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노미야 카즈나리 배우님 / 심리학관
Q. 언급한 것처럼 <8번 출구>는 기본적으로 공포 장르물이지만 한 남자의 성장드라마, 가족드라마로 보이기도 한다. 배우로선 작품을 어떻게 해석했나.
A. 질문처럼 <8번 출구>는 결국 인간에 대한, 성장을 말하는 드라마이기도 하다. 하지만 가장 중점을 둔 부분은 따로 있다.
이 영화는
우리가 0에서 1로 가는 이야기가 아니라,
오히려 어떤 경험을 통해
0으로 돌아가는 이야기란 점이다.
무조건 ‘앞으로 한발 내딛자’라고
외치는 뉘앙스가 아니다.
어떤 방향으로 가라거나,
가야 한다고 강조하기보단
'이제 당신은 처음, 0으로 돌아갈 수 있으니
이제부터 원하는 길을 찾아도 된다’라고
속삭여주는 쪽에 가깝다.
이러한 여백이 <8번 출구>의 핵심이라고 생각한다.
- 0으로 돌아간다는 영화의 의미가 <8번 출구>속 게임의 규칙, 그리고 영화의 시작과 끝 장면이 이어지는 맥락과도 비슷하게 느껴진다.
맞다. 심지어 영화의 오프닝과 엔딩을 잘라내고 중간 부분만 계속 반복되고 루프하는 작품으로 만들고 싶다는 생각도 했다. (웃음)
실제 촬영 방식도 루프의 과정에 가까웠다. 첫날에 오프닝 시퀀스를 찍고 나서 감독님에게 오늘 엔딩 시퀀스까지 촬영해보자고 제안하기도 했다. 결국 시작과 끝이 이어져야 하는 이야기니까. 그런데 결국엔 엔딩 장면을 세번이나 찍게 됐다. (웃음)
촬영 중에 각본이 바뀌고 촬영본을 편집하다 보니 결말의 가짓수가 무수히 많아졌다. 촬영마다 달라지는 헤매는 남자의 경험에 따라 결말도 바뀌어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든 것이다. 결과적으론 마지막에 찍은 엔딩 장면을 사용하게 됐다. 유연한 제작 과정 덕분에 이뤄진 결과물이다.
어쩌면 이렇게 실시간적인 선택을 조합하며 이야기의 최종을 만들었단 점에서 영화에 참가한 모두가 <8번 출구>속의 게임을 진행한 것 같다는 일체감을 느끼기도 했다.
나와 제작진뿐 아니라
관객들도 <8번 출구>의 헤매는 남자가 되어
각자의 최종 선택을 찾아가길 바란다.
- 내년에 그룹 아라시의 컴백도 계획되어 있는 것으로 안다. 가수로서, 배우로서 앞으로의 활동 계획은.
아라시 활동을 꽤 오래 쉬었던 만큼 기다려주신 팬들을 얼른 만나고 싶다. 또 한편으론 다른 네명의 멤버가 무대에서 노래하고 춤추는 모습을 내가 구경하고 싶단 욕심도 크다. (웃음) 아라시와 관련해선 마지막의 마지막, 그리고 또 마지막까지 좋은 시간을 남기자는 것을 인생 과제 중 하나로 여기고 있다.
배우로서 이상적으로 여기는 방향성도 있다. 감독님이나 제작자들이 “너를 통해 이 인물을 보고 싶다”라는 마음을 가지게끔 연기를 해나가는 것이다. 물론 내가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이야기나 캐릭터, 취향은 분명히 있다. 다만 배우로서 가장 기쁠 때는 “네가 나오는 이 작품을 보고 싶어”라는 식의 이야기를 들을 때, 많은 분이 내가 진심으로 내뿜은 표현을 전해받았다고 느껴질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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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노미야 카즈나리 배우님 인터뷰
영화 <8번 출구>
씨네21
2025.10.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