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이사 당일에 겪을 수 있는 문화 충격과 준비 팁

by 라일락향기

일본에서 자취를 시작하면서 가장 긴장됐던 순간이 있다면 단연 ‘이사 당일’이었다.

미리 인터넷으로 이삿짐센터도 예약했고, 짐도 꽤 정리해뒀는데

막상 이삿날이 되자 전혀 예상하지 못한 상황들이 하나둘씩 벌어지기 시작했다.


그때 처음 알았다.

일본은 ‘이사하는 날’에도 한국과는 다른 문화가 꽤 많다는 것을.

그 중에는 소소하지만 불편했던 것들도 있었고,

모르면 당황할 수 있는 관행도 있었다.


오늘은 내가 직접 겪었던 일본 이사 당일의 문화 충격과,

그때 알았으면 좋았을 준비 팁을 정리해본다.


첫째, 엘리베이터 예약 문화

일본 아파트나 맨션에서는 이삿날 엘리베이터를 독점적으로 사용할 수 없도록 제한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중대형 건물에서는 이삿짐을 실을 경우 미리 엘리베이터 사용 신청을 해야 하고

심한 경우 이사 시간을 제한하기도 한다.


처음엔 이삿짐센터 기사님이 “엘리베이터 예약 하셨나요?”라고 물어봐서 당황했다.

미리 건물 관리실에 문의해서 예약이 필요한지 확인하고,

짐 싣는 시간대도 조율해두는 게 좋다.


둘째, 이웃집 인사 문화

이사한 당일이나 다음날, 일본에서는 새로 이사 온 사람이

옆집이나 위아래 집에 인사 선물을 들고 가는 문화가 아직도 있다.

세면용 수건이나 비누, 작은 과자 세트 정도의 저렴한 선물이면 충분하다.


예전만큼 강제적이진 않지만, 특히 연립주택이나 오래된 지역일수록

첫 인사에 민감한 경우가 많다.

혹시라도 이사 소음에 불편을 느낀 이웃이 있다면

이 작은 인사 하나가 오히려 나중의 분쟁을 예방해준다.


셋째, 분리수거와 쓰레기 요일

이삿날에는 포장재, 박스, 쓰레기가 엄청나게 많이 나온다.

그런데 문제는, 일본은 정해진 요일 외에는 쓰레기를 버릴 수 없다는 점이다.


특히 대형 쓰레기나 종이류, 플라스틱은 각각 수거일이 달라서

일주일 이상 박스를 방 안에 쌓아두고 살아야 할 수도 있다.


가장 좋은 방법은 이사 전에 해당 구청 사이트나 쓰레기 분리 수거표를 미리 확인하고

필요하면 큰 쓰레기봉투를 미리 사두는 것이다.

또한 일부 이삿짐센터는 박스 회수를 해주기도 하니, 그 서비스를 활용하면 편리하다.


넷째, 인터넷과 가전 연결 지연

일본은 인터넷을 설치하거나 가전제품을 연결할 때

한국보다 시간이 더 오래 걸리는 경우가 많다.


특히 인터넷은 설치 예약부터 기사 방문까지 2주 이상 걸리는 경우도 있고

가스는 별도로 신청해서 점검을 받아야 사용할 수 있다.


이사를 결정한 순간 바로 인터넷과 가스, 전기, 수도 신청을 해두는 것이 중요하다.

당일에 모든 게 자동으로 연결되어 있는 건 아니라는 걸 기억하자.


다섯째, 사다리차 사용의 어려움

한국에서는 사다리차를 쉽게 부를 수 있지만

일본은 건물 구조나 도로 사정 때문에 사다리차 사용이 어려운 경우가 많다.


특히 도쿄 중심부나 오래된 주택가에서는

사다리차 진입이 불가능한 경우가 많아서

결국 계단을 오르내리며 수작업으로 짐을 옮겨야 하기도 한다.


견적을 받을 때 미리 사다리차 사용 가능 여부를 확인하고

불가능한 경우는 인부 인원을 더 배정해달라고 요청하는 게 좋다.


마무리하며


이사라는 건 언제나 에너지가 많이 드는 일이다.

그런데 낯선 나라에서, 다른 방식으로 이사를 하게 될 때는

예상 못한 순간들이 더 많아진다.


일본에서의 이사도 마찬가지다.

조금만 더 미리 알아두고 준비하면, 불편한 일이 줄어든다.

내게는 약간의 문화 충격이었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일본다운 질서와 배려가 담긴 구조였다.


앞으로 일본에서 자취를 시작할 누군가에게

이 글이 작지만 실용적인 준비물이 되었으면 한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구리 이삿짐센터 스트레스 아예 줄이는 방법(후기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