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캐릭터의 레벨 업 vs. 인간의 성장

공부 망상 / 심리학관

by 심리학관

(하지현 정신과 전문의)

* 육각형 인재 : 1990년대 중후반부터 서비스된 축구 게임 <위닝일레븐>에서 유저의 주요 능력치를 육각형 그래프로 표현하던 방식이, 점차 실생활의 다양한 영역에 쓰이면서 유행처럼 번진 단어


* 공부 시간을 제외하고 많은 시간을 게임에 할애하면서, 삶과 사회의 규칙을 익힌 사람들은 은연중에 게임 캐릭터를 키우듯이 양육을 함

-> 게임 캐릭터를 힐러, 전사, 마법사, 탱커로 키우듯이

-> 자기 아이도 한 가지 능력이 엄청나게 뛰어나거나, 또는 육각형이 모두 꽉 찬 인재가 되기를 바라는 것



(엄기호 사회학자)

* 성장과 레벨 업 사이의 서사

-> 게임이 삶을 이해하는 원형적 경험이 되면서, 인간의 성장을 곧 레벨 업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아짐


* 그런데 레벨 업과 성장은 성격상 많이 다름

(1) 성장 : 내면적 성장이 포함됨

(2) 레벨 업 : 객관적으로 측정 가능한 전투력이나 평판 등을 비롯한 외면적 성장이 더 중요함

-> 그리고 그것을 외형으로 보여주는 것이 아이템



(하지현 정신과 전문의)

* 의학적 성장 과정 :

기준을 어디에 두는지에 따라 분류

(1) 발달(development)

* 생애 전반에 걸쳐 일어나는

심리, 인지, 사회적 변화를 모두 포괄하는 의미

* 성장과 성숙을 다 포함함


(2) 성장(growth)

* 신체의 양적 변화에 제한해 쓰임

(ex. 키가 자라고 몸무게가 느는 것)

* 객관화와 수치화가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음


(3) 성숙(maturation)

* 상대적으로 질적 의미를 가짐

-> 생물학적 기능이나 구조가

완전히 발달하여 제 기능을 하는것

(ex) 전두엽 발달로 인해 철이 드는것



Q. 게임의 레벨 업은

발달, 성장, 성숙 중 어디에 속하는 걸까?

A. 레벨 업 : 한 레벨에서 아이템을 다 얻으면 그다음 레벨로 올라가는 단순한 과정

-> 게임 캐릭터가 몬스터와 싸워서 졌다면 그 과정에서 무엇을 얻었는지 피드백한다고 해서 이득을 보는 게 전혀 없음

-> 어떻게든 무조건 싸워서 이기는 게 중요하니까

-> 그 다음 레벨에서도 마찬가지


(엄기호 사회학자)

* 피드백을 하는 과정 :

레벨 업과 성장을 가르는 결정적인 요소

* 성찰 : 돌아보는 것 / 잘했는지 잘못했는지, 무엇이 잘못되었는지만이 아니라, 의미와 가치까지 포함하여 돌아보는 것을 의미함

* 기술적으로도 복기하지 않으면, 기술을 익히고 내 것으로 만들기 힘듬



성장의 핵심 :

'한번 해봤다' 정도가 아니라

해본 것을 돌아보고 곱씹으며

언어화하는 것


이 돌아봄을 통해

인간의 체험은 경험이 될 수 있다.


교육철학자 존 듀이의 이론 :

(체험) 어떤 것을 한번 해봄 / trying

(경험) 해본 것을 통해 무엇을 겪고,

그 겪음(undergoing)의 과정을 곱씹으며,

이유와 의미, 가치를 발견하게 말할 수 있게 되는 것



한국의 교육은

성장을 추구한 적이 거의 없었다.


한국의 교육이야말로

언제나 '레벨 업' 과정이었다.


학력고사부터 시작해서

지금의 수능까지,

입시 방법은 수없이 바뀌었지만,


아이템처럼 장착한 학벌이

평생을 따라다니는 시스템.


우리는

최종 아이템을 장착하기 위해

전투력을 높이는 훈련만을 해왔다.


문제를 풀고

정답을 빨리 찾아

점수를 올리기만 했지,


문제가 무엇인지 인식하면서

그 속에 자기 자신을

연루시키는 과정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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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 망상>

공부는 어떻게

우리의 믿음을 배신했는가.

* 엄기호 : 사회학자

* 하지현 : 정신과 전문의

* 초판 : 2025.12.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