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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심리학관 Nov 03. 2024

천사 어린이 vs. 잼민이

우리 모두는 어린이였다 / 심리학관

<천사 어린이>

19세기 말, 일본에서는 영어 'home'을

어떻게 번역할 것인가를 둘러싼 논쟁이 있었음

-> 동북아시아에서 전통적으로 자리 잡은 '지역 사회' 속 넓은 의미의 집(家)의 입장에서, 가족 구성원 상호 간 '사랑'에 의해 맺어지는 부부 중심의 'home'이라는 개념이 낯설었기 때문


결국, 'home'은 '가정'으로 번역되었음

-> 부부 관계 중심의 '가정'은

도시 중간 계습으로 급속히 퍼져 나갔음

-> 가족 구성원 상호 간의 '화목함과 단란함'의

당사자로서 여성-엄마의 역할이 강조됨

-> 휴식과 위안의 장소인 가정에서 어린이는 행복한 가정의 천사로서 순진무구한 귀염둥이로 자리를 잡음


'Home Sweet Home'에서 어린이는 달콤해졌음

-> '천사 같은 동심'을 가진 어린이는

국경을 넘나들며 유통되었음


아동문학가 이오덕 선생님 :

‘동심 천사주의'에 대한 비판

"동심주의는 아동의 세계를 관념 속에 설정하여, 될 수 있는 대로 그것을 미화하려고 한다. 아동을 근심 걱정 없는 꿈속에서 살아가는 천사로 모시는 것이다. 될 수 있는 대로 어린애다운 어린애가 되어 어리광을 부리거나 귀여움을 보여 주면 되는 것이다"

-> 어린이들은 비어린이들의 '동심 천사주의'에 따라 현실 세계와 분리되고, 표백되어, 순진무구한 '천사 어린이'로 가두어져 있다는 것


<잼민이>

미성숙하고 무례한 행동을 하는 사람들을 어린이 취급하며 부르는 혐오 표현. 하찮은 존재나 민폐를 끼치는 불편한 존재라는 어감을 쓰는 경우도 많음


어린이는 찬양의 대상이면서,

동시에 손쉽게 혐오당함

-> 천사 어린이와 잼민이는 서로 반대되는 것처럼 보이지만, 아랫 사람이라는 뫼비우스의 띠로 이어짐

-> 서로가 서로를 난감해 하며, 서로가 서로를 필요조건으로 삼은 채, 서로가 서로의 이율배반으로 '어린이'로 누벼져 있음


현대 사회는

어린이의 '감응'을 유치한 것으로 치부한다.

어린이의 '역량'을 미숙한 것으로 단속한다.

어린이의 '권리'를 빼고 사유하게 한다.


<보육권리 선언 : 어린이>

1. 날마다 햇빛과 바람, 물, 흙 속에서

놀 수 있게 해 주세요.


2. 매일 나를 안아주고, 나와 눈 맞추며 이야기할 수

있는 어른친구(선생님)들을 충분히 주세요.


3. 따뜻한 간식과 건강한 먹을거리를 주세요.


4. 장애를 가진 친구들, 조금 다른 얼굴, 다른 말,

다른 나이의 친구들과도 함께 놀 수 있게 해 주세요.


5. 꽉 짜인 시간표로 움직일 때마다

줄 세우지 말아 주세요.


6. 여자와 남자를 옷과 놀이와 말로

구별하지 말아주세요.


7. 모두가 똑같은 옷과 가방과 모자를

쓰고 다니지 않게 해주세요.


8. 글자와 숫자와 외국말을

너무 일찍 익히게 하지 말아 주세요.


9. 화난 얼굴, 노여운 목소리, 무서운 매로

우리를 슬프게 하지 말아 주세요.


10. 학교가 끝난 후에도

우리가 함께 놀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주세요.

(출처 : 공동육아와 공동체교육 / 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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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모두는 어린이였다>

* 품의 민주주의 : 경이를 잃어버린 세계에게

* 저자 : 서한영교

(작가, 노들장애인야학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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