쾌적한 사회의 불쾌함 / 심리학관
1. 프로이트 시대(1856년 - 1939년)
프로이트가 실제로 치료를 하고
정신분석 이론을 발전시켜 나갈 때 참고한 대상
: 대영제국 빅토리아 여왕 시대(1837-1901),
유럽 부르주아 가정의 환자들
이시대의 유럽 중류/상류 계급 :
가부장제도와 깊이 연관된 젠더적 통념
"남자는 남자답고 용감하게"
“여자는 여자답고 정숙하게"를 내면화하고 살았음
이처럼 피하기 힘든 통념과 습관은
개개인에게 완벽하게 내면화되어
그것에 맞서 자유롭게 살기란 거의 불가능했음
프로이트 시대의 마음 문제의 근원이자,
신경증 치료에서 문제가 된 초자아의 불균형은
바로 이러한 통념과 습관에서 비롯되었음
(초자아) 가정과 공동체와 사회로부터
교육받으며 내면화한
'이렇게 하고 싶다' '이렇게 해야만 한다'는
생각으로 구성된 마음의 기능을 말함
* 초자아가 손조롭게 기능하면 : 자신이 원하는 이상을 향해 나아가게 하는 동기의 원천이 되고, 사회의 통념과 습관에 잘 적응하도록 도울 수 있음
* 반면 '이렇게 해야만 한다'는 압박감과 죄책감의 원천이 되기도 하고, 자신이 바라는 이상과 현실의 차이가 클 때는 열등감과 수치심, 콤플렉스의 근원이 되면서 인간에게 고통을 주기도 함
(ex) 원래는 활발하고 자유분방했던 여성이 '여자는 여자답고 정숙하게'라는 초자아를 내면화하면, 본래의 자신과 내면화된 통념과 습관 사이에서 딜레마에 빠짐
-> 이 딜레마에서 비롯된 갈등이 무의식적으로 억압되면 히스테리와 같은 신경증 증상을 드러내기도
** 프로이트의 신경증(Neurosis)은 무의식적 갈등과 억압된 불안이 신체화(히스테리)나 강박 등으로 나타나는 증상을 의미함. 초기 DSM(정신질환 진단 및 통계 편)에서는 이를 포함했으나,
현대 DSM-5-TR(2022 발간)에서는 과거 정신분석학적 용어인 '신경증(Neurosis)'이라는 명칭을 공식 진단명으로 사용하지 않음. 대신, 신경증적 증상(과도한 불안, 공포, 회피 등)을 기반으로 한 구분적인 장애 진단 체계로 세분화되었음
* 프로이트 연구에는
성(性)과 관련된 논의가 적지 않았음
-> 실제로 그가 활약했던 무렵 유럽 중류/상류 계급에서는 성과 관한 통념과 습관이 매우 엄격했으며, 이러한 억압적 분위기에서 딜레마에 빠진 여성 환자가 많았음
2. 코헛 시대(1970-80년대)
* 미국에서 활약한 정신과의사 하인즈 코헛(1913-1981)
: 프로이트가 말한 신경증을 대체하는
‘자기애성 성격장애'라는 새로운 문제를 제기했음
** 자기애성 성격장애 : 과대성(공상 또는 행동), 숭배에 대한 욕구, 공감 능력의 결여가 광범위하게 나타나며 대인관계에서 착취적인 행동을 보이는 정신건강 상태. 자신의 중요성을 과장하고 특별 대우를 기대함
프로이트 시대에 문제시되었던
가부장제로부터는 좀더 자유로워졌지만,
어머니가 홀로 육아를 담당하는 환경은
여성의 소외 문제로 불거졌고,
이는 새로운 페미니즘 운동을 불러일으켰음.
또한 교외의 단독주택에서 태어나고 자란
'타인 지향형 인간'들의 마음의 문제는
프로이트식 정신분석만으로는
더 이상 설명되지 않았음
* 사회학자 데이비드 리스먼
(내부 지향형 인간) 프로이트가 말한
성격적 성향과 초자아를 지닌 사람
(타인 지향형 인간) 20세기 후반 미국의 중류 사회에서는 부모나 지역 공동체의 영향이 줄고, 또래 집단이나 미디어를 통한 정보의 영향이 커지면서 인간의 성격적 성향이 바뀜
-> 오늘날 페이스북이나 엑스의 '좋아요' 수에 일희일비하고, 유행 및 SNS 속 모습을 의식하는 현대인의 모습에서도 찾아볼 수 있음
핵가족화가 진행되고
자기 집을 갖는 문화가 퍼지면서
아버지가 부재한 가정이 늘었고,
아이가 아버지로부터 통념과 습관을 배우고
내면화할 기회도 줄어들었음
관계의 중심은
자연스럽게 어머니와 자녀로 옮겨갈 수밖에 없었는데
이와 같은 모자밀착 상황에서
부모와 자식의 관계가 꼬이면
마음의 구조가
‘자기애성 성격'으로 자리잡는다고 보았음
** 자기애성 성격장애 : 과도한 자기 중요성, 찬사에 대한 갈망, 공감 능력 결여. 과도한 자신감과 달리 내면은 취약하고 낮은 자존감으로 가득 차 있는 경우가 많음.
코헛 : 모자 밀착이 생길수밖에 없는 사회 구조와,
아버지의 부재 및 통념과 습관을 알려줄 어른이
어머니 외에는 없는 환경 그 자체에
문제의식을 갖고 있었음
오늘날의 일본에서도
어머니 혼자 육아를 떠맡고
아버지 혹은 다른 어른과의 접점이 적은
가정에서 자란 환자들을 만나면
코헛이 말한 마음의 문제와
맞닥뜨리는 경우가 적지 않음
3. 현대
코헛이 세상을 떠난 후 사회는 빠르게 변했고,
그에 따라 우리를 둘러싼 통념과 습관의 양상도
끊임없이 바뀌었음
-> 그러는 동안 과거 밀실 속 핵가족 안에서 나타났던
모자 관계의 문제는 현대 일본 사회에서 점차 완화되고 있음
(이유 1) 이 같은 모자 관계를 만드는
가족 구조에 대한 사회적 이해가 높아졌음
-> 요즘 일본의 아버지들 대부분은 이전과 달리 '육아에 협력해야 한다'는 사고방식을 가짐
-> 육아에 적극적인 남성을 가리키는 '이쿠맨'이라는 말이 쓰이고, 남성들이 육아휴직이 제도적으로 보장됨
(이유 2) 복지와 행정 서비스가, 어머니와 아이가 고립되지 않도록 일찍부터 지원을 하고 있음
(이유 3) 대도시권에서는 아이들이 비교적 어린 나이에 보육기관에 맡겨지면서, 자기애성 성격이 형성되는 시기에 모자관계가 과도하게 밀착될 위험이 줄어듬
(이유 4) 요즘 아이들은 일찍부터 인터넷을 통해 세상의 통념과 습관을 배움
그 대신 지금의 아이들은
현대 사회의 통념과 습관에
완전히 포위당한 채 자라고 있음
-> 현대 사회의 통념과 습관은
부모로부터는 물론이고
거리, 보육기관, 미디어를 통해
‘당연한 가치관'으로 주입됨
오늘날 일본의 아이들은 철이 들기도 전부터
청결하고 예의 바르며 차분해야 하고,
의사소통 능력을 갖추어야 한다는 가치를 배움
효율적이고 지속적으로 경제 활동이 가능한
개인으로 자립해야 한다는 사고방식
역시 사회의 통념으로 내면화됨
(반론하는 사람) : "현대는 다양성의 시대다.
이를 프로이트 시대, 빅토리아 시대의 억압과
같은 선상에서 이야기해서는 안된다"
(저자의 주장)
물론 생활방식과 젠더 통념은
이전 시대보다 훨씬 자유로워졌고,
장애가 있어도 사회 참여의 기회가 생긴 것은 사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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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쾌적한 사회의 불쾌함>
건강하고 청결하며 질서 정연한 사회에서
우리는 왜 병들어가는가.
* 저자 : 구마시로 도루
(일본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 1판 1쇄 발행 : 2026.02.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