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년째 일본에 거주중인, 한 가족의 일상
안녕하세요! 브런치스토리에서 '라일락향기'라는 이름으로 글을 연재하게 된 최순솜입니다.
(이름이 좀 특이하죠?)
23년 전, 저는 일본이라는 나라에 발을 들이게 되었습니다.
그때는 잠시 머물 생각이었지만, 어느덧 제 인생의 절반 가까운 시간이 일본에서 흘러갔습니다.
하루하루 적응하며 살아온 시간이 쌓이고,
이젠 '외국'이라는 단어보다는 우리집 집이라는 표현이 더 익숙한 것 같아요!
이제는 그 시간 속에서 겪은 이야기들,
그리고 일본이라는 나라에서 사는 것에 대한 조금은 현실적인 기록을 남기고 싶어졌습니다.
그래서 이곳 브런치스토리에서 일본 생활에 대한 글을 천천히 풀어가려 합니다.
이번 글에서는 간단하게 일본에서 살게 된 이유와, 일본 문화를 전달하려고 하는 이유, 연재 하려고 하는 글의 종류에 대해서 간단하게 다루어 볼게요.
대학 졸업 후 몇 년 동안 직장 생활을 하던 중,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내가 정말 원하는 삶이 뭘까? 지금이 아니면 해외에서 살아볼 기회가 또 있을까?"
마음속에만 품고 있던 외국 생활에 대한 갈망이 어느 순간 현실로 다가왔고,
결국 저는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일본 유학을 결심했습니다.
(회사는 거의 2년 정도 다녔던 것 같아요.)
일본이라는 나라는 저에게 그리 멀지도, 그렇다고 아주 가까운 나라도 아니었습니다.
한자 문화권이어서 익숙할 줄 알았지만 막상 살아보니 전혀 다른 언어, 전혀 다른 정서, 전혀 다른 일상을 살게 되었습니다.
솔직히 유학 시절에는 매일매일이 도전이었는데요.
일본어는 교재로 배울 때와는 완전히 달랐고,
특히 쓰레기 분리수거 하나에도 엄격한 규칙이 있어서 몇 번이나 경비 아저씨께 주의를 들은 적도 있습니다.
(일본은 분리수거 규칙이 매우 엄격한 편입니다! 타는 쓰레기와 타지 않는 쓰레기를 분리해서 내야 한다는..)
말이 서툴러서 지하철 노선 하나 묻는 것도 용기가 필요했고,
아무 말 없이 건네는 말고, 일본 특유의 거리감은 저에게 꽤 큰 문화 충격이었습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조금 시간이 지나지 그 거리감이 점점 따뜻하게 느껴졌습니다.
굳이 다 드러내지 않아도, 조용히 배려하는 사람들의 태도. 혼잡한 도쿄 거리에서도 늘 질서를 지키는 모습. 그런 일상 속에서, 저는 이곳의 방식에 조금씩 물들어가고 있었습니다!
유학생활을 마치고 일본의 중소기업에 취직하게 되었고,
그곳에서 지금의 남편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단순한 직장 동료였지만 (정확히는 상사였습니다ㅎㅎ)
서로 다른 언어와 문화 속에서 자연스럽게 마음을 나누게 되었고,
결국 일본에서의 삶이 제 인생의 중심이 되었습니다.
(꽤 오래전 사진인데요. 잘 나온 것 같아 한 번 올려보아요~ 한국 결혼식과는 약간 다르죠??)
결혼 후, 저는 다시 한 번 일본이라는 나라를 새롭게 배우게 되었습니다.
가족을 이루고, 집을 꾸리고, 아이를 낳고 키우면서 느낀 일본 사회의 또 다른 모습.
그 안에서 저는 ‘정착’이라는 단어를 조금씩 실감하게 되었고,
이젠 어느 골목을 지나도 낯설지 않은 저만의 ‘삶의 풍경’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돌이켜보면, 한순간의 호기심으로 시작된 일본 생활이 이렇게 오랜 인연이 될 줄은 몰랐어요!
하지만 그 선택이 지금의 저를 만들었고, 매일 조금씩 자라나는 일상 속에서 저는 여전히 배워가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저도 '일본'이라는 나라를 그저 비슷한 문화권이라고만 생각했습니다!
거리도 가깝고, 한국에서도 자주 접하는 나라니까요.
하지만 막상 이곳에 살아보니, 표면적으로는 비슷해 보여도
그 속은 전혀 다르다는 걸 매우 체감하고 있습니다.
처음 놀랐던 건, 작은 차이들이었습니다.
예를 들면, 동네 빵집 하나에도 ‘30년간 같은 반죽만 고집하는 주인’이 있고,
계절이 바뀔 때마다 도시락 반찬도 달라지고,
비 오는 날엔 평소보다 조용한 음악을 트는 가게도 있었습니다.
일본 사람들은 굳이 말하지 않지만, 계절, 분위기, 공간에 섬세하게 반응하며 조용히 바꾸어 갑니다.
(큰 기업이 아니라도, 작은 가게에서도 이렇게 많이 하더라고요~)
그런 섬세한 흐름이 저는 처음엔 신기했고, 나중엔 감탄스러웠습니다.
또 하나 놀라웠던 건, ‘질서’라는 말이 단지 규칙을 잘 지킨다는 의미가 아니라는 것이었습니다.
지하철 안에서 소리를 낮추는 것, 쓰레기봉투를 묶는 방식, 우편함에 쪽지를 남기는 태도
그 모든 것이 ‘남에게 방해가 되지 않기 위한 예의’였고,
그 예의는 단순한 규칙이 아니라 이 사회의 뿌리처럼 느껴졌습니다.
많은 분들이 일본을 깔끔하고 조용한 나라라고 표현하곤 합니다.
그 말도 틀리진 않지만, 그 속을 조금 더 들여다보면 '왜 그렇게 사는지를 이해해야' 비로소 일본이 보입니다. 저는 그걸 경험을 통해 알게 되었고, 그걸 글로 전하고 싶어졌습니다!
살아보지 않으면 절대 알 수 없는 ‘선진국의 디테일’, 그 디테일이 만들어내는 일상. 그것이야말로 지금 제가 한국에 돌아와 가장 나누고 싶은 이야기입니다.
그냥 좋은 관광지나 맛집 이야기가 아니라, 그 안에서 조용히 이어져 온 사람들의 삶을 전하고 싶어요.
그래서 저는 지금 이 글을 쓰고 있습니다.
누군가가 일본은 다 똑같지 않나?라고 생각했을 때 제가 보고 겪은 작지만 깊은 차이들을 나누고 싶어서요~ 이 이야기가, 누군가에게는 일본이라는 나라를 다시 바라보는 창이 되었으면 합니다!
앞으로 연재할 글들은 모두 '살면서 알게 된 일본'이라는 큰 틀 안에서 이야기를 풀어갈 예정입니다.
생활자 입장에서 경험한 에피소드, 문화 충돌, 인간관계, 일상에서의 배움 등을 따뜻하고 솔직하게 기록해보려 합니다.
일본에 처음 정착한 썰
‘사요나라’는 언제 쓰는 말일까 – 말 속에 담긴 거리감
23년 살아도 헷갈리는 일본의 규칙들
일본 마트에서 배우는 생활철학
이웃과의 거리, 적당함이라는 기술
일본에서 병원 가기 불편한 이유
한국인이라는 정체성, 그리고 경계
일본 엄마들과의 관계맺기 – 아이 키우면서 느낀 차이
계절을 느끼는 일본 사람들
일본에서 노후를 준비한다는 것
좀 재미있을 것 같나요???
이 외에도, 여행자가 아닌 생활인으로서 겪은 일본의 이면,
그리고 한국과 다른 정서와 사회 구조에 대해 비교하면서 자연스럽게 이해를 넓힐 수 있도록 구성할 예정입니다.
더 궁금한 점이 있다면 댓글로 남겨주시면 답변을 해 드릴게요~
요즘 많이 하는 고민입니다. 다시 한국으로 가야 할지, 나의 노후에는 어디에서 정착을 하면 좋을지에 대한 생각을 많이 합니다.
아직은 잘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만약 그때도 일본에 있다면, 조용한 교토나 나가노의 작은 시골 마을에서 아침에 일찍 일어나 차를 우려 마시며 느린 시간을 보내고 싶습니다.
고요하지만 정돈된 거리, 계절을 품은 정원, 이웃과의 적당한 거리 속에서 평온하게 살아가는 노년의 삶을 기대하게 되네요!
제 글은 여행자가 본 일본이 아니라, ‘매일 살아가는 사람’이 겪는 진짜 이야기입니다. 어느새 편안해져 버린 곳에서의 삶을 나눠보려고 합니다.
혹시라도! 지금 일본이라는 나라에 이민을 고려하고 있다면, 제 글이 매우 도움이 되실 것 같아요.
잃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