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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찰빵심리] 당위성 (4)

역할과 당위성

by 심리학관

안녕하세요! 우앗! 우리 또 만났어요! 하하하! 지난 번 “당위성과 목적의식”으로 만났을 때는 이렇게 춥지 않았는데 그 사이 날씨가 무척 추워졌습니다. 아닛? 이렇게 변화무쌍한 기온이라니? 급변한 기온을 느끼며 여러분들은 어떤 감정을 느끼셨나요? 어떤 생각을 하셨나요? 그리고 어떤 행동을 하셨을까요?


저는 아무래도 제가 직업이 심리상담을 하는 사람이다보니 제 주변의 다양한 일들을 사람과 연관지어 생각합니다. 꼭 직업과 전공이 이유가 아니고 그냥 제가 그런 사람인 것 같습니다. 제가 사람이라서 그런 것 같습니다. 하하하!


인간의 정서도 이렇게 급변하지 않나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정서는 감정보다는 덩치가 큰 개념인데요 어떤 일이 벌어졌을 때 순간 느끼는 감정보다는 좀더 나의 전반에 영향을 미칩니다. 하루의 날씨가 감정이라면 마치 기후나 계절같이요. 오늘 비가 왔지만 내일 해가 쨍한 것처럼 우리의 감정은 시시각각 변합니다. 하루에도 몇번씩이요. 그런데 계절이나 기후는 하루사이에 변하는 것 보다는 그 기간이 길죠. 그리고 더 많은 영역에 영향을 미칩니다. 우리나라와 브라질의 기후와 계절이 다른 것처럼요. 그런데 기온이 이렇게 며칠 사이에 변하다니 저는 신기했습니다. 그리고 생각했습니다. 그래, 인간의 정서도 그렇지, 특히 맑고 따뜻한 날씨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몇일 내내 또는 몇 달 동안 해가 잘 안 들고 춥다면 힘들어하겠구나 라는 생각도 했습니다. 그럼에도 인간은 그 계절을 지내고 그 기후에서 살아갑니다. 끙끙거리지만 결국 살아가죠. 제가 몇 번 얘기한 인간의 아름다움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생각 다음에 “따뜻함, 벅참, 설레임, 빡침, 질림”이라는 감정을 느꼈습니다. 아닛? 감정의 종류가 뭔가 좀 이상하다? 라고 보셨다면 네 맞습니다. 인간의 아름다움을 생각하면서 저렇게 상반되는 감정을 느꼈습니다. 비가 오고 맑았다가 바람이 심하게 불다가 갑자기 흐려지는 날씨처럼 저렇게 다양하고 상반되는 감정을 저는 느꼈습니다. 저 감정을 느낀 이유는… 비밀이지롱!!!


그리고 이렇게 브런치에 글을 쓰는 행동을 하고 있습니다. 제가 느끼고 생각한 것들을 제가 배우고 아는 것으로 여러분들과 공유하는 행동을 하고 있습니다. 생각, 감정, 행동에 대해서는 언젠가 본격 회차를 만들어 다룰 것입니다. 제 행동이 나오기까지의 자세한 흐름은 여기서 주절주절 얘기 안 하려고 합니다. 여러분들도 기온이 뚝 떨어진 지금 어떤 생각과 감정, 행동을 했는지 저처럼 탐색하고 인식하는 흐름을 함께 했으면 좋겠어요. “나”에 대해 좀 더 알아가는 방법입니다. 그리고 그냥 생각하고 느끼고 행동한 자신을 판단하지 않고 고개를 끄덕이며 안아주세요!


그럼 본격적으로 오늘의 내용을 시작해 볼까요! 이야야얏!!


역시 오늘도 사례부터 보겠습니다!


사례 3

나라도 엄마에게 잘 해야지. 우리 엄마 불쌍해. 내가 잘 하면 되는 거야. 그러면 아무 잡음도 없어. 아빠도 이 더운 날 고생만 하는데… 고민을 나누면 고민하는 사람만 많아지는 거야. 부모님이 뭘 해 줄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내가 내 몫을 해내야 돼. 내 역할을 잘 해내면 돼. 그렇지 않으면 우리 집은 침묵만 감돌 거야. 내가 잘 하면 돼. 그리고 내 일이기도 하잖아. 내 역할이고.


이런…! 사례의 주인공의 어떤 늪에 빠진 것 같은데요? 뭔가 자신에게 강력한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결론은 “내가 잘 하면 돼. 내 역할이야.” 라는 말이네요.


여러분 오늘의 주제는 당위성과 역할입니다. 인스타에 연재하는 찰빵심리를 보신 어떤 분께서 “역할”에 대한 이야기를 해 줬으면 하고 말씀해 주신 적이 있습니다. 이렇게 심리학관 브런치에서 먼저 말씀드리게 되었네요.


역할이란 무엇일까요? “자기가 마땅히 하여야 할 맡은 바 직책이나 임무”이라는 사전에 나온 설명을 굳이 찾아보지 않아도 역할이란 개념이 우리에게 무언가 부여하고, 무언가를 하게 만드는 힘이 있다는 것을 어렵지 않게 떠올릴 수 있습니다.


역할이란 개념은 여러 명과 함께 할 때 뿐 아니라 혼자 있을 때에도 존재하는 개념입니다. 혼자 있으면 내가 원하는대로 행동하고 생각할 수 있을 것 같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혼자 있을 때조차 우리는 ‘나는 ~~한 사람이다’, ‘나는 ~~한 일을 해야한다.’ 라는 생각을 합니다. 아닌 분이 있으신가요? 불가능한 일입니다. 인간은 존재하면서부터 역할이라는 개념과 함께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자신의 역할을 잘 알고 그 역할을 마음에 들게 수행해 낼 때 편안함을 느낍니다. 아무 역할이 없다고 느껴질 때 인간은 불안함을 느낍니다. 필요한 사람만이 존재할 수 있다고 그 누구도 강요하지 않더라도 사회적 생물인 인간은 자신의 역할이 없다고 느껴질 때 실존적 불안을 느낍니다. ‘내가 이 세상에 필요할까?’ 라고 말입니다.


이렇게 “나”라는 존재와 함께하는 “역할”은 자신도 모르게 자신에게 영향을 미칩니다. 그런데 이 역할이 만약…! 절대적인 규칙, 즉 당위성으로 똘똘 뭉쳐져 있다면 어떻게 될까요?


위의 사례 주인공은 자신의 역할에 갇혀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우리는 자녀로서, 장녀나 차남이나 막내로서, 가장으로서, 부모로서 또는 밝게 웃어야 하는 역할로, 일을 해결해야 하는 유일한 사람인 역할로, 참아야 하는 역할로, 돌봐야 하는 역할로, 사회적인 역할이나 심리적인 역할로 살아가는 예를 어렵지 않게 떠올릴 수 있습니다. 여러분은 어떤 역할들을 가지고 있나요? 저를 먼저 예로 들어 볼 테니 저처럼 생각을 해 보며 따라와보세요.


저는 지금 심리학관의 멤버라는 역할로 이 글을 쓰고 있습니다. 이 역할은 저에게 “즐거움, 부담감, 소속감, 친밀감”을 느끼게 해 줍니다. 이 역할의 저는 브런치에 글과 그림을 올리면서 나의 글을 볼 여러분을 생각하게 하고 저와 글을 쓰는 동료들을 떠올리게 합니다. 그래서 즐겁고 소속감을 느껴 안정감을 느끼게 해 줍니다. 그러나 내 글을 읽는 분들에게 내 생각과 마음이 잘 전달될까 하는 마음에, 글을 올려야 하는데 글이 잘 안 써지고 떄로는 시간이 없어 허덕이는 때에 부담감을 느끼기도 합니다. 그럼에도 저는 이 역할을 좋아하고 계속하기로 마음 먹습니다.


저는 회사의 직원이라는 역할이 있습니다. 그 회사에서 저는 심리상담을 하며 상담실을 관리합니다. 이 역할을 떠올리면 저는 “행복함, 즐거움, 뭉클함, 감사함, 피곤함, 미안함, 사명감”을 느낍니다. 저는 제가 일하는 곳을 매우 좋아합니다. 직원들은 좋아합니다. 상담실을 방문해 주시는 분들을 생각하면 저도 모르게 미소가 지어지기도 하고 저도 모르게 함께했던 순간들이 떠오르기도 합니다. 이것이 행복인 것 같습니다. 내가 온전히 심리상담에 집중할 수 있게 도와주는 동료들을 생각하면 감사함을 느끼고 날 믿고 상담실에 오는 내담자분들을 떠올리면서도 감사함을 느낍니다. 자신의 삶을 살아가고자 하는 분들을 생각하면 뭉클함을 느낍니다. 그러나 미안함도 동시에 느낍니다. 일을 미루고 좀 더 효과적인 상담 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했을 때 미안함을 느낍니다. 회사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일들에서 즐거움을 느끼고 내 위치에서 사명감을 느낍니다. 그러나 일을 하면서 여러가지 활동을 함께 하다보니 피곤함을 느끼기도 합니다. 피곤한 날은 또 미안함을 느끼기도 합니다. 그럼에도 저는 이 회사와 상담실을 좋아하고 계속 이 공간에서 제 일을 할 것입니다.


여러분, 제가 역할에 따라 다음과 같은 것들을 떠올렸습니다. 이 흐름을 간단히 정리를 해 보겠습니다.


1) 여러가지 역할 중 하나의 역할을 떠올린다.


2) 역할을 떠올리면 떠오르는 이미지를 떠올린다.


3) 역할을 떠올리면 떠오르는 사람들을 그려본다.


4) 그리고 드는 감정을 관찰한다. 감정이 긍정일 수 있고 부정적일 수 있다. 감정에 대해 옳다 그르다 판단하지 않고 그냥 느껴지는대로 감정단어로 표현한다.


5) 그리고 이 역할을 계속 할 것 인지 실제로 가능한지 따지지 않고 결론을 내 본다.


6) 만약 이 역할을 계속 할 지에 대해 “그래도 해야한다” 라거나 “하고 싶다”, “하기 싫다”라는 말로 표현된다면 그 자체로 잘 기억해 둔다.


자, 한 번 해 보세요!


“역할”은 우리에게 당위성을 부여합니다. 마치 유니폼과 같죠. 그 역할은 내가 원해서 만들어졌을 수도 있고 나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만들어졌을 수도 있습니다. 내가 기대한 역할과 다를 수도 있고 어쩌다보니 우연히 그 역할을 맡게 되었을 수도 있습니다.


내가 원하는 역할만 하는 것이 맞다는 생각을 하는 분이 있다면 그 생각 자체가 또 다른 경직된 당위성이라는 말을 하겠습니다. 세상 어떤 것도 내가 원하는대로만 일이 진행되지 않으며 계획한대로만 흘러가지 않습니다. 하나의 단일 사건에 대해서는 이해하고 있는 분들도 역할 자체 또한 그렇다는 것을 확실히 이해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역할이라는 개념이 “나”라는 존재와 딱 붙어있기 때문입니다.


역할은 내가 아니지만 나는 역할이 되기도 합니다. 역할 자체가 “내”가 되어버리는 상황에서 우리는 경직되게 “해야만 한다”를 대뇌이고 경직된 당위성의 늪에 빠지게 됩니다.


사례의 주인공은 가족의 평화를 위해 자신이 힘들다는 말을 하지 말아야하며 고민도 얘기하지 않아야 하고 혼자 감내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이 사람에게 당신이 원해서 그 역할을 하는 것이냐고 질문하면 아니라고 할 것입니다. 눈물을 쏟을 지도 모릅니다. 그런데도 주인공은 마지막까지 내가 해야한다고 하네요. 마음이 아픕니다. 여러 사람이 떠오르며 마음이 아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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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qd


그렇다면 역할과 당위성을 어떻게 정리하면 좋을까요? 시작은 역할의 다양함에 대해 인정하는 것부터입니다. 저는 위에서 2가지의 역할을 예로 들었지만 저는 더 다양한 역할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역할끼리 “역할의 충돌”이 일어납니다.


여기서 퀴즈! 역할의 충돌처럼 충돌하는 개념을 찰빵심리에서 언급한 적이 있습니다! 뭘까요? 비밀이지롱!!! 이라고 하면 하하하! 심리학관 멤버들에게 꿀밤 정도는 맞을 것 같아 알려드립니다. 바로! “욕구”였죠. 욕구도 우선순위가 있고 떄로는 한 번에 일어나기도 하며 우선순위를 가늠할 수 없기도 하면서 충돌이 있어나며 우리는 그 여러가지 욕구 중 하나를 선택하면서 다른 욕구는 아쉬움을 담아 지금은 보내주기로 선택한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선택되지 못한 욕구는 다음에 또 나타날 수 있으며 우리는 선택과 선택하지 못한 아쉬움을 반복하면서 나를 알아가고 선택한 자신을 응원하면서 살아갑니다. 이에 대해서는 인스타 만화 “찰빵심리”에 있으니 관심있는 분들은 봐 보세요! 블로그에서는 회차를 정해 설명하지 않고 다른 주제와 어우려져 언급했습니다.


Instagram의 찰빵 | 나를 위한 심리상담툰님: “친해지고 싶지만 거리를 두고 싶을 때가 있죠. 먹고 싶기도 하지만 먹고 싶지 않은 마음이 들기도 하고요. 눈을 뜨고 싶지…”


그럼 다시 역할의 충돌로 돌아와서! 역할은 충돌합니다. 그래서 모든 역할을 내 마음에 들게 할 수는 없습니다. 그렇다면 우선 “내 마음에 드는” 이라는 지점을 생각해 봐야겠네요. 혹시 내 마음에 드는 이라는 말을 “완벽하게” 라는 말로 사용하고 있지 않나요? 나의 의지와 상관없이 우리는 다양한 생각과 의지들을 들으며 삽니다. 다음과 같은 말들입니다.


“엄마는 ~~이래야 하는 거야”


“학생이 ~~이래야지.”


“형이면 형답게 ~~해야지.”


“나이를 먹었으면 ~~해야지.”


아 계속 쓰다가는 끝도 없겠군요. 한 사람에게 저런 문장을 몇 개라도 할 수 있고 떄로는 내 역할이 아닌 역할에 대해서 쉽게 얘기합니다. 게다가 스스로에게도 마구마구 합니다!


여러분 당위성은 어떤 감정을 불러일으킨다고 했죠!? 죄책감입니다! 역할을 제대로 해 내지 못했다고 생각하면 죄책감을 느낍니다. 그리고 그 때부터 목적을 상실한 당위성의 폭주가 시작됩니다. 죄책감을 느끼고 곱씹고 마음을 다잡고 무리하고 또 죄책감을 느끼고 마음을 다잡고 또 죄책감을 느끼고 마음을 다잡으려고 하다가 몸이 버티질 못해서 아프고 또 죄책감을 느끼고(관리를 못했다는 당위성을 추가하면서) 마음을 다잡고 이미 기력이 쇠한 채로 현실과 타협을 하는 합리적인 선택을 하고 있음에도 현실에 타협한다고 또 자신에게 가혹한 메시지를 주고 또 죄책감을 느끼고 이 때쯤 내가 왜 이래야 하나 누군가를 비난하고 상황을 탓하고 그럼에도 나는 이 역할을 해야만 한다라고 마음을 다 잡고 이미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절망을 느끼고 이 때쯤 우울이라는 거대한 태풍이 고요하게 찾아오고 그래도 중간중간 역할을 “내 마음에 들게”해 낸 순간이 있어서 마음을 다시 다 잡고 그러나 우울이 찾아온 이상 예전처럼 편안하게 역할을 해 낼 수 없어지고 또 마음을 다 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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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qd


결국에는 가슴이 콱 막히는 것 같고 눈물이 왈칵 쏟아질 것 같지만 나는 울어서는 안 되며 밝게 이 가정의 평화를 지킨다는 역할에 충실하려고 감정을 억압한 것이 위 사례의 주인공입니다. 마음이 아픕니다. 아까보다 더 아프네요. 나를 지킬 수 없는 다 헤진 유니폼을 빨고 또 빨아서 입은 주인공이 그려지며 마음이 아픕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하면 좋을까… 나는 이제 어떻게 해야 하나요… 위 사례의 주인공 같은 현실의 사람들이 하는 질문입니다. 그럼 어떻게 해야하는지 지금부터 보시죠!


다음과 같이 생각합시다!


1. 역할은 충돌한다. 자신에게 다양한 역할이 있다는 것을 확실히 알았다면 2로 넘어간다. 눈으로는 1.을 읽고 있지만 마음 속으로 아, 이건 나도 알아 또는 그런데 그 역할을 다 해야하잖아 라고 생각한다면 2.로 넘어갈 준비가 되어 있지 않으니 확실하게 이해하고 2.로 넘어가자. 확실하게 이해하는 방법은 그냥 있는 그대로 “나는 다양한 역할을 하고 있어!” 라고 비판단적으로 고개를 끄덕이는 것이다 : 타당화


2. 그리고 역할을 해 내는 것에는 절대적인 기준이 없다는 것을 머릿속에 박아버리자. 잘 해야지, 내가 안 하면… 이라는 생각이 떠오르면 다시 입으로 소리를 내어 말한다. “역할을 해 대는 것에는 절대적인 기준이란 없어!”


3. 그리고 드는 감정을 감정단어로 표현한다. 편안해 졌다면 여기서 멈추면 된다. 그러나 대부분은 불편함을 느낄 것이다. 마치 해야할 일을 안해도 된다고 아무 근거없이 말하는 사람과 함께 대화할 때와 같은 불편함…


4. 그러면 그 불편함을 불러일으키는 역할을 떠올린다.


5. 그 역할을 해 내는 자신에게 이렇게 얘기한다. “애쓰고 있어!” 오글거리는가? 그래도 말해주자. “애쓰고 있어! 참 기특하다.” 오글거리는가? 그러면 더 얘기하자. “애쓰고 있어! 참 기특하다. 고생했어.” 오글거림이 멈추지 않는가? 그렇다면…


“애쓰고 있어. OO아. 참 기특하다. 피곤하고 시간이 없고 더 이상 버티기 힘든데 그래도 이렇게 역할을 다 하려고 하는구나. 고생했어. 정말 기특하다. 소리치고 울고 싶었지만 아무렇지 않은 것처럼 하려고 얼마나 많은 애를 썼을까… 마음이 아프구나. 애 썼어. 그리고 잘 했어. 기특하다 정말.”


6. 위의 말을 한 후에 자신의 역할을 적어본다. 그리고 그 역할을 그냥 읽으며 바라본다.


7. 내가 힘들다고 얘기해서 가족의 분위기가 침묵으로 일관된다면 나는 너무 싫고 불편하다는 자신의 마음을 알아준다. 그리고 침묵이 며칠 지속되고 누군가 네가 좀 이해하라는 말을 하더라도 한번쯤 내 목소리를 낸 것에 대해 스스로를 비난하지 말자. 내가 살고 봐야지 침묵과 갈등이 없는 상황을 영원히 지킬 수는 없으므로 침묵과 갈등을 한 번만 우선 버텨보자. 누군가 나를 탓하더라도 나 스스로는 나를 탓하지 말자. 나를 탓하는 상대방과 싸울 필요도 없다. 그냥 한 마디 해 주면 된다. “나도 오늘은 참기 힘들었네. 좀 쉬고 싶군요.”


8. 그리고 내 목소리를 낸, 해 보지 않은 어색한 새로운 역할인 “나를 보호하는 역할”을 지지하자. ‘고마워. 새 역할은 쉽지 않네. 앞으로도 잘 부탁해. 이 역할도 발달해 나가겠지.’


9. 나를 수호하는 새 역할에는 다른 역할처럼 당위성과 책임이 따라온다. 새로운 역할을 처음부터 잘 하려고 하지 말자. 그것도 경직된 당위성이니. 나의 첫 새로운 역할을 다시 응원하자.


“잘 헸어.”


10. 새로운 불편함을 느끼며 나를 위로하자. : 셀프수딩


“오늘 수고했어. 그리고 대견하다.”


역할에 충실할 때 우리는 실제로 발달합니다. 실력이 늘고 더 큰 목표를 이루기도 합니다. 역할 자체를 수행하는 것을 나쁘다고 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오히려 역할은 수행해야하며 벗어날 수 없다는 말입니다. 그러나 역할이라는 당위성이 경직되어 절대적이 된다면 이 때부터는 고통이 너무 커집니다. 효율을 따지면서 역할을 해내려고 하지만 결국은 비효율의 극치가 되는 것입니다. 게다가 목적을 상실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당위성은 유연함과 함께해야 합니다. 위의 과정들을 꼭 한 번 해 보세요. 그리고 충돌되는 역할 중 뒤로 밀린 역할에 대해서 비난하지 말고 안아주세요.


오늘 제가 준비한 내용은 여기까지 입니다! 다음 시간에 또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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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q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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