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력의 연속선과 남성성'들'

폭주하는 남성성 / 심리학관

by 심리학관

* 지금 우리가 마주하고 있는 '여성혐오 기반의 유해한 남성성'을 설명할 수 있는 언어

: 폭주하는 남성성

* 저자의 기대 : '폭주하는 남성성'이라는 구호를 통해 해석의 언어를 만들고 싶음

(X) 폭력들을 나열함으로써 그저 '이만큼 세상이 험악하다'는 공포와 불안을 자극하고 무력감을 느끼게 하려는 의도

(O) 폭주하는 여러 사건과 현상들을 남성성이라는 해석 틀로 살펴보고, 현실을 바꿔나갈 수 있는 분석의 토대를 제공하는 것


Q. '폭주하는 남성성'이라는 조어는 남성에게 내재한 해로운 특성을 가리키는 것인가?

A. 남성성이라는 개념은 남성 집단 일반의 특성이나 경향성을 뜻하는 것이 아님

-> 남성성은 여성성을 평가 절하하며 구성되는 비대칭적인 개념이며, 단일하지 않고 늘 복수의 것으로 존재


<주변화된 남성성과,

폭력의 정당화 자원이 된 피해자성>

(1) 2023.07.21. 신림역 사건 : 34세 남성이 흉기를 휘둘러 남성 한명을 살해하고, 세명에게 중상을 입힘

(가해자의 이야기) "자신도 불행하니, 다른 사람들 역시 불행하게 만들고 싶었다"

-> 평소 자신보다 외모, 경제력 등이 나은 또래 남성들에게 열등감을 느끼며 남성으로서 매력이 없는 자기 처지를 불행의 원인으로 인식해왔음


(2) 2023.08.03. 서현역 사건 : 22세 남성이 쇼핑몰에 차를 몰고 돌진한 뒤, 칼을 휘둘러서 한 명이 숨지고, 열세명이 상해를 입었음

(가해자의 이야기) 성인이 되어 병무용 진단을 위한 종합 심리검사에서 조현성 성격장애 진단

-> 스스로 치료를 중단하고 은둔 생활을 하면서 남초 커뮤니티 '디시인사이드'에서 활발하게 활동

-> "인생이 망한 게 애비충 때문인 이유" 등의 글을 게시 : 또래와의 관계 맺기에 실패하고, 원하던 학력과 학벌을 성취하지 못한 자신의 상황에 열패감을 표출(열패감 : 남보다 못하여 경쟁에서 졌다는 느낌)

-> 전쟁을 옹호하고, 자신의 육체적 '군사력', 흉기 및 무력 사용 능력을 과시한 글을 올림


(3) 2023.08.17. 관악산 사건 : 30세 남성이 등산로에서 지나가던 여성에게 강간을 시도하고 살해함

(가해자의 이야기) 친구도 거의 없을 만큼 내성적이고 조용한 성격

-> 고등학교 때는 같은 반 운동부원들에게 수시로 폭행당함

-> 군 복무 중에는 탈영을 했다가 현역 부적합 판정을 받아 조기 전역함

-> 은둔 생활을 하면서 무협이나 판타지 장르의 "성인물"을 탐닉

-> 여성에 대한 혐오의 감정과 폭력 행사 및 성관계에 대한 상상을 지속

-> 여성에게 강간살인을 시도한 다른 사건을 접하고 범행을 계획했음


* 가해자 셋 모두 자신의 주변적 지위에 대한 분노

그 원인이 된 사회의 부정의나 억압에 대한 저항이 아니라, 자신의 고립된 현실을 강조하고 폭력을 정당화하는 자원으로 활용하고 있음

### 주변적 지위 : 특정 개인에게 중요하다고 여겨지는 중심적 지위와는 달리 상대적으로 중요도가 낮거나 부차적인 지위


(주목할 점) 가해자들이 모두 (a) 남성 동성사회를 준거집단으로 삼아 (b) 외모, 경제력, 군 복무 경력, 여성에 대한 성적 지배 역량을 따져 (c) 자신의 지위를 판단했음

-> 가해자들의 폭력 행사와 그 배경이 된 생애 과정에는 사회적 관계에서 남성으로서의 의미를 획득하는 실천, 남성성이 놓여 있음


남성성은 흔히 남성다움이라는 규범이나

남성적인 것이라 여겨지는

여러 특질들의 목록처럼 이해되지만,

무엇이 남성적이고 여성적인지는

본질적으로 구분할 수 없다.

젠더는 반복된 실천의 산물이기 때문이다.


* 남성성(masculinity)의 개념화 :

사회학자 Raewyn Connell

(1) 헤게모니적 남성성(hegemonic)

- 젠더 관계의 패턴, 즉 이성애, 남성중심적 젠더 질서를 정당화하고 유지하는 데 널리 수용되는 실천

- 물리적 힘, 강인함, 지배, 통제, 위험 감수 등의 속성 : BUT, 남성성은 그런 속성 자체가 아니라 구체적 실천이기에, 실천의 맥락에 따라 사회적으로 달리 받아들여짐

(ex) 여성을 죽이고 강간하는 행위, 시민들을 향한 물리력 행사 -> 헤게모니적으로 수용되지 않음

(ex) 시민에 대한 보호를 표방한 소방관, 경찰, 군인의 물리력 행사 -> 바람직한 남성의 행위로 평가받음


(2) 주변화된 남성성(marginalized)

- 폭력의 하위문화에 대한

많은 연구들이 주목해 온 분류

- 헤게모니적 남성성을 실현할 수단이나 사회적 인정이 부재한 상황, 즉 권력을 얻을 수 있는 실질적 자원이 부재한 상황에서 남성으로서 권력을 주장하기 위해 폭력이 빈번하게 발생

- 이때의 폭력은, 가해자가 스스로 위험을 감수하고 금기를 위반했다는 것을 과시할 수 있는 수단이 됨


- 관악산 등산로 강간살인 사건 & 서현역 살인 사건 : 가해자들이 희구하거나 강조한 바와 같이 '미녀'와 결혼할 수 있을 만큼, 남성으로서 능력을 갖추거나 경제적 성공을 위해 도전하는 것

-> 제한된 계층적 지위와 사회자본 때문에 가해자들이 사용할 수 있는 수단은 강간과 살인 같은 폭력뿐이었음


* 한국 사회에서 폭력은 법률에 따른 행위 양태로 구분되고, 가해자 개인의 일탈과 병리로 이해되는 경향이 강함

-> 특정한 사건을 여성혐오에 의한 살인(femicide)이라 명명하더라도, 이때의 여성혐오는 가해자 개인의 혐오(hatred)라는 감정으로만 이해


* 세 사건의 가해자들이 경험한

폭력 피해, 왜소한 몸과 경제력 부재,

군인으로서의 자격 박탈이

왜 남성으로서의 열등감과 좌절로

연결되어야만 하는지,


남성 동성사회성은 학교, 노동,

온라인 커뮤니티, 군대라는 장에서

어떠한 방식으로 지속되고 있는지를 묻고

(동성사회성 : 남성들 사이에서

배타적으로 유지된다고 상정되는

동성 간의 연대적 관계)


그것을 변화시키는 것이

곧 성차별 구조의 근간으로서의

여성혐오를 문제화하고

폭력을 예방하는 과정이 될 것


* 많은 페미니스트들은

극단의 폭력으로 치닫는 남성성에 분노하며,

그 개인들을 어떻게 설득해 변화시킬 수 있을지,

가능한 것이긴 한지를

질문하다가 좌절하게 됨


* 특정한 남성들 개개인을

어떻게 변화시킬지에 대한 개별화된 고심보다는,

남성들의 태도 형성에 영향을 미친

또래 문화의 남성 동성사회성,

어머니에 대한 아버지의 폭력이나

친밀한 관계에서의 강압적 통제,

남초 커뮤니티의 디지털 정동

(디지털 환경에서 발생하는 감정),

능력주의의 모순

문제를 제기하는 것이 나아 보임


* 학교와 가정에서 젠더 불평등에 따른

폭력과 차별을 경험한 남성들 중에서는

지배적인 남성다움에 대한 요구,

폭력을 용인하는 성역할 규범과 젠더 질서

문제를 제기하며 대안적 남성성을 실천하기도 함


-> 왜소한 몸, 여성적인 취향,

아버지나 또래 집단 남성의 폭력 행사가

일상이 된 상황에서도,

그로 인해 경험한 분노를

자신의 남성됨을 통해 인정받으려는 것이 아닌,

젠더 관계 변혁을 위한 에너지로 전환하는

이들이 있음


* 여성에 대한 폭력에 저항해온 반성폭력 운동도

여성 억압의 현실을 항변하는 것을 넘어

상호 의존성을 핵심으로 하는

모든 인간존재의 공생과 평화를 목표로 하고 있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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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주하는 남성성>

폭력과 가해, 격분과 괴롭힘,

임계점을 넘은

해로운 남성성들의 등장

* 저자 : 추지현

(서울대학교 사회학과 부교수)

* 2025.07.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