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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심리학관 Dec 13. 2021

[박정민의 수다다방]  고양이 낸시

명랑한 하루

“제가 요새 많이 힘든 이유는..

뭐 일이 많기도 하지만,

일은 하면 되는 거구요.


제가 어떻게 할 수가 없는

“사람” 때문에

너무 힘들어요”라는

이야기를 자주 듣습니다.


“위”와의 관계(상사),

“아래”와의 관계(부하직원)

“옆”과의 관계(유관부서)

“바깥”과의 관계(고객)


일을 하다보면

생각하고 고려해야 하는

관계들이 한두가지가 아니니까요.

훌쩍.

토닥토닥토닥.


훌쩍. 토닥토닥토닥 / 출처 : Unsplash



그런데 결과를 놓고 보았을 때,

일과 관련된 사람들과의 갈등을

잘 해결하지 못하시고

많이 어려워하시는 분들에게

공통점이 있더라구요.


상대방에 대해 이야기를 할 때,

그 사람이 가지고 있는

어떤 특성 하나를

매우 중요하게 보시구요.


그 사람을 묘사할 때에도,

반드시

그 특성을 사용해서

이야기를 하시구요.


이 갈등의 원인을

그 특성 하나에

몰빵하셔서 설명하시는

경향이요.




MBTI(“I/E"라서 그래요. “T/F"라서 그래요)

성별(남자라서, 여자라서 그래요)

나이(꼰대라서, 어려서 그래요)

세대(X세대라서, MZ세대라서 그래요)

직급(임원이라서, 대리라서 그래요)

직무(OOO일 하는 인간들은 원래 그래요)

출신(전직 OO회사 출신이라 그래요)

부모재산(있는 집이라서, 없는 집이라서 그래요)

입사경로(공채라서, 경력직이라서 그래요)

계약형태(정규직이라서, 비정규직이라 그래요)

결혼유무(결혼해서, 결혼 안해서 그래요)

연애유무(연애를 해서, 연애를 안해서 그래요)

자녀유무(애가 있어서, 애가 없어서 그래요)

**** 하나의 특성만!! 봅니다!!!




생각나는 대로 쓱쓱 적어보았는데도,

벌써 숨이 찹니다.

그 외에도 정말 많지요. 헥헥헥.


문제를 신속하게 해결하기 위해

상황을 단순하게 구조화하는 능력은

정말 중요하고 가치있는 자원이지요.


하지만, 사람들과의 관계관리에서

상대방을

매우 단순한 특징 하나로

규정해버리는 경우,

문제해결이 더 어려워지는 때가

훨씬 많다고 생각됩니다.


하나의 특징이 이야기하는

일반적인 정보로

상대방을 설명하려다보면,


이해하거나 접근할 수 없는 부분도 많고,

오히려 반감을 일으키게 되는 경우도

많으니까요.



쟤는 오리라 그래요, 쟤는 곰돌이라 그래요, 쟤는 혼자 밥먹는 애라 그래요 / 사진 : MONICA



제가 좋아하는 그림책 중에

 작가님의

고양이 낸시(Nancy the Cat)라는

책이 생각나네요.



고양이 낸시 / 출처 : 알라딘



쥐돌이 지미랑 아빠는

어느 날

"이 아이의 이름은

낸시입니다"라는

쪽지를 달고

집앞에 놓여진

아가 낸시를 발견합니다.


너무너무 귀엽긴 했는데,

그 아가가

고양이라는 것이 문제였죠.


이 마을의 쥐어른들이

모여서 고민했습니다.


별 뾰족한 생각은 나지 않았지만,

우리 낸시가

너무너무 귀엽다는 것에 대해서는

모두 생각이 같아서

이렇게 결론을 내립니다.


“낸시가 고양이라는 건

어른들만 알고 있는 걸로 합시다”

“굳이 낸시가 다르다는 걸

상기시킬 필요는 없지”

“낸시를 평범한 쥐처럼

대해 줍시다”


다정하고 따스한 쥐어른들의

배려와 사랑 덕분에,

아가 고양이 낸시는

쥐어린이들과 어울려

즐겁고 행복한 나날들을 보냅니다.


그런데, 어느날

이 마을을 떠나 있었던

형아쥐가 돌아오지요.


낸시를 보자마자 기겁합니다.

쥐어른들에게 따져묻지요.


“밖에 애들이랑 노는

저 커다란 게 뭐라고 생각하세요?”


(쥐어른들의 대답)

“낸시지”

“더거씨네 딸”

“우리 아들 친구”

“귀여워”


ㅎㅎㅎㅎㅎ


형아쥐는 더 격분합니다.


“고양이라고요, 여러분!

우리들의 천적!!”


이 이야기를 엿들은

쥐어린이들은 결심합니다.


“낸시는 우리가 지켜줘야 해”

“낸시는 우리 친구잖아”


형아쥐가 볼 때마다

낸시의 멋진 점을 어필하려

있는 힘을 다하지요.


“낸시가 없었으면

어쩔 뻔 했어!!!”

“낸시는 정말 대단해!!”


그리고

낸시 오빠 지미는 부탁합니다.

“낸시 너무 미워하지 말아줘요”

“낸시는 지미의 소중한 동생이에요”


ㅠㅠㅠㅠㅠ


형아쥐에게 동네 어르신이

허허 웃으며 묻습니다.

“낸시 쫓아내기 작전은 잘 되어가니?”


형아쥐의 이 대답이

저는 정말 좋았습니다.




제가 틀렸었어요.

눈을 가리고 있었던 건

저였어요.


고양이인 낸시만 보느라

다른 낸시들은 못 봤어요.


더거씨의 사랑스러운 막내딸 낸시

지미의 소중한 동생 낸시

친구들을 배려하는 낸시

모두가 너무나도 아끼는 낸시




우리도 함께 일하는 사람들의

어느 한면에만

너무 집중하고 있지는 않을까요.


나의 넓지 않은 시각과

편견을 담고 있는 태도가,

오히려 상대방에 대한 이해를 방해하고,

원활한 소통을 어렵게 하는 것은

아닐까요.


요새 내 머리속을

가득 채우고 있는

“골치아픈 누군가”가 있다면,


새삼스럽게

지금까지와는

조금 다른 시각으로

바라보는 기회를 가지시기를

진심으로 권해드리고 싶습니다.


** 오늘 독자님들과

같이 들어보고 싶은 노래는요.

정말정말 여러 각도에서

사랑하는 사람의

모습을 묘사해주는


<슬기로운 의사생활>의

전미도 배우님과

정문성 배우님의

“사랑이란”입니다.

: 뮤지컬 '어쩌면 해피엔딩'




니가 날 볼 때 너의 그 눈빛과

니가 웃을 때 너의 그 미소와

니가 먼 곳을 볼 때 너의 그 옆모습과

나는 모르는 너의 단어들과

나보다 많은 너의 깊은 생각들

날 웃게 하는 너의 말투와

너무 따뜻한 너의 예쁜 마음들






[COZY SUDA 박정민 대표]


* 박정민 소개자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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