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가다' 없이 세상이 돌아가나요

나는 얼마짜리입니까 / 심리학관

by 심리학관

* 저자 : 김경민(쿠팡 물류센터노동자)


아, 이곳엔 휴게실이 없다. 휴게실이라는 팻말이 붙은 곳은 있지만, 신입사원 교육장 또는 일용직 사원들이 퇴근카드를 찍고 나가는 장소로 이용된다.


사실 휴게실이 있어도 소용없다. 일하는 중간에 쉬는 시간이 없기 때문이다. 쉬는 시간은 '밥 먹는 딱 한시간'이 전부다. 인사과 사무실 건물과 야외 작은 사물함들 사이 지게차가 다니는 길옆에 의자를 가져다놓고 잠시 쉰다.


비 오면 빗물 떨어지고, 바람이 심하게 부는 날에는 먼지가 풀풀 날리는, 어딘가 모자란 야외휴게실이다.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은 '근로자가 고열, 한랭, 다습 작업을 하는 경우에 근로자들의 휴식시간에 이용할 수 있는 휴게시설을 갖추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지만 현장은 다르다.


물류센터에서 일하는 사람들을 두고 '노가다',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라고 말한다. 막상 일하다보니 다른 일들만큼 중요하고 필요한 노동이었다.


노동자 스스로 노동에 대한 자부심이 생길 수 있게끔 합당한 임금과 노동환경이 마련된다면 좋겠다. 성실하게 살아가는 수많은 노동자가 조금 더 안정적으로 살 수 있게 되는 날을 꿈꿔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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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얼마짜리입니까>

6411의 목소리 지음.

노회찬재단 기획.


노회찬재단과 한겨레가 손잡고 2022년 5월부터 '6411의 목소리'를 매주 연재해왔습니다. 노회찬 의원이 탔던 6411번 새벽버스에 몸을 실어야 했던 이주민과 청소노동자, 돌봄노동자 등 '존재하지만 그 이름으로 불리지 못하는 투명인간'들이 직접 나서서 자신에게 그런 이름이 있다는 사실을 상기시켜주었습니다. 이들의 이야기를 통해 아래에서, 노동 현장에서, 보이지 않는 곳에서 우리 사회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실마리를 찾아나가길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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