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존감 수업 / 심리학관
어렵고 힘든 성장기를 보낸 사람들은
많은 경우, 걱정거리를 안고 산다.
무의식적으로 과거의 경험이
현재의 삶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특히 그 불행이 가정에서 비롯됐거나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면 말할 것도 없다.
이들의 걱정은 부모의 모습을 그대로 투영함
(자주 싸운 부모 밑에서 자란 사람은)
자신도 결혼 생활을 제대로 하지 못할 것 같다는
불안감을 가짐
(폭력 부모 밑에서 자란 사람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폭력의 가해자나 피해자가 되면 어쩌나 하는
불안에 시달림
(도박이나 술 중독에 빠진 부모를 둔 사람은)
자신도 중독자가 되거나
배우자가 중독자가 되지 않을까 하는
불안감에 힘들어함
나아가서 이런 부모 밑에서 자란 내가
제대로 된 사랑이나 결혼을 할 수 있을지
끊임없이 의구심을 품고 있음
적극적으로 이 문제를
해결해보고 싶어하는 이들은
여러 심리학 책을 탐독함
불행하고 아픈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살아가는지 알아보고 싶고,
나도 해법을 찾아보고 싶으니까
심리학 책에는
온갖 종류의 정보와 해답이 들어 있어
많은 이들이 도움을 받음
왜 이러는지 알 수 없던 감정이
그제서야 비로소 갈피를 잡고
학문의 힘을 통해
원인을 파악하기 때문
심리학 책에서 도움을 받았다고 말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다음과 같은 과정을 거치는 듯함
1. 보편화(universalization)
'나만 이런 게 아니었구나'라는 생각의 힘은 대단함
-> 나만 특별한 환경에서 자랐고,
나만 불행한 줄 알았는데
책에는 나보다 더 심한 사람도 수두룩함
-> 그래서 마음이 가벼워지고 위안을 얻게 됨
2. 죄책감 탈피
심리학 책에는
‘인간이 이렇게 될 수밖에 없는 수많은 요인'이 등장함
-> 내가 겪는 문제가 나의 노력이 부족해서, 또는 못난 사람이기 때문에 빚어진 결과가 아니라는 주장이 많음
사람들은
곧 '내가 잘못해서 생긴 일이 아니구나'라는
깨달음을 얻고,
오랫동안 시달려온
죄책감을 내려놓게 됨
3. 지식화
감정으로 느끼던 것을
이성적으로 이해하고 해석하게 되면
마음이 편안해짐
뭔지 모르게 힘들고 괴로웠던 것이
오래된 트라우마였고,
나를 지배하는 핵심감정이었으며,
나를 힘들게 한 부모는
'투사'라는 방어기제를 사용했다는 것을
알게 되면 괴롭던 상황이 이해가 됨
친구에게 몇 날 며칠 털어놓아도
끝이 없던 신세 한탄이
몇 줄의 글로 간결하게 정리가 되니
마음도 그만큼 가벼워짐
심리학 책 몇 권 읽어서
모든 문제를 다 해결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문제는 심리학 책들의 사용설명서가
제각각 다르다는 데 있음
닥치는 대로 심리학 책을 읽고,
그들의 매뉴얼대로 따라 하고,
유명 강연을 들어봐도
나아지기는 커녕
더 큰 좌절감에 빠지는 경우도 많음
'아무리 노력해도 안 되는 걸 보니
나는 더 근본적인 문제가 있는 것 같아'라며
자포자기하기도 함
문제를 찾고 해결하기 위해
책을 읽는다는 것은
박수를 받을 일이다.
자신의 심리를 파고들고
해결책이 될 만한 행동을 해봤다면
분명 마음은 회복의 길을 걷고 있을 것
자존감을 회복하는 과정은
몸짱이 되는 것과 비슷함
그래서,
지속적인 행동과 노력을 하지 않고
심리학 책만 읽은 사람은
몸짱 트레이닝 교본만 읽은 것과 같음
트레이닝 교본은 몸이 망가진 이유를 알려주고,
근육 만드는 방법도 알려줌
하지만 실천이 없는 이론은 지식에 불과함.
몸짱이 되려면 직접 땀을 흘리고
근육운동을 해야 하는 것과 마찬가지
행동이 없는 상태에서 심리학 책만 읽게 되면
"내가 운동에 관한 책 엄청 읽었거든!
근데 이상하게도 살이 안 빠져!"라는 것과 같음
심리학을 독학한 사람들을 만나보면
유난히 부모에 대한 원망이 큰 경우가 많음
놀랍도록 유사하게
자신이 가진 문제의 원인을
부모에게서 찾곤 함
자신의 문제점을 합리화하고
가정 환경 문제로 국한하는 게
가장 쉬운 해결책이니까
이들은 너무도 쉽게
과거가 자신을 이렇게 만들었고,
그 과거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
부모라고 믿음
그러곤 자신의 미래까지
과거와 마찬가지로
형편없을 거라고 쉽게 단정지어버림
당연한 말이지만,
불행했던 기억에 사로잡혀 있으면
부정적인 감정이 듬
부정적인 감정에 빠져 있으면
자연스럽게
과거의 기억 중 부정적인 사건만 떠오름
분명 중간에 좋았던 일도 있었건만
그것들은 전혀 떠오르지 않음
결혼 만족도가 낮은 부부는
'항상' '언제나' '매일' 같은 단어를
자주 사용함
(WHY)
이 단어들을 사용하면
과거를 낙인찍기 편하니까
"당신과 같이 살면서
단 하루도 행복한 적이 없어!"라고
결론 내면서
좋았던 기억은 굳게 닫아버림
아픈 과거를 안고 살기란 쉽지 않음
-> 뜨거운 불덩이 하나를
품안에 넣고 살아가는 것과 같으니까
자존감이 건강할 때
그 불덩이는 안전한 히터 역할을 함
-> 하지만 자존감이 떨어질 때 이 불덩이는
나를 활활 태워 버리는 위험한 무기로 돌변함
자존감이 강한 사람 중에도
과거가 불행한 사람은 많음
-> 이들도 과거를 회상할 때마다
괴로워하고 자기 연민에 빠짐
-> 하지만 비교적 쉽게 빠져 나옴
반면 자존감이 낮은 사람들은
지나치게 가까운 곳에 불행을 놓아둔다.
가슴 한가운데나 어깨에
불운한 과거를 짊어지고 다닌다.
가만 내버려 두면
자연스럽게 잊힐 일인데,
무슨 일만 생기면 자꾸 꺼내본다.
그럴 때마다 번번이 데고
상처 입는다.
***************************
<자존감 수업>
하루에 하나,
나를 사랑하게 되는 자존감 회복 훈련
* 저자 : 윤홍균 선생님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