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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심리학관 Apr 04. 2022

[박정민의 수다다방]  꽃가꾸기 / 덕질 영업 1탄

명랑한 하루

어렸을 때 저에게 있어서

"봄"이라는 계절은

곧 "춥다"라는 단어가

떠올리는 때였습니다.


제가 다녔던 학교는

돌도 많고 바람도 많이 부는 곳이거든요.

게다가 봄에 개강을 하면

영하의 날씨가 아니니까  

당연히 난방을 안해주구요.


초봄이라는 계절은

옷을 여러 겹으로 껴입고

코를 훌쩍이며

추워추워 웅크리고

다녀야 하는 때였죠.


춥기만 했던 봄 / 출처 : Unsplash



그런데 몇 년 전

단독주택으로 이사오면서,

"봄"은

한겨울부터 손꼽아 기다리는

때가 되었습니다.


식물을 키우게 되었거든요!! ^^


오늘의 수다는

덕질 영업 1탄

꽃 가꾸기 입니다.


글라디올러스 구근 / 사진 : Monica



올해에는 글라디올러스 구근을 가득 심었습니다.

Red, Orange, Pink, Yellow, Purple!!!!

화려한 색으로 물들은

여름 정원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백합이랑 튤립, 수선화와 같은 구근 식물은

코로나가 시작되었던 2020년에

처음 심기 시작했는데요.

너무너무 매력적입니다.


조그맣고 메마른 양파 같이 생긴 녀석을

흙속에 묻어주고 물을 주기만 하면요.

어느날 귀여운 얼굴을 뾰족 내밀구요.

튼튼한 줄기를 쑥쑥 키워서

색깔 고운 꽃까지 피워줍니다.

진짜진짜 신기방기해요.


작년에 피었던 예쁜 백합들 / 사진 : Monica



30년 전, 20년 전, 10년 전만 해도

제가 이렇게 손꼽아 봄을 기다리고,

꽃시장에 구근을 사러 가고,

화분에 구근을 심으면서 즐거워하고,

새싹이 나오나

꽃봉오리가 폈나 시시때때로 들여다볼지

정말 상상하지 못했었어요.


꽃을 심고 기른다는

진짜진짜 즐거운 일을

시작하게 되어

아주 신나 하고 있습니다. ^^


제가 많이 좋아하는

소설 "비밀의 화원"의 주인공인

(프랜시스 호즈슨 버넷 작가님)

메리와 콜린도 정원을 가꾸고

꽃과 나무 속에서 뛰놀게 되면서

몸과 마음의 건강을 되찾게 되더라구요.


 "비밀의 화원" 완역본. 너무 좋아요 / 출처 : 알라딘


*****************


(디콘 : 정원 가꾸기를 가르쳐주는 꼬마 선생님)

디콘은 죽은 것처럼 보였던 장미 가지에

새순이 돋아난 것을 보여 주었다.

디콘은 수많은 연둣빛 싹이

새로 흙을 뚫고 나온 것도 보여 주었다.


두 아이는 신이 나서 코를 땅에 갖다 대고

킁킁거리며 따뜻한 봄 내음을 들이마셨다.

둘은 땅을 파고 흙을 퍼 내면서도,

너무나 황홀해서 소리 죽여 쿡쿡 웃었다.


마침내 메리 아가씨의 머리가

디콘의 머리처럼 헝클어졌고,

뺨은 디콘의 뺨만큼이나 빨갛게 되었다.

(p216 / 비밀의 화원)


********************


식물을 기르는 행동 자체가

우리의 마음건강에 큰 도움이 된다고 많이 이야기하죠.


인지행동심리치료 전문가인

Gillihan 박사님은 식물을 기르면서

마음의 건강을 얻을 수 있는 점에 대해

이렇게 설명하시더라구요.


10 Mental Health Benefits of Gardening

(Seth Gillihan Ph.D / 2019.06.19 /

Psychology Today)



01. 수용(acceptance)의 연습

통제할 수 없는 세상일에 대해

우리는 끊임없이 좌절하지요.

식물을 키우면서도

우리가 마음대로 되지 않는 일은

너무나 많습니다.


열심히 심어놓았더니

엄청난 장대비가 내리쳐서

코스모스랑 해바라기를 몽땅 쓰러뜨리기도 하구요.

내가 원하지 않는 이름모를 풀들은

끈질기게 소중한 수국이 크는 것을

옆에서 방해하기도 합니다.


우리집 꽃들은

뜨거운 햇살이 내리쬐는 것을

꾹꾹 참고 열심히 물을 주었을 때보다,

살짝 내린 비를 더 좋아하고

바로바로 반응하는 것을 보며

섭섭하기도 하구요. ㅎㅎㅎ


식물을 키우면서는

이렇게 통제할 수 없는 것은

받아들이는 연습을 하게 되구요.

통제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하게 됩니다.

(올해 여름에는 장마가 오기 전에

글라디올러스 지지대를 꼭 세울 계획입니다!!)


02. 사람들과의 연결

꽃과 나무에 관심을 가지게 되면서

친정 부모님과 시부모님께

식물 선물을 많이 하기 시작했습니다.


시어머님께 보내드린 앵두나무 / 사진 : 시어머님


화분 키우는 것에 큰 재미를 느끼고 있는

중학교 친구와는 같이 길을 걸으면서,

"나, 이 나무 이름 알아!"
"나, 이거 키워봤어!"

이런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야, 중학교 때에는 우리가 만나서

꽃이랑 나무 이야기를 할 거라고

상상이나 했겠냐"하고

같이 웃었습니다.


뜨개질로 만든  / 사진 : Monica


농부학교도 다니신 선배님과는

같이 식물원 산책도 가구요.

정원 가꾸기에 대한 책도 서로 소개해주구요.

코바늘 뜨개질로 꽃도 만들어

선물해드리곤 합니다. ^^


꽃만 키워도 즐거운데,

주위 사람들과의 관계까지 더 좋게 만들어주고

확장시켜준다는 것은 정말 고마운 혜택이지요.


03. 순간을 충실하게(Being Present)

식물에 물을 주고

이파리를 닦아주고

영양제나 비료를 주고

어디 상한 데 없나 살펴봐주고

햇빛과 바람을 쐬어주는 시간은

"그 순간에 집중할 수 있게" 해줍니다.


건강한 마음관리가 가능하구요.

스트레스를 소화할 수 있게 해주구요.

우리에게 꼭 필요한

"멍 때리기"를 하며

머리를 비울 수 있는

기회도 제공해주니까요.


식물 키우기의 세계로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

출처 : Unsplash



이제 집 밖의 세상에서는

진달래랑 개나리가

분홍 노랑 인사를 준비하고 있구요.

벚꽃과 목련이

하얀 얼굴을 내밀겁니다.


독자님의 집에도,

방 안에서도

활기넘치는 에너지를

서로 주고받을 수 있는

식물 한 녀석 데려오시면 어떨까요.


초록초록 식물,

색깔고운 꽃과 함께 하는

마음건강 관리과정을 통해

우리 독자님이

더욱 더

몸튼튼

마음튼튼해지시기를

기원하겠습니다.


[COZY SUDA 박정민 대표]


* 박정민 소개자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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