지만 그 신선한 맛은 아직도 기억나요.

하지만 여전히 필수는 아니라고 생각해요. 단, 식전 빵을 추천드리는 때가 있으니 그건 바로 감바스 요리를 시킬 때예요.


올리브유에 마늘과 새우를 넣고 끓인, 감바스 알 아히요는 우리나라에서도 새우 감바스 요리로 유명한데요. 스페인 현지에서도 실패가 없는 메뉴였어요. 식전 빵에 감바스 요리의 올리브유를 찍어 드시면, 맵고 짠맛이 어느 정도 중화되면서 새우와 그렇게 잘 어울린답니다.

감바스 요리는 진리죠.

그때만큼 식전 빵이 예뻐 보였던 적이 없을 거예요. 참고로 감바스 알 필필(Gambas al Pilpil)과 감바스 알 아히요(Gambas al Ajillo)는 같은 요리이니 필필이라도 주저 말고 시키시면 됩니다.






그밖에 스페인 음식 여행 팁

- 테이블에 스페인어로 된 메뉴만 있을 때, 영어 메뉴 있냐고 물어보면 찾아서 주는 경우가 많았어요.

- 스페인은 세계 3위의 와인 생산국이라고 해요. 그런데 자국 소비량이 워낙 많아 수출이 거의 안 된대요. 맛있으니 꼭 드셔 보세요.

- 한국에서처럼 서빙하는 직원을 소리 내어 부르면 실례라고 해요, 손을 살짝 들고 눈을 마주치면 알아서 오더라고요. 계산서(bill) 가져와달라고 할 때는, 손 들고 있다가 눈 마주쳤을 때 허공에 연필로 사인하는 손짓을 하시면 되어요. 바로 계산서 들고 올 거예요.

- 스페인은 팁 문화가 없어요. 너무 맘 편하죠!

- 20일 가까이 있으면서, 카드 결제가 안 되는 식당은 단 한 군데밖에 없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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