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엔 도시락과 반값 시간대 공략하기
일본에서 자취를 시작하고 가장 놀랐던 건,
외식 물가보다도 식비가 은근히 많이 나간다는 점이었다.
마트에서 몇 가지만 담아도 1,000엔은 훌쩍 넘고,
혼자 사는 사람에게 식재료는 종종 남기게 되기 마련이다.
처음엔 나도 집에서 요리를 해보겠다고
야채, 고기, 양념까지 이것저것 샀다가
며칠 안 돼 상한 재료들을 버려야 했던 날들이 있었다.
그 후로는 식비를 어떻게든 줄이면서
더 효율적으로 먹을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게 됐다.
그 과정에서 정말 유용했던 두 가지 방법이 있다.
바로 ‘300엔 도시락’과 ‘반값 시간대’ 활용하기다.
300엔 도시락은 어디서 찾을까?
일본엔 저렴하면서도 제법 괜찮은 도시락을 파는 곳들이 꽤 많다.
대표적으로는 ‘오오모리 벤토’나 지역 슈퍼의 자체 도시락 코너.
이곳에서는 298엔, 320엔, 많아야 398엔 정도에
밥과 반찬이 함께 구성된 도시락을 살 수 있다.
고기나 생선 반찬이 포함되어 있는 데다
양도 1인분으로 충분해서 가격 대비 만족도가 꽤 높다.
특히 아르바이트 전이나, 너무 피곤한 날
요리할 힘도 없을 때 부담 없이 한 끼 해결할 수 있는 든든한 선택지다.
어디가 싸고 양 많은지는 직접 몇 군데 돌아다녀보면 금방 감이 온다.
나는 집 근처 슈퍼 세 곳을 돌아다니다가
반찬 종류가 매일 달라지고 양이 넉넉한 곳을 하나 골라
그 이후엔 거기만 주로 이용했다.
반값 시간대를 노리는 타이밍
일본 마트에서는 유통기한이 임박한 도시락, 튀김류, 초밥 등을
하루 두 번 정도 일정 시간에 할인 스티커를 붙여서 판다.
보통은 저녁 6시부터 10%~20% 할인,
7시 반쯤부터는 30%~50%까지도 할인되는 경우가 많다.
나는 주로 오후 7시 30분쯤 마트를 둘러보는데,
이때 반값 초밥이나 덮밥류를 발견하면 그냥 지나치기 어렵다.
그날그날 스티커 붙는 시간이 조금씩 다르니
동네 마트의 패턴을 며칠만 관찰해보면 할인 타이밍이 보이기 시작한다.
또 한 가지 꿀팁은, 할인 시작 직전에 가면
상품이 많아 고를 수 있는 폭이 넓고
직원들이 스티커를 붙이는 걸 옆에서 기다리며 살 수 있다는 점이다.
식비 줄이기, 요리 대신 선택과 전략
물론 요리해서 먹는 게 가장 경제적일 수 있지만
혼자 살다 보면 늘 그렇지는 않다.
장 봐놓고도 피곤해서 못 해먹는 날이 훨씬 많다.
그래서 나는 요리는 가끔,
그 외엔 저렴한 도시락과 할인 코너를 잘 이용하는 쪽으로
내 식비 루틴을 자연스럽게 바꾸게 되었다.
매번 정성스런 밥상이 아니더라도
맛있고 따뜻한 한 끼를 300~400엔 안팎으로 해결할 수 있다는 건
자취 생활에서 꽤 큰 안정감을 준다.
마무리하며
식비를 아낀다는 건 단순히 돈을 절약하는 게 아니라
내 일상에 여유와 균형을 만드는 일이기도 하다.
조금 늦게 마트를 들르고,
오늘은 320엔짜리 도시락을 고르고,
다음 주엔 세일하는 냉동식품을 써보는 식의 선택들이
모여서 자취라는 생활이 조금씩 단단해진다.
오늘 저녁, 마트에 한번 들러보는 건 어떨까.
생각보다 괜찮은 한 끼가, 반값으로 기다리고 있을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