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종호 예일대 정신의학과 교수님 / 심리학관
“가까운 친구가 묻더라고요. 자살하려는 사람이 응급실에 실려왔을 때, 꼭 살려야 하냐고요. 그래도 살고 싶은 사람을 살려야 하는 거 아니냐고요.”
이에 나 교수는 “진짜 죽고 싶은 사람은 없다”고 답했습니다. 죽고 싶다는 생각은 오히려 살고 싶다는 도움의 요청이란 의미죠. 그렇기 때문에 요청에 응답할 수 있는 사회적 시스템이 중요하다고 거듭 강조합니다.
Q. 한국에서 사는 게 왜 이리 팍팍하고 힘들까요?
뉴욕에는 이런 말이 있어요. “뉴욕에서 성공하는 사람은 어디서든 성공할 수 있다.” 그만큼 경쟁이 심하고 스트레스가 많은 도시라는 거죠. 그런데 제가 봤을 때 ‘끝판왕’은 한국 같아요. 예일대만 봐도 한국에서 온 학생들이 뭐든 잘해요. 잠을 줄여가며 공부하거든요. 최선을 다해 일하고 공부하는 게 한국인의 ‘기본값’이 된 거 같아요. 되게 빠른 러닝머신 위에서 내리지 못하고 계속 뛰고 있는 것처럼 말이죠.
Q. 자살률이 높은 것도 그래서일까요?
실패했을 때 두 번째 기회가 주어지지 않으니 악착같이 달릴 수밖에 없어요. 게다가 요샌 러닝머신 위에 올라가는 시기도 빨라졌어요. ‘7세 고시’라고 초등학교 입학 전부터 무한 경쟁에 내몰립니다. 그 결과가 지금 청소년 자살률인 거예요. 최근 12년간 꾸준히 늘었어요. 청소년 사망 원인 1위도 자살이고요.
Q. "나 빼고 다 잘사는 것 같다”는 마음도 들어요.
남들에게 완벽하게 보이고 싶어 해요. SNS를 봐도 다들 멋지고 잘 사는 모습뿐이고요. 서로 비교하고 평가하기 바쁘죠. 그러니 약한 모습을 보이면 약점 잡혔다고 생각하는 거예요. 힘들다는 말은 더 못하게 되고요
Q. 아픈 마음을 제때 치료하는 게
중요하단 이야기로 들려요.
전 매 순간 행복하지 않아도 괜찮다고 생각해요. 행복해야 한다는 압박감이 없으면 마음이 아플 때 더 빨리 정신과를 가거나 상담을 받을 수 있거든요.
완벽한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아픈 걸 숨기다가 더 아파지는 것 같아요. 힘들고 지친 마음을 돌보지 않으면 정신질환으로 이어지고, 결국엔 삶을 갉아먹게 되는 거 같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