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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심리학관 Nov 10. 2021

[은비의 마음책방] 더이상 마음의 상처를 받고싶지않다면

베르벨 바르데츠키의 '너는 나에게 상처를 줄 수 없다'

너는 나에게 상처를 줄 수 없다


여러분은 상처 자주 받으시나요?


사실 산다는 건 온통 상처투성이죠.

뜻대로 되지 않는 일에 상처 받고

내 맘 같지 않은 사람들에 상처 받고

많은 열정과 애착을 가졌던 일이나

가장 가까운 사이인 가족과 연인에

가장 큰 실망과 상처를 받을 때도 많구요. 


우리가 땅에 발을 디디고

무언가를 위해 애쓰며 살고

사람들과 관계 맺으며 살아가는 한 

크고 작은 상처는 필연적으로 겪을 거예요. 


제가 만나는 분들도

저마다의 마음의 상처를 입고

그 상처에서 헤어나올 수가 없어서

상담실 문을 두드린 경우가 많지요.


그래서, 처음 이 책을 봤을 때

제목이 눈에 확 들어왔었어요,


'너는 나에게 상처를 줄 수 없다'


책의 원제는 이렇습니다. 

'Nobody can hurt me without my permission'



어때요?

혹하지 않나요? 


특히 permission 이란 말이 참 와닿았어요. 

속수무책으로 상처를 받는 수동적인 입장이 아닌

무언가가, 누군가가 나의 마음을 상하게 하더라도

그 일에 대한 반응과 태도만큼은 

내가 스스로 결정할 수 있다는 의미이니까요.


즉, 세상사를 다 내 입맛대로 통제할 수는 없지만

적어도 내가 허락하지 않는 한 어떤 일과 관계도

나를 쉽사리 상처주고 무너뜨리게 할 수 없다는

강건한 다짐 같은 제목이 참 마음에 들었어요.


그럼, 어떻게 마음의 상처로부터 벗어날 수 있을까요?


상처에 대한 두 가지 반응


여러분은 마음의 상처를 입으면

주로 어떻게 반응하는 편이신가요?


상담실에서 마음에 상처를 입었다고 

토로하는 분들의 반응은 크게 두 가지입니다.


첫째 유형은 공격적인 성향을 보이는 분들.

"걔는 인간이 글러먹었어요. 아주 몰상식해요."

"내가 어떻게 했는데, 저한테 그럴 수가 있어요!"

"당한만큼 똑같이 돌려줄거예요. 못 참아!!"


상처를 준 대상에 대한 분노를 토해내면서

상대를 깎아내리고 원망하며 복수심을 풉지요. 


언뜻 보면 실컷 욕하고 나면 후련할 수도 있어요. 

하지만 사실 감정이 정화된다기 보다는

내가 상처받았다는 사실을 인정할 수 없어

상대방을 모욕하고 깔아뭉갬으로써 

있는 힘껏 상처를 부인하고 있는 것뿐 아닐까요?


그리고, 이러한 파괴적인 분노는

다른 사람에게 또 다른 상처를 주게 되기도 하고

오히려 더 큰 무력감과 좌절로 돌아오기도 해요.


왜냐하면, 화를 내는 것 말고는

할 수 있는 게 하나도 없다는 걸 깨닫게 되거든요.


분노는 남에게 던지기 위해 뜨거운 석탄을 손에 쥐는 것과 같다. 
결국 상처를 입는 것은 나 자신이다. -석가모니- 


책에 나오는 말인데요.

이처럼 격분과 복수심은 상처 입은 마음을

치유하는데 도움이 되지 않을 때가 더 많습니다.




둘째 유형은 모든 걸 내 탓으로 돌리는 분들


"다 제 잘못이예요. 제가 다 망쳤어요."

"저는 왜 늘 이 모양일까요. 저도 제가 싫어요."

"제가 못난 걸 어쩌겠어요. 누굴 탓하겠어요." 


마음의 상처를 입었을 때

상대를 탓하기 보다는 스스로를 부끄러워하고

자책, 비난하는 분들도 많이 있는데요. 


이렇게 스스로에게 화살을 돌린다는 건

어떤 면에서는 자기반성을 할 수 있는 힘이지만

지나치게 될 경우에는 우울감이 빠지기 쉽습니다.


회사 선배가 화를 내는 건 내가 무능력한 탓

연인이 이별통보를 한 건 내가 매력이 없는 탓

아무도 내 발표를 안 듣는 건 부족한 내 말솜씨 탓


어떻게 세상 모든 일이 내 탓이겠어요.

이런 태도는 '내가 제일 잘 났어' 라는

자기중심성과는 또 다른 형태의 

미성숙한 자기중심성일 뿐입니다. 


책에서의 말을 인용하자면


장담하건대, 당신 생각을 하고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그들은 자신만을 생각하고 있다. 당신이 당신 자신만을 생각하고 있는 것처럼. -로저 로젠블라트-


그러니, 모든 게 내 탓이라는 생각은 버리세요. 

그렇게 판단하기 전에 내 몫이 아닌

상황의 맥락, 상대방의 요인은 없는지

한 번 더 객관적으로 점검해보세요.

우리가 나와 직접 관련없는 일만이라도

덜 신경쓰면서 살 수 있다면

훨씬 상처도 덜 받으면서 살 수 있을거예요. 


마음의 상처는 이렇게 벗어나세요


저자는 일과 관게에서

더 이상 상처받지 않기 위해 여러 제안을 합니다. 


우선은, 상처를 받았다면

내가 상처받았음을 인정하라고 해요. 


대개는 상처받았다는 느낌이 드는 순간

사람들은 어떻게든 그 상황에서 벗어나려 하지요. 

나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내 마음이 얼마나 상했는지를 들여다 보기 보다는


상처받았음을 들키고 싶지 않고

모욕감, 수치심, 고통 등의 감정을 묻기 위해

아무렇지 않은 척 할 때가 많습니다.

소위 쿨-한 척 넘어가려고 하지요.


하지만 이렇게 억눌리고 부인된 감정은

어떤 식으로든 우리 마음에 남아 티를 냅니다.

회사에서는 한 마디 못하고 와서는

가족들에게 온갖 예민한 티를 내며 짜증부리거나

특별히 마음 상할 일이 없었는데도

우울한 기분에서 헤어 나올 수 벗다면

과거에 억눌린 감정 때문일 수 있지요.


그러니, 상처받았다는 것을 인정하고

내 마음을 들여다보는 게 상처 극복의 첫걸음입니다. 




그런 다음, '거리두기'를 제안해요. 

운동경기에서 경기의 흐름을 바꿔주기 위해

작전 타임을 쓰는 것처럼

분노를 차갑게 식히는 시간을 가지란 거지요.


상대와 나와 관계를 재정비하고

내 마음이 더 이상 다치지 않는 방법을 모색할 시간.

한발 물러나서 다른 각도에서 

방금 일어난 일을 관찰하고 이해하려는 노력.


이런 거리두기 시간을 통해서

나의 잘못과 너의 잘못을 구분하기도 하고

상대방의 입장에서 다시 생각해보기도 하고

이 관계를 더 유지할 것인지, 말 것인지

이 관계에서 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나는 무엇때문에 상처를 받았고 화가 나는지 등

스스로 탐색하고 마음의 정리를 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상처 받지 않기 위해

관계를 끊어버리는 방법을 많이 쓰는데요.

'이 꼴 저 꼴 보기 싫다.' 라고 차단하는 거지요.


하지만 마음이 상처를 벗어나는 길은

관계를 끊는 게 아니라 

이렇게 일정한 거리를 두는 것임을 기억하세요.


상처 받은 내 마음을 들여다 보고

내 입장에 정리가 되고, 감정도 가라앉았다면

이제 상대에게 표현할지를 결정해야 합니다.


물론 솔직해진다는 건 용기가 필요하지요.

지금 내가 느끼는 감정을 솔직하게 전달함으로써

발생할 수 있는 모든 결과도 책임져야 하니까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대의 무엇 때문에 상처를 받았고

어떤 감정을 느꼈는지 다가가 말을 건다면

둘 사이의 관계는 보다 깊어질 수 있습니다.


또한 이런 대화를 시도할 때는

불평불만을 쏟아내거나 싸우자는 태도가 아니라

관계의 화해와 평화를 위한다는 전제를 갖고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겠지요.


결국은, 나 자신에 대한 사랑과 자존감


저자는 상처로부터 자신을 지키기 위해

다양한 방법과 태도를 제공하지만

결국, 궁극적으로 말하고 싶은 건

나를 사랑하는 마음이 있는 한

상처가 나의 인생을 망쳐버리도록 

내버려두지 않는다는 말인 것 같아요. 


우리가 상처를 두려워 하는 이유도

그것이 우리의 자존감을 공격하고

내가 갖고 있는 '나' 라는 사람의 

이미지나 가치를 훼손시켜서가 아닐까요.


가령, 누군가가 '넌 좀 이기적이야' 라고

던진 말에 우리의 마음이 상하는 이유는

내가 믿고 있는 '괜찮은 나' 라는 자존감을

악화시키고 뒤흔들기 때문이지요. 


또한 그만큼 나라는 사람의 가치를

다른 사람들의 인정과 평가에서 찾으려 하기에

타인의 말과 행동에 쉽게 상처 받기도 해요. 


'너는 그렇게 생각하는구나. 그럴 수 있지.

 근데 나는 아니야.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


하고 상대의 말의 맥락 속에서 인정하면서도

자기에 대한 안정적인 자존감을 유지한다면

덜 상처 받을 수 있습니다. 



그러니, 그게 누가 되었건

상대가 나를 마음대로 휘두르게 두지 마세요.

상대의 말과 태도 속에서

나의 가치를 확인 받으려고 애쓰지도 말구요.


그저 나는 소중한 사람임을 믿고

나에게는 좋은 점도 있고, 단점도 있지만

이만하면 꽤 괜찮은 사람이라고

있는 그대로의 나에 대한 신뢰를 가져보세요.


살면서 어떤 상처도 받지 않겠다는 건 불가능하지만

그런 건강한 자존감이 있다면

적어도 상처를 받았을 때, 

분노의 감정을 키우며 나 자신을 갉아먹거나

심하게 자책하며 동굴 속으로 파고 들어가는 건

막아주지 않을까요?


이렇게 내가 허락하지 않는 한

너는 나에게 함부로 상처 줄 수 없다는

단단한 마음으로 살아가시기를 바랄께요^^


강한 자존감은 당신이 전쟁에서 포로가 됐을 때 비굴해지지 않도록 해 줄 것이고, 
세상에 맞서 싸울 때 당신의 행동이 옳다는 확신을 가져다 줄 것이다. -버트런드 러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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