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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심리학관 Apr 11. 2022

[박정민의 수다다방]  뜨개질 / 덕질 영업 2탄

명랑한 하루

중학교 때, 고등학교 때,

바느질이나 뜨개질을 하라고 하면

정말 치를 떨며 싫어했었습니다.

앞치마에 수를 놓는 숙제,

반바지 만드는 숙제,

레이스 뜨는 숙제.

너무너무 재미가 없었거든요. ㅎㅎㅎ


그런데 또 살다보니까

코바늘 뜨개질에 재미를 붙인

저 자신을 발견하는 날이 왔습니다. ^^


오늘의 수다는

덕질 영업 2탄

"뜨개질"입니다.


처음으로 완성해본 목도리 / 사진 : Monica


일 안하고 시간있을 때

뭐하세요? 라고 누가 물어보면

제 대답은 항상 "책을 봅니다"였습니다.


좋아하는 소설 작가,

모으고 있는 만화 작가의

신간이 나왔다는 소식을

서점 사이트에서 문자로 알려주면,

바로바로 주문하고 두근두근 기다리구요.

배달온 택배 상자를 열 때만큼

기분 좋은 때는 없었거든요.


그리고, 정말 피곤할 때는

수없이 읽어서 거의 외우고 있는 만화책을

머리 텅 비운 상태에서 보고 있는 것이

스트레스 해소 방법이었구요.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새로운 시간 보내기 방법을 찾고 싶어졌습니다.

가만히 앉아서 무언가를 보고 있기보다는

나도 뭔가를 하고 싶어지더라구요.


제 신랑은 프라모델을 만들거든요.

단독주택으로 이사온 다음에는

드디어 지하실에 spray booth를 만들고

도색도 하고 있습니다.


최근에 신랑이 도색한 윙건담 / 사진 : Calvin


결혼한 20년 동안

신랑이 건담을 만들고 노는 모습이

항상 부러웠습니다.

자신의 손을 움직여서

뭔가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이요.

그런데 저는 워낙 손재주가 없는 사람이라

뭘 할 수 있는 것이 없더라구요. ㅠㅠ.


몇년 전부터 친한 친구가

뜨개질을 시작했다는 이야기를 듣고 있었습니다.

그낭 그런가보다 하고

귓등으로 흘려듣고 있었는데요.

어느 날 스웨터를 직접 만들어 입고 나온 걸 보니까

갑자기 많이 부럽더라구요.


왜 그럴 때가 있잖습니까.

갑자기 확 뭔가 마음이 당길 때가요.


인터넷을 찾아보니

뜨개질 package라는 것을 팔더군요.

바늘에 실에 패턴까지 한꺼번에 챙겨주는 거요.

그리고 유투브를 보니

훌륭한 선생님들이

상냥하게 조곤조곤 가르쳐주시는 거에요!!

저같은 손재주 없는 사람도

이해 가능할 정도로요!!!!


처음 만들어본 다리 달랑달랑 꼬마 인형 / 사진 : Monica


그렇게 코바늘 뜨개질을 시작했습니다.

잘 모르겠는 것을 잔뜩 긴장해서 하다보니

처음에는 등이랑 팔 어깨가 너무 아플 정도였어요.

저녁마다 뜨개질을 하기 위해!!

등 마사지를 하고 팔 어깨 찜질을 열심히 했습니다.


이제 뜨개질러 5개월차인데요.

뜨개질 근육도 조금씩 붙고 있습니다.

처음보다 덜 아프거든요. ㅎㅎㅎ


플라맹고 드레스를 만드는 데에 열심히 공을 들였습니다 / 사진 : Monica


저는 뜨개질을 하면서

마음관리에 큰 도움이 되더라구요.


자기자신을 들여다보고

휴식의 시간을 선물하는

명상이라는 것이

꼭 요가복 입고 요가매트에 앉아서

물소리 새소리를 들으면서 해야 하는 것은

아니라고 하지요.


밥을 먹으면서도,

길을 걸으면서도 할 수 있는 것이

명상이라구요.


뜨개질 역시

명상이 가능하더군요.


색색가지 예쁜 색깔의 실을 만지고

불필요한 생각을 하지 않고

제가 좋아하는 인형을 만들어내는 데에 

집중하는 작업이

"지금 이 순간"에 머무를 수 있도록 도와주더라구요.


올해의 색깔이라는 고운 '보랏빛' 모자를 씌워주었습니다 / 사진 : Monica


꽃가꾸기와 마찬가지로

뜨개질도 사람들과의 연결관계를 강화해주더군요. ^^


모자랑 목도리를 떠서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선물하구요.

친구들과 모여서

함께 뭔가를 만드는

뜨개모임이라는 것도 해보게 되구요.

쓰지 않는 뜨개실을 나눠주러

이전까지는 자주 안보던 얼굴을

이제는 잠깐씩이라도 보게 되더라구요. ㅎㅎㅎ


뜨개질의 마음관리 혜택에 대한 글에서도

비슷한 이야기를 합니다.


뜨개질을 통해

사람들은 긴장을 풀고

스트레스를 소화하게 되었다고 하구요.

뜨개질을 하는 행동은

불안수준을 낮춰주고

신체적인 통증을 견뎌내게 도와주고

사회적 관계도 강화시켜준다고도 하네요.



이와 같은 혜택을 가져다주는 것은

꼭 뜨개질이 아니더라도

뭔가를 만들어내는 행동이면

다 가능할 거라 생각됩니다.


남들이 멋지다고 하는 것이나

유행하는 것이 아니라요.

내가 좋아하는 것,

내가 보고 싶은 것,

내가 갖고 싶은 것이라면

뭐든지 좋지 않을까요.


예쁘게 만들 필요도 없죠.

내다 팔 것도 아니구요.

누구한테 평가받을 것도 아니니까요.


순전히 나를 위해서

내가 좋아하니까

뭔가 조그마한 것을

만들어보면 어떨까요?

오늘의 마음관리에

아주아주 큰 도움이 될 거라

확신합니다.



[COZY SUDA 박정민 대표]


* 박정민 소개자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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