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IN / 심리학관
카이스트 실패연구소
(Center for Ambitious Failure)
소장 조성호 교수님과의 인터뷰.
Q. 카이스트에 실패연구소가 왜 생겼나?
A. 무언가를 능가하려면 매뉴얼이 없는 무모한 도전도 해야 하는데, (지금 우리는) 기존의 것을 따라가는 fast follower(새 기술을 빠르게 쫓아가기) 전략에 익숙해져 있다. (실패연구소는)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문화를 만들고, 그런 일을 하기 위한 조직으로 만들어졌다.
Q. 카이스트와 실패라는 단어가 언뜻 어울리지 않아 보이긴 한다.
A. 사실 연구라는 게 실패가 적어도 70% 이상이다. 풀어보지 못한 문제를 처음으로 풀려고 하는 게 연구이기 때문에 시행착오는 당연하다. 수많은 실패를 통해 해답을 찾는다. 그런데 그걸 인정하지 않으려 한다.
예를 들어 국가 연구개발 과제 성공률을 보면 거의 100%에 가깝게 성공했다고 보고된다. 성공하지 않으면 연구자 입장에서는 '왜 실패했느냐'는 말을 듣고, 공무원은 '왜 관리를 제대로 안 했느냐'는 소리를 듣게 된다. 그렇게 실패를 인정하지 않는 시스템이 만들어지고, 야심찬 도전을 피하게 된다.
Q. 올해 연 '망한 과제 자랑대회'는?
A. 말 그대로 자신이 실패한 과제를 자랑하는 거다. 지난해는 스탠딩 코미디처럼 유쾌하게 자기 실패를 자랑하도록 했는데, 올해는 각자의 부스가 있는 전람회 방식으로 했다. 그 부스를 찾아온 사람과 자신의 실패를 이야기하는 거다. 나의 실패를 말로 끄집어내 다른 사람과 소통하면서 실패에 대한 회복탄력성(문제와 역경으로 인해 고통받을 때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지탱하고 회복 또는 극복하는 능력)을 키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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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유해주세요. 당신의 야심찬 실패를>
차형석 기자님 cha@sisain.co.kr
시사IN / 2024.12.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