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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통은 <공통의 이해>에 도달하는 것

이진 교수님 / 심리학관

by 심리학관

<소통의 의미>

진행 중인 조직개발 프로젝트의 C-level 보고를 마쳤다. CEO, 임원, 팀장이 배석한 자리에서, 인터뷰를 통해 파악한 문제는 이직률이지만, 이는 겉으로는 드러난 증상(Symptom)일 뿐, 근본적인 원인(Root cause)은 리더십과 시스템의 구조적인 문제라는 점과 이를 바탕으로한 제언을 말씀드렸다. CEO는 보고서의 많은 부분을 공감하였으며, 앞으로 많은 시간 더욱 경청하고 소통하겠노라 하였다.


그런데, 많은 리더가 강조하는 소통은

무엇을 의미하며 어떻게 하는 것일까?


영어로 소통을 의미하는 Communication은

라틴어 동사 communicare에서 파생하였는데,

이는 본래 "공유하다" 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그래서 나는 소통을

이해의 공유, 다시 말해

공통의 이해에 도달하는 것"으로 정의한다.

이러한 관점에서 CEO에게

구성원과의 소통에 있어

주의할 몇 가지를 당부하였다.


첫째, 많이 듣는 것, 즉 경청이 소통이 아니라는 것

대부분의 경영진은 타운홀 미팅이나, 워크샵, 사내게시판을 통해 구성원의 의견을 청취하고자 한다. 때로는 팀단위 미팅이나 행사에 배석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는 종종 추가적인 업무를 낳는다. CEO가 배석하는 미팅을 준비하기 위에 추가적인 의전이나, 보고서, 프레젠테이션 연습 등이 이어지는 것이다.


소통하는 조직문화가 수립되어 있지 않은 상태에서는 모든 것이 의도와는 다른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나아가, 애초에 그러한 문화가 자리잡고 있었다면 이러한 컨설팅이 수행될 필요도 없을 것이다.


둘째, 구성원을 설득하려 하지 말 것

많은 리더들이 흔히 하는 실수인데, 겉으로는 듣겠다고 하여 자리를 만들고, 실제로는 그 자리에서 자신의 입장을 항변하거나 구성원을 경영진의 논리로 설득하려 하는 것이다. 좋게봐야 설득이고 실상은 입장을 강요하는 경우가 태반이다. 이는 구성원으로 하여금 더욱 큰 반감을 불러일으킨다. CEO에게 "구성원이 옳다고 생각하세요.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하더라도, 그게 출발점 입니다." 고 말씀드렸다.


셋째, 공통의 데이터를 근거로 이야기할 것

많은 경영진들이 데이터를 기반으로 소통하려 한다. 그러나, 오해는 이해의 차이에서 발생하며, 이해의 차이는 데이터의 간극에서 파생한다.


많은 경우,

경영진이 보는 설문데이터와,

구성원이 보고 듣는

주변적인 사례나 데이터가 다르다.


경영진은 경영진을 위해 가공된 데이터를 보지만, 직원들은 그들과 같은 입장에 있는 직원들의 입을 통해 실제 사례를 듣는다. 이 프로젝트에서도 실제로 경영진이 가진 데이터와 실무자가 자체 조사한 데이터 모두 틀리지 않았지만, 달랐다. 같은 데이터를 보아야 이야기가 된다.


넷째, 투명하게 설명할 것

CEO에게 나쁜 리더의 특징은 구성원들에게 '불필요한 상상을 강요하는 사람' 이라고 말씀드렸다. 정보의 갭은 상상을 불러일으키고, 상상은 루머가 되며, 루머는 조직문화에 스며든다. 즉, 충분히 설명가능한 부분임에도 이를 전달하지 않아 구성원들이 잘못된 방향으로 귀인(attribution)하게 만드는 것이다.


어떠한 일이 된다면 언제, 어느 범위까지, 어떻게 되는지, 안된다면 왜 안되는지, 대안은 무엇인지 등을 최대한 공유해야 한다. 물론, 모든일이 전부 다 설명가능하진 않다. 그러나 많은 경우, 구성원들은 공유된 내용보다 공유하려하는 리더의 태도를 본다. 그러한 태도가 신뢰의 밑거름이 된다.


소통은 많이 듣는 것도,

내 입장을 이해시키는 것도,

내가 가진 데이터의 타당도와 신뢰도를

증명하는 것도 아니다.


소통은

공통의 이해에

도달하는 것이며,


이는

관점의 차이,

입장의 차이,

이해관계의 차이,

정보의 차이를 인지하고,

이러한 간극을 메워갈 때

달성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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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 교수님

가톨릭대학교 경영학과

2025.0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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