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희 예방의학 전문의 / 심리학관
그래픽노블 명작 <샌드맨(sandman)>에서
꿈의 왕국 군주인 샌드맨은
도둑맞은 투구를 찾기 위해 지옥을 방문한다.
루시퍼는 투구를 그냥 돌려줄 수는 없다며
무시무시한 말 잇기 게임을 제안한다.
환상의 세계에서 그들이 내뱉은 단어는
현실이 되어 상대방을 고통에 빠뜨린다.
(루시퍼) '이리'로 변신
(샌드맨) 말을 탄 사냥꾼이 되어 이리를 공격
(루시퍼) 말을 쓰러뜨리는 말파리가 됨
(샌드맨) 거미로 변신해 파리를 먹어치움
(루시퍼) 뱀이 되어 거미를 잡아먹음
(샌드맨) 황소가 되어 그 뱀을 짓이김
(루시퍼) 모든 생명을 파괴하는 살육 박테리아로 변신
(샌드맨) 생명을 탄생시키는 행성이 됨
(루시퍼) 이 모든 것을 폭발시키고
행성을 태워버리는 신성(新星)으로 변신
(샌드맨) 이 모든 생명을 끌어안는 우주가 되겠다고 함
(루시퍼) 자신이 반(反) 생명, 판결의 짐승,
모든 것의 끝에 있는 어둠이라고 선언
더 이상 맞설 방법이 없어 보였고,
구경꾼들은 모두 쓰러진 샌드맨의 패배를 점침
그때 샌드맨이 나지막이 내뱉는다.
"나는 희망이다"
침묵이 이어지고,
루시퍼는 마침내 항복을 선언한다.
* 손꼭잡고 함께
어두운 시간을 통과하고 계신
심리학관 독자님을 위한 노래 선물
* Revolting Children
* Roald Dahl's Matilda the Musical
* Netflix
다시는 내 소중한 걸 빼앗기지 않을거야.
내 자유를 가져가도록 두지 않겠어.
그리고 우리의 권리를 위해
싸운 날을 잊지 않을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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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을 공격해도
이것만은 꺾지 못해.
김명희 선생님.
(노동건강연대 운영위원장
& 예방의학 전문의)
시사IN / 2024,10.29.
p52-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