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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찰빵심리] 감정 인식

감정 인식은 내가 원하는대로 살게 해 주는 첫 알람

by 심리학관

(부제: 마카롱은 놓쳤어도 가족여행은 안 망치는 법)



안녕하세요? 와! 벌써 5번째 만남이네요! 으앙! 저는 여러분을 만나는 날이 점점 더욱 기대되는데요! 두근두근 한답니다.


지난 번의 “자기 위로(셀프 수딩, self-soothing)” 잘 보셨나요? 지난 번 글에서 여러가지 아직 다루지 않은 개념들이 나왔었죠! 오늘은 그 중의 하나인 “감정인식”을 살펴볼게요! 자, 그럼 고고! ^O^




다음의 사례를 한 번 살펴볼까요?


사례 1



눈이 내린 다음 날, 기온이 올라가 땅바닥이 질척입니다. 오늘은 스터디를 하러 가는 길입니다. 스터디 하는 곳으로 가기 전에 마침 1+1행사를 하는 상점에 들러 그 동안 봐 왔던 물건을 살 것입니다.


“아씨, 땅바닥 드럽네. 짜증나.”


땅바닥이 녹은 눈과 흙이 섞여 블랙아이스로 가득하네요!


어찌어찌 뒤뚱대며 지하철 역에 도달했습니다. 그런데 지하철이 막 떠났습니다! 오늘 어제와 같이 나왔지만 땅이 질척거려 조금 느리게 걸어서 시간이 촉박한데 말이에요!


“아씨, 놓쳤네. 짜증나게.”


다음 지하철을 기다려 타고 목적지에 도착했습니다. 근데 2분 늦는 바람에 오늘 사려고 한 물건을 사지 못하게 된 것입니다!


“아, 진짜! 2분 늦었다고 까다롭게 구네 진짜!

짜증나게… 망해라!

망해야 찾아오는 사람 귀한 줄 알지!”


다시 발길을 돌려 그 다음 일정을 향해 갑니다.


“오늘 일진 안 좋네.

되는 일 하나도 없네 진짜…”


근데 그만! 새 신발에 엄청나게 큰 블랙아이스가 튀어 있는 것을 발견합니다!


“아, 진짜!! 이거 산 지 얼마 안 된 건데!

짜증나게!”


너무나도 짜증나지만 두 번째 목적지에 도착했습니다. 도착하니 함께 스터디를 하는 사람들은 이미 와 있네요. 각자 가볍게 인사를 하고 스터디를 시작합니다. 그런데 그 중 한 명이 계속 맥락과 맞지 않는 질문을 합니다!


'아, 왜 저래. 짜증나… 저 사람 안 왔으면…'


그래도 잘 참고 스터디를 마친 후 집으로 돌아갑니다. 그 때 핸드폰이 울리네요. 주머니에서 핸드폰을 꺼내려는 순간! 핸드폰이 땅에 떨어집니다! 퍽!


“아!!! 진짜 오늘 왜 이래!!!!

아아악!!!!!!!!

아씨! 짜증나 진짜!!!!!!!”



© Eqd



여러분 위의 사례를 보니 어떤 느낌이 드시나요? 아니면 아직 우리는 생각에 집중하는 것이 익숙하니 떠오르는 생각도 말해볼까요?


“아, 진짜 짜증날 것 같은데요.”


네, 맞습니다. 정말 저 사례의 상황은 “짜증”납니다. 우리는 평소 “짜증나.” 라는 말을 많이 씁니다. 짜증나 다음에 욕이 붙기도 하죠! 하하! 세트와 같은 그 욕! (숫자로 된 그 욕!)


“지가 잘 못해 놓고 왜 저러죠.”

“그럴 수도 있지, 뭐 저런 일 흔하잖아요.”

“내 마음에만 드는 날이 어딨나요. 다 저러지.”


위의 문장들은 우리가 흔하게 하는 반응들입니다. 감정에 대한 인식을 건너뛰고 판단하고 얼른 정리해버리려고 하는 말들입니다. 그럼 위의 상황을 더욱 자신의 일이라고 상상하며 다시 어떤 감정이 드는지 볼까요?


* 사례 1에서 주인공이 느낀 감정은?


새 신발을 신고 나와 기분이 좋았을 것입니다. 게다가 오늘은 평소 좋아하던 것을 하나 더 받을 수 있는 행운의 날! 기대감이 컸을 거에요. 그런데 새 신발에 더러운 것이 튀어 당황했을 것입니다. 그리고 신발이 더러워져 안타까웠을 것입니다. 지하철을 놓쳐 약속에 늦을까 봐


불안했을 것이고 기대했던 것을 1+1로 사지 못해 실망했을 것입니다. 시간을 철저하게 지킨 상점주인에게 서운하기도 했겠죠. 스터디에 집중하고 싶었고 스터디를 방해하는 사람에게 가 났을 것입니다. 핸드폰이 떨어질 때


놀랐을 것이고 깨진 화면을 보며 마음이 아팠을 것입니다. 고칠 생각을 하니 난감했을 거에요.


< 감정 인식하기 >

1. 감정 분화

2. 감정 명명

3. 감정 인식

4. 감정 표현


어떤가요?


“짜증” 이라는 하나의 감정단어를 분화 시켜보니 저렇게 많은 감정들이 나오죠?


감정분화하여 인식하는 것은 중요합니다. 감정을 제대로 인식해야 감정을 처리할 수 있으며 폭발하는 듯한 감정의 소용돌이에서 잘 빠져나올 수 있습니다.


그런데 “짜증” 이라는 단어는 감정 단어이지만 감정이 전혀 분화되지 않은 단어입니다. 분화되지 않았다는 의미는 그 어떤 부정적인 감정도 “짜증” 이라는 단어 하나로 퉁 치게 된다는 뜻입니다. 정확한 감정 단어를 사용하지 않고 “짜증” 이라는 단어만을 주로 사용하게 되면 다음과 같은 상황에 매우 자주 부딪히게 됩니다.


“아, 짜증나.”

“아, 빡쳐!!!!”


즉, 짜증나 라는 말을 되풀이하는 것 외에 내가 할 수 있는 것이 없는 것처럼 되는 방향 잃은 감정 폭발만이 남게 됩니다. 이는 감정은 느끼지만 정확히 그 감정이 무엇인지 감정에 대한 이름을 붙이는 것이 잘 안되는 것으로 “감정명명”이 잘 되지 않는 예시입니다.


감정명명이란 내가 느낀 감정에 정확한 이름을 붙이는 것으로 감정명명이 되려면 감정을 나타내는 단어에 어떤 것들이 있는지 알아보는 것이 필요합니다.


감정이란 잡초 같아서

아무리 눌러도 자랍니다.

밥을 안 먹으면 배가 고픈 것처럼

감정은 자연스럽게 일어납니다.


그런데 특히 부정적 감정은 압도적으로 다가오는 경우가 많아 대부분 감정을 억누르려고만 하는데 여기에서 개인이 경험하는 수많은 문제들이 시작됩니다.


긍정적 감정은 묘하게 죄책감을 동반하는 경우가 있는데 기분 좋은 순간에도 이 기분 좋음을 한껏 누리면 안 될 것 같은 것 말입니다.


이렇게 상황이 생기면 당연히 생기는 감정에 제대로 이름 붙이지 않고 짜증나! 라는 말로 표현하게 되면 내가 지금 느낀 감정이 정확히 무엇인지 모르게 되며 이는 “감정인식”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나아가 “감정표현”을 하지 못하는 “감정표현불능증”에 빠지게 됩니다.


감정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면 이 감정을 잘 타당화 할 수 없고 결국 셀프 수딩까지 못하게 되어 감정을 표현하지 못해 방향 없는 부적절감에 스스로만 쥐 잡듯 잡거나 타인과 상황에 대한 분노만이 남게 됩니다.


감정명명에서부터 감정인식까지의 흐름에 대해 보셨나요? 그렇다면 감정인식이 왜 중요한지 다음의 사례를 보시고 더 살펴보겠습니다.


** 사례 2


오늘은

그 동안 고생하신 부모님을 모시고 온

첫 여행!

미리 예약한 근사한 곳에서

식사하는 날!


나 : 엄마, 아빠 오늘 여기 예약하느라 진짜 힘들었어요!

아빠 : 뭐 이런 곳을 다 오냐.

나 : ……

엄마 : 아, 이 양반이 이런 곳에 오면 그냥 먹어요. 근데 여기 왜 이렇게 비싸냐?

나 : …… 여기 우리나라랑 달라서 다 이래요… (그래도 다시 힘을 내어. 아이고 이걸 쓰면서도 참 주인공이 애쓰는 모습에 토닥거려 주고 싶네요ㅠㅠ) 여기 스테이크 유명해요! 스테이크랑 파스타하고 샐러드 시키면 돼요. 스테이크는 지금 시즌 행사하는 거 이걸로 시키고 우리 3명이니까(사실은 부모님께 한 번 온 김에 유명한 메뉴 다 드시게 하고 싶은 마음으로) 스테이크는 이거 시키고 다른 것들은 이거랑…

아빠 : 뭘 그렇게 많이 시켜.

나 : 아, 이거 스테이크 하고 나머지는 파스타…

엄마 : 하이고? 야, 너무 비싸다. 다른 곳 가자. 이거 소고기니? 하이고 소고기라도 그렇지…

나 : ……

아빠 : 돈 아껴 써라. 여행 오면 돈 개념이 없어서 쉽게 쓴다.

엄마 : 다른 데 가자. 고기가 다 같은 고기지. 외국에서 먹는다고 뭐 다르냐.

나 : …… 아, 여기 유명한 곳이라고! 내가 돈 낸다는데 왜 그래! 그리고 지금 다른 곳 어딜 가! 여기는 다 예약으로 받는다고! 그냥 먹어요!

아빠 : ……

엄마 : 왜 화를 내? 비싸니까 비싸다는 거지!

나 : 아까도 그래! 내가 그랬잖아! 미리 예약한 거라서 그냥 거기서 하라는 대로 하면 된다고!<찰빵 주 : 액티비티를 했던 것 같군요> 근데 뒤에 사람들 다 있는데 거기서 취소 안 되냐고 하고! 아빠는 먼저 내려가 있는다고 하고! 그럼 엄마랑 나랑만 사진 찍고 그래? 그냥 좀 하자는 대로 하면 안돼? 왜 여기까지 와서 그래!!

아빠 : 아, 그래서 같이 했잖아. 너 왜 화를 내.

엄마 : (안절부절) 아까 그거 재밌었어. 그래 화 풀어.

나 : 나 화 안 났어!! 왜 자꾸 화 냈다고 그래!! (눈물 터지기 직전)

아빠 : 이럴 거면 가자. 뭐 대단한 거라고… 쯧. 너 돈 그렇게 쓰는 거 아니라고 말하는 거지. 외국에 오면 돈 쓰는 거 개념이 없어진다. 너 그거 월급 받아서 이렇게 쓰면 뭐가 남냐.

엄마 : 그래. 너 힘들게 버는데 돈 많이 쓰니까 그런 거지. 아이고 당신도 그만해요.

나 : 내가 번 거 내가 엄마, 아빠한테 쓴다는데 왜 그래! 내가 이 정도도 못 해? 우리 처음으로 해외여행 다 같이 온 건데 그냥 좀 즐기면 안 돼? 엄마도 기대된다고 했잖아! 근데 왜 그래! 아빠는 왜 꼭 마지막에 이래! (결국 눈물이 터짐. 눈물이 터지지 않는다면 가슴이 터짐 ㅠㅠ)



© Eqd


위의 사례를 보니 어떠신가요?


위의 가족은 모두 감정인식이 잘 안 되는 상태로 대화하고 있습니다. 인식이 안 되니 감정표현이 당연히 안 되어 상대방을 비난하는 듯한 표현들만 오가네요.


그럼 가족들이 각자 어떤 감정들을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지 살펴볼까요? 그러려면 위의 가족들의 마음을 공감해보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아, 여기서 또 “공감” 이라는 많이 들어본 단어가 나오네요! 공감은 흔하게 접하는 단어지만 공감을 해 나가는 과정은 사실 어떻게 해야하는지 잘 알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공감”에 대해서는 따로 페이지를 내어 살펴볼 거에요! 아닛? 또 예고를? 이 정도면 저는 예고하는 병에 걸린 것이 아닐까요! 하핫!


오늘은 “공감”하는 것이 연습이 필요한, 길러야 하는 능력임을 말하는 것까지만 말씀 드릴게요!


자, 그럼 공감을 통해 가족들의 마음을 살펴봅시다! 오늘은 특별히 퀴즈형식으로 진행해 볼게요! 아래의 빈 칸을 채워보세요!


<다음 가족의 감정을 상상해 봅시다 ^O^>


나 :

엄마 :

아빠 :


다들 해 보셨나요? 그럼 해답을 볼까요? 아! 해답이라고 해서 정답이라는 것은 아닙니다. 어디까지나 높은 가능성이죠. 여러분들이 생각한 “감정”들과 다음의 예시 해답을 함께 보시면 됩니다.


** "나"의 감정


우선 나. 나는 여행을 계획했죠. 그런데 왜 마음 편하게 혼자 가거나 마음 맞는 친구와 가지 않고 부모님과 갈 계획을 세웠을까요? 힌트가 위의 대화에 있었죠! 처음으로 가족들과 해외여행을 가고 싶었던 겁니다 ㅠㅠ.


여기서 감정은 기대감이겠네요.


그런데 맛있는 음식을 먹으려고 간 레스토랑에서


싸움이 벌어집니다. 이 때의 감정들은 서운함, 분노, 안쓰러움, 안타까움, 걱정 등입니다.


처음으로 온 가족여행에서 여전히 돈 걱정을 하는 부모님에 대한 안쓰러움, 열심히 준비한 여행 코스에서 적극적이지 못한 모습을 보이는 부모님에 대한 서운함, 굳이 여기까지 와서 훈계를 하는 부모님에 대한 분노, 다른 사람들은 다 즐겁게 식사하고 여행하는 것 같은데 우리가족은 이렇게 반복되는 싸움을 하는 것에 대한 안타까움. 그리고 그 와중에 항상 그래왔던 것처럼 가족들의 눈치를 보시는 엄마에 대한 걱정까지. 이렇게 다양한 감정들이 일어났다 사라졌습니다.


그리고 여기서 매우 중요한 감정이 있습니다. 가장 최전방에 일어났다가 아주 빠르게 다른 감정으로 대체되어 버리는 “당황스러움”.


나는 매 순간마다 부모님이 좋아하실 것 같았는데 예상치 못하게 태클 (나는 분명 부모님의 잔소리가 태클 같았을 거에요) 을 거실 때 주변에 사람들까지 많았다면 당황했을 것입니다.


그러나 당황스러움은 아주 강력하게 신체반응을 일으키기 때문에 우리는 이 당황스러움을 얼른 다른 감정으로 대체해 버립니다.


대체되는 감정 중 원탑은 “분노”. 그래서 위의 대화에서 결국 나는 화를 내며 울게 됩니다.


© Eqd


** "엄마"의 감정


자, 이제 엄마의 감정을 따라가 볼까요? 엄마는 생각보다 비싼 음식 가격에 놀라셨죠. 그리고 자녀의 여행경비에 대한 걱정을 합니다. 힘들게 번 자녀의 돈인데… 하셨을 거에요. 그리고 아빠와 설전을 벌이는 상황에서 안절부절함, 걱정을 느낍니다. 그리고 엄마는 미안함도 느낍니다. 액티비티를 왜 즐기지 못했냐면서 안타까워하는 자녀에게 머쓱함미안함을 느낍니다. 그리고 잘 드러나지 않지만 여기까지 와서 또 자녀에게 훈계하는 아빠에 대한 작은 원망도 느껴집니다.



© Eqd



** "아빠"의 감정


이제는 아빠입니다. 아빠는 시종일관 투덜대는 것 같은 모습을 보이네요. 그럼 아빠의 감정은 짜증, 분노, 불편함 일까요? 사실 여기서 감정에 대한 인식이 제일 안 되는 것은


아빠입니다. 그리고 나만큼 큰 감정을 느끼고 있는 것도 아빠입니다. 그런데 저렇게 화만 냈죠.


아빠는 자녀에 대한 걱정이 매우 컸습니다. 그리고 자녀의 경제적인 안정에 대한 불안도 큽니다. 이 불안은 아빠의 것일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당황스러움을 가장 많이 느끼고 있습니다. 처음 온 곳에 대한 낯설음이 당황스러움을 불러일으키고 내가 제대로 하고 있나? 에 대해 불안해 하며 제대로 하지 못하는 것에 대해 불편함을 느낍니다.


액티비티는 처음 하면 누구나 어색한데, 처음 온 식당에서는 누구나 능숙하게 주문하지 못하며 처음 보는 음식에 대해서는 이거 어떻게 먹는거지? 라고 누구나 의아해하는데도 아빠는 처음 하는 것에 대해 피하고 싶은 마음이 큽니다. 거기다가 해외여행에 들어가는 돈에 대해, 자녀의 지갑사정에 대해, 나아가 자녀의 인생에 대해서까지 걱정합니다.



© Eqd


이렇게 가족들의 감정을 봤습니다. 가족들의 감정을 들여다보니 어떠셨나요?


저는 마음이 아파옵니다. 다 서로서로 걱정했던 것인데 결국 싸움이 되었고 누구는 울고 누구는 입을 다물며 누구는 눈치를 보게 되었죠. 결국 부정적인 감정의 덩어리만 덜렁 남겨졌네요. 그리고 이 결말은 슬픕니다.


감정을 인식해 봤으니 이제 어떻게 실생활에 적용하는지 볼까요? 위의 대화를 재구성해 보겠습니다! 여러분들이 감정을 인식하고 나서 실제 대화에 적용해 보세요!


놀랍게도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고 나의 마음을 제대로 상대방에게 전달하여 화기애애한 결말에 이르게 되는 것을 경험하실 거에요!


** 사례 2의 재구성

감정인식을 하는 가족들의 대화


오늘은 그 동안 고생하신 부모님을 모시고 온 첫 여행! 미리 예약한 근사한 곳에서 식사하는 날!


나 : 엄마, 아빠 오늘 여기 예약하느라 진짜 힘들었어요!

<기대감을 인식하고 살짝 긴장한 부모님의 불안함을 인식하며>

아빠 : <자녀의 기대감을 인식하면서 비싸 보이는 레스토랑의 메뉴에 놀란 자신을 인식하고 경제적인 면을 걱정하는 감정을 인식하며> 그래, 여기 좋아 보인다. 인기있는 곳 인가 보네. 그런데 이런 곳은 비싸지 않니?

나 : <역시 돈에 대한 걱정을 하시는 아빠의 패턴에 대해 예상하고 그럼에도 나는 오늘 부모님이 맛있는 것을 드시게 하겠다는 자신을 인식하며> 응! 여기 되게 유명한 곳이에요! 그래서 사실 조금 가격이 나가는데 이런 게 또 해외여행의 묘미죠! 아빠! 나 여기서 제일 맛있는 거 아빠, 엄마랑 먹고 싶어요<기대감과 불안을 인식하고 표현함>.

엄마 : <딸의 기대감과 아빠가 한 소리 할까 봐 불안해 하는 자녀의 감정을 인식하고 아빠의 긴장과 걱정을 인식하면서 자신의 기대감도 인식하며> 그래, 여기 좋아 보이네. 예약하느라 고생했어. 여기서 제일 맛있는 게 뭐니? 엄마도 우리 가족끼리 좋은 곳 오니 기분이 좋네<기대감과 자녀의 노력에 대한 흐뭇함을 표현>.

나 : <부모님이 메뉴에 관심을 보이는 것을 보고 안도감을 느끼는 자신을 인식하며> 여기 스테이크 유명해요! 스테이크랑 파스타 하고 샐러드 시키면 돼요. 스테이크는 지금 시즌 행사하는 거 이걸로 시키고 우리 3명이니까(사실은 부모님께 한 번 온 김에 유명한 메뉴 다 드시게 하고 싶은 마음으로) 스테이크는 이거 큰 거 시키면 돼요! ^O^

아빠 : <비쌀 것 같아서 돈이 걱정되는 자신의 감정을 인식하지만 자녀의 기대감까지 인식하고 오늘의 식사시간이 소중한 추억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까지 인식하며> 3개나 시켜? 그런데 그렇게 먹어야 또 제대로 먹는 건가 보네? 그럼 우리 딸(또는 아들)이 한 번 시켜봐라. 그래 먹어보자!

나 : <아빠의 응원에 기뻐하는 자신을 인식하며> 응! 모자라게 먹지 말고 마음껏 먹어요! 그리고 설마 내가 음식을 남기겠어? 하하하! 나 아빠 닮아서 돼지보스 ㅋ <안도감에 유머까지 나오는 상황. 찰빵 주 : 불안과 유머는 공존하지 않습니다. 불안이 가시면 유머가 나오죠>

엄마 : <아빠와 자녀가 훈훈하게 대화하는 것을 보고 안심하는 자신을 인식하고 아빠와 자녀가 노력하는 모습에 기분이 좋아진 자신을 인식하며> 그래, 맛있겠다! 근데 돈 많이 나오겠다. <자녀가 열심히 번 돈에 대해 걱정하는 자신을 인식하며>

나 : 엄마, 그래서 내가 시즌 메뉴 시키려고. 그럼 할인된다? 그리고 나 이 정도는 쓸 수 있어! <걱정하는 엄마의 감정을 인식하고 엄마를 안심시키고 싶은 자신을 인식하며>

아빠 : 잘 했네. <딸의 기대감과 걱정을 인식하고 ‘이제 나는 이렇게 컸어요!’ 라는 마음을 보여주고 싶은 자녀의 마음까지 인식하면서 자녀의 기특한 마음을 보고 흐뭇함과 왠지 모를 자녀에 대한 미안함을 인식하며. 그리고 이렇게 잘 큰 자녀가 대견해서, 진작 이렇게 내가 데려오지 못했던 것에 미안하고 고마운 마음이 드는 자신을 인식하며. 그러나 쑥스러워서 기특하다, 고맙다, 미안하다 라는 표현을 하지 못하는 자신을 인식하고 침묵하는 자신을 인식하며. 찰빵 주 : 감정인식과 감정표현에 대해 개념조차 들어본 적도, 배워본 적도 없는 부모님들은 이렇게 말을 아끼는 것이 익숙할 것입니다> 그래, 잘 했다…

엄마 : 이거 주문 어떻게 하면 돼? 네가 시켜봐. <어느새 훌쩍 커서 부모님에게 좋은 경험을 주려는 자녀를 기특해 하는 자신의 마음과 역시 왠지 모를 자녀에 대한 미안함과 고마움을 느끼는 자신을 인식하며> OO이 덕분에 맛있는 거 먹네. ‘고마워. 그리고 돈 쓰게 해서 미안해.’ <찰빵 주 : 고마워, 미안해 라는 말은 부모님들이 오글거려서 안 하실 가능성이 큼>

나 : <주문을 하고 음식이 나옴> 우와, 이거 스테이크 크기 좀 봐요! <비싸지만 크기가 크니 괜찮다는, 부모님을 안심시키고 싶은 자신을 인식하며>

아빠 : <자녀의 부모를 생각하는 마음을 인식하며> 이야, 이거 역시 외국은 다르네. 하하하! 크기보니 벌써부터 속이 든든하다! <자녀가 기뻐하는 모습을 보고 자신도 마음이 뭉클해지는 감정을 놓치지 않고 표현하며>

엄마 : <아빠와 딸의 노력과 그로 인한 좋은 분위기에 자신도 기뻐함을 인식하며> 야야, 이거 사진 안 찍어도 되니?

나 : 응! 히히! 엄마! 이거 고기 들어봐! 엄마 얼굴 크기랑 비교되게! 엄마 얼굴만 해!


아빠 : ^O^

엄마 : ^O^

나 : ^O^


가족은 맛있게 식사를 하였답니다. 끝 ^o^


가족들이 감정을 인식하고 그에 따라 자신의 감정을 잘 표현하고 있네요. 감정단어를 매번 쓰지 않았지만 가족들은 자신들의 기쁨, 기대감, 불안을 표현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떠오르는 여러 감정들 중 오늘의 목적(기분 좋은 식사)을 위해 선택하여 반응하고 있습니다. 이는 억지로 애쓰는 것과 다르며 부정적인 감정을 참고 있기만 한 것과는 다릅니다. 이 때 “목적의식”이라는 개념이나오는데 이는 다음에 함께 알아봅시다.


감정은 인식하고

반응은 선택하는 것


감정을 인식하는 것을 연습하다 보면 점점 즉시적으로 감정을 인식하는 것이 어렵지 않게 됩니다. 상황 속에서 내 감정을 빠르게 관찰하게 되면 내가 원하는 반응을 선택할 수 있게 됩니다. “선택”에 대해서는 페이지를 따로 만들 예정입니다! ^o^ 이제 좀 민망하지만 어쩌다 보니 자꾸 예고를 하게 되네요! 하하핫!


그럼 여러분 오늘도 파이팅! 입니다!



© Eqd



© Eqd



****주의!


새로운 가족들의 대화에서 가족들은 자신의 감정을 인식하고 표현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혹시 이런 생각이 드시나요? 억지로 웃으며 부정적인 감정을 참아야 저런 대화가 되는 것 아닌가? 라는 생각 말입니다.


아닙니다!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고 반응을 선택하는 것은 억지로 애쓰는 것과 다르며 부정적인 감정을 참고 있기만 한 것과는 다릅니다.


이 때 “목적의식”이 필요합니다.


위의 가족은 모두 어쨌든 여행을 왔습니다. 설마 잔소리 하고 울고 화내려고 여행에 왔을까요!가자고 하니 마지못해 그래, 소원 들어주마 하며 왔을까요?


아닙니다.


가족끼리 즐겁고 좋은 추억을 만들고 서로 아끼는 마음으로 왔을 것입니다. 물론 새로운 곳에 가는 불안함이 있었을 것이고 큰 돈이 드는 것에 대한 걱정도 있었을 것이지만


무엇보다 가족의 즐거움을 위해 왔을 것입니다.


이렇게 감정은 긍정적인 것과 부정적인 것이 거의 언제나 공존합니다. 그래서 인식된 감정을 표현하는 것이 더욱 중요합니다. 인식된 모든 것을 표현하는 것이 물론 좋겠지만 그러면 이도 저도 아니게 내 마음을 표현하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목적의식”을 가지고 내가 원하는 것을 선택하여 표현하는 것이 중요하며 표현이 되지 않은 감정들은 내 마음 안에서 타당화 하는 것과 연결됩니다.


나아가 이런 복합적인 감정을 처리하기 위해 내 마음 안에서 감정들을 잘 붙잡아 두는 것이 필요한데 이를 위해 “holding(버텨주기)”“containing(간직하기)”가 필요합니다.


홀딩과 컨테이닝에 대해서는 다음 찰빵심리에서 선보일 것입니다. 한 회씩 따라오시면 심리상담을 하는 것과 같은 경험을 하게 해 드리는 것이 찰빵심리의 큰 목표라고 했었죠? 자! 함께 해 봅시다!


찰빵심리 소식

그동안 찰빵심리를 사랑해 주신 여러분께 소식을 전해드릴 것이 있어 말씀드립니다 ^o^

찰빵심리가 인스타를 열었어요!

블로그가 다양한 사례, 어렵지 않게 설명하려고 노력한(!) 이론으로 여러분을 만나는 자리라면 인스타에서는 좀 더 직관적으로 "나로 살아가고자 하는 분들을 위한" 심리학적인 내용을 다루려고 합니다.


그럼 심리학관처럼 많은 사랑 부탁드려요!!

인스타 아이디 : @eqdchbb

링크 : https://www.instagram.com/p/CErwEd4HttU/?igshid=1ghen9mxzz8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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