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프 수딩 - 위로는 중요한 거에요!
안녕하세요? 와, 우리가 벌써 4번째 만남이네요! 하하하! 새삼 반갑습니다. 혹시 저만 반가운가요? 히힛!
오늘은 자기위로(self-soothing, 셀프수딩)에 대해 함께 얘기해 보고자 합니다. 여러분 오늘 하루를 어떻게 보내셨나요? 어제는 어떻게 보내셨나요?
다음의 상황을 상상해 봅시다.
* 사례
상사 : OO씨, 이거 이렇게 하면 어떻게 해요?
나 : 네?
상사 : 네? 라뇨. 제가 말한대로 했어야지, 이거 지금 누구에게 보고하라고 만든 겁니까?
나 : 아, 과장님. 어떤 부분이…
상사 : 표 처음 만들어봐요? 표를 왜 만들어요? 이렇게 만들 거면 그냥 표를 만들지 말지 이게 지금 읽힙니까?
나 : 아… 과장님. 어느 부분이 잘못되었는지 말씀해 주시면…
상사 : 하… 미치겠네. 지금 당장 다시 써 오세요. 결과만 깔끔하게 수치 넣고 개요에 설명 다 쓰지 말고 중요한 것만 씁시다. 신입 때 안 배웠습니까? 그리고 여기 학교 아닙니다. 제가 일일이 말해야 압니까?
나 : 네. 다시 하겠습니다.
상사 : 지금 시간 없어요.
나 : 네, 얼른 다시 하겠습니다.
상사 : 아직까지 이런 거 하나 제대로 못하면 안 돼요. 하… 오늘 중으로 다시 줘요. 내일 바로 확인 할 테니.
어떤 감정이 드시나요? 위의 상황을 상상하는 사람에 따라
화가 나기도, 시간이 없다는 것에 대해 불안하기도 할 것입니다. 만약 위의 상황을 보고 ‘상사가 틀린 말 한 건 아닐 수도 있잖아?’ 라고 하시는 분들은 그건 생각입니다.
그리고 별 다른 감정이 들지 않는다면 다행입니다. 그러나 위의 상황과 비슷했던 자신의 상황을 이입해서 읽어봤을 때 과거 자신이 떠오르고 억울함, 분노, 안쓰러움, 불안함이 들었던 경험이 있으시다면 생각은 잠시 접어두고 감정에 집중해서 저와 얘기해 봐요.
위의 상황이 아주 중요한 보고를 앞두고 있었고 시간은 정말 촉박 했으며 작은 실수도 용납할 수 없는 순간이었다면
많은 분들이 불안했던 경험을 떠올릴 것입니다. 퇴근 시간을 넘기면서 급하게 다시 보고서를 작성하고 피곤하게 자리를 뜨면서 여러분은 자신에게 어떤 말을 해 주었나요? 집에 가서 잠들기 전에 어떤 생각을 하셨나요?
아마 대부분 제대로 하지 못한 부분을 떠 올리며 자책을 했을 것입니다. 그리고 언제나 자신을 질타만 하는 상사를 비난했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정작 촉박한 시간에 불안함을 견디며 다시 보고서를 작성했던 자신은 봐 주지 않았을 거에요.
내 친구나 동료가 위의 상황이었다면 어떻게 해 주실 건가요? 일을 마치고 어깨가 축 처진 동료에게 분명 당신은 위로를 건냈을 거에요. 물론 그 동료가 평소 그지 같은 작자였다면 꼬시다 크큭 했을 수도 있죠. 하하핫!
그러나 우리는 위로를 더 쉽게 해 주었을 것입니다. 사실 그지 같은 인성의 소유자보다는 나와 함께 웃고 울던 동료가 위와 같은 상황에 처했을 경우가 많으니까요.
남에게는 잘 위로해주면서 정작 자신에게는 해 주지 않습니다. 너무하네요! 지쳐서 집에 돌아와 샤워하고 늦은 밥을 먹고 자리에 누운 자신에게 또 한 번 “자책”이라는 채찍을 드는 것이 우리에게는 너무 익숙합니다.
자신의 감정을 알아차리고 타당화 하는 것이 익숙하지 않아서 입니다. 그리고 위의 상황에서 임원에게 보고를 완벽히 하고자 하는 데에서 비롯된 상사의 “불안”에 대해서생각하지 못하는 “경계” 지키기 또한 익숙하지 않아서 입니다.
지난 번 글들을 통해 타당화, 경계에 대해 함께 살펴보았죠? 자, 이제는 그 다음으로 “자기위로”를 해 봅시다. 셀프수딩(self-soothing)이라고도 하는 데요.
셀프수딩은
자신의 감정을 타당화 하고
나와 타인의 감정을
구분 짓는 것을 도우며
결과적으로 “나”를 지키고
“자존감”을 세워주게 됩니다.
자존감이라는 너무 흔해빠진 단어가 여기서 나오네요! “자존감”에 대해서는 페이지를 따로 만들어 같이 얘기해 보도록 할게요! 흔한 얘기가 되지 않을 수 있게 제가 생각 많이 하고 올게요! 자꾸 다음을 홍보하게 되네요? 크하핫!
그럼 이제 셀프수딩하는 방법을 알아보겠습니다. 위의 상황에서 침대에 누운 자신을 상상해 보세요.
‘표를 뭘 어떻게 만들어?
신입 때 뭘 배웠냐니.
나 신입 때 나 혼자라서
이것 저것 제대로 배운 일이 없는데.
근데 개요에 처음에 내가 쓴 내용이 좀 길긴 했는데…
아… 과장님 앞에서 내가 표정이 어땠지?
혹시 내가 안절부절하는 게 티가 났나…’
위와 같은 생각이 든다면 바로 그만! 이라고 하고
‘괜찮아.
오늘 그렇게 시간 없는데도 결국 다시 했지.
메일 보내 놨으니 내일 오전에 보고 피드백 하시겠지.
괜찮아.
새로 쓴 것이 마음에 안 든다면 다시 말씀해 주시겠지.
괜찮단다, OO야.’
라고 자신에게 말해 주세요.
이 때 나의 어깨나 머리를 쓰다듬는 행동이 도움이 된답니다. 오글거리신다구요? 아, 나의 자존감을 높일 수 있는데 이 정도 뭐 어떻습니까? 그래도 도저히 오글거린다! 싶으면 베개라도 쓰다듬으세요! 그것도 오글거린다구요? 아… 그만큼 타당화가 안 되었다는 것입니다! 내가 나를 위로하는데 뭐 어떻습니까? 내 머리를 내가 쓰다듬는 순간 피식 웃음이 날 걸요?
셀프수딩은
아주 어린 아기도 한답니다.
그 작고 어린 아기가 속상하거나
아직 감정이 뭔지도 모르지만
눈을 감고 손가락을 빨며 자며
자신의 해결되지 못한 감정을
위로하려고 애쓴답니다.
특히 양육자와 떨어졌을 때,
잠을 자기 위해
잠시 양육자를 보지 못하는 상황에서
스스로를 위로하기 위해
손가락을 빨며
셀프수딩을 합니다.
이렇게 어린 아기도 자신을 돌보기 위해 힘 내는데 우리라고 못할 것 없지 않습니까?
“괜찮아. 진짜 괜찮아.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아.
회사를 짤릴 일도,
내일 사무실 전체가 들을 정도로
큰 소리를 들으며
비난 받는 일도 일어나지 않아. 괜찮아.
만약 다시 질타 받는다 해도 괜찮아.
한 번의 결과물에 대한 피드백이지
나 자체에 대한 비난이 아냐.
괜찮아,
정말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아.”
나에게 꼭 얘기해 주세요.
*** 주의!
'셀프수딩과 합리화는 구별해야 합니다! 누가 봐도 엉망인 보고서를 쓰고서 괜찮아 라고 하면 발전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사실 실력이 없다는 것을 스스로 알게 되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우울해지게 하는 것이 방어기제인 “합리화”입니다. 또한 방어기제의 하나인 “축소화”와도 구별해야 한답니다. 실제 일어난 상황보다 작게 상황을 해석하는 “축소화”는 실제 위기와 자신을 보지 못하게 하니 셀프수딩과 구별해야 해요!
축소화 예) 임원 보고서를 쓰는 상황에서 표 전체를 누락하고 심지어 기한을 넘긴 상황에서 ‘아, 별 거 아냐. 다시 쓰면 되지. 회의는 미루면 되는 거고.’ 라고 하는 것.
*** 주의2!
Q) 열심히 다시 보고서를 수정하여 메일로 보냈는데 다음 날 아침 상사가 매우 심하게 화를 내면 어떻게 하나요?
A) 그 상사가 화를 내는 정도가 지나치는 경우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사무실 사람들이 다 쳐다볼 정도로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거나, 모욕적인 발언을 하는 경우입니다. 모욕적인 발언에는 욕설, 작업물 자체가 아닌 인간 자체에 대한 인격모독 발언이 있습니다(예 : 머리가 어떻게 됐나요?). 이 경우 상사의 성격적 결함을 의심해 볼 수 있는데 이는 조심스럽고 정확하게 판단해야 합니다. 이 때 큰 힘을 발휘하는 것이 타당화와 경계입니다.
내가 나의 감정을 잘 타당화 하여 잘 하고 싶었지만 잘 안 되었던 자신을 잘 셀프수딩 하고 상사는 나와 다른 타인이므로 다른 시각을 가지고 있을 수 있다는 경계를 잘 지켰을 때 상사가 객관적으로 무슨 얘기를 하는지 들을 수 있게 됩니다.
다음의 예시를 한 번 볼까요?
상사 : OO씨, 이거 제가 말한 부분 전부 수정 안 되어있는데?
나 : 아, 과장님. 말씀하신 부분은 제대로 반영했다고 생각하는데 혹시 제가 놓친 부분이 있을까요?
상사 : 또 이러네? 내가 말해야 알아요?
나 : 과장님, 죄송합니다. 과장님이 말씀하신 부분에 대해 제가 이해한 부분은 첫번째 페이지의 개요를 줄이고 표에 수치를 넣어 더 보기 쉽게 만드는 것이었는데 혹시 아니었나요?
과장 : 아니라니까! 뭘 들은 거에요? 하 참! 뭘 들은 거에요!
나 : 과장님, 다시 수정하겠습니다. 말씀해 주시면 지금 바로 수정 하겠습니다.
과장 : 뭘 또 말해요? 말해봤자 이렇게 해 오는데? 매번 이러는데 뭘 또 수정이야??
나 : ……
과장 : 지금 잘 했다는 거에요? 어? 지금 제 말 안 들려요?
나 : ……
과장 : 뭐 하러 회사 와요? 이렇게 할 거면 집에나 있지? 어? 하여간 말귀 못 알아듣는 건… 일 좀 합시다. 네? 머리 나빠요?
나 : ……
과장 : 뭐 어쩌라구요! 어? (책상 쾅쾅) 하 진짜 짜증나게 하네. 어디서 저런 거 뽑아서 진짜.
위의 대화 어떠신가요? 저는 아무리 봐도 저 상사가 이상해 보입니다.혹시 이 때 OO씨가 진짜 말귀를 못 알아먹는 사람이라거나 보고서를 하나도 수정 안 했다거나 하는 생각이 드시나요? 만약 그렇다면 OO씨를 따로 불러 어느 부분에서 OO씨의 수행이 부족했는지 면담을 해야할 일입니다. 그리고 대부분의 경우 말귀를 못 알아먹었거나 수정하라는 상사의 지시를 무시하지 않습니다. 업무능력이 현저하게 낮은 경우, 상사를 대놓고 엿 먹이겠다는 심정으로 전혀 수정을 하지 않은 경우는 지금 다룰 사례에는 맞지 않습니다. 이건 개인의 욕구와 기대를 OO씨가 다루어야 하는 문제가 됩니다.
그럼 계속 사례를 보시죠.
나 : 머리 나쁘다, 저런 거… 정말 너무나도 화가 난다. 저 과장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난 오늘 회사에서 함께 소리지르지 않았고 울지 않았다. 참느라 매우 힘들었어… 너무 힘들었어… (혼자 방안에서 눈물) 근데 나 돈이 필요해. 이 회사 다니면서 돈도 벌고 경력도 쌓으려고 했는데… 나 처음 취직해서 기대도 많이 했는데… 주말에 집에 갈건데 엄마, 아빠 얼굴 보면 눈물이 날 것 같다. 지금도 너무 눈물이 난다. 갑자기 취직하고 자취할 원룸을 구할 때가 생각난다. 왜 갑자기…
아, 지금 제가 이 예시를 쓰면서 눈시울이 붉어집니다. ㅠ ㅠ
나 : (계속) 난 지금 슬프구나… (감정인식) 그리고 화가 나는구나(감정인식), 그리고 부모님에게 이유는 모르겠는데 미안하구나(감정인식). 그래, 오늘과 같은 상황에서는 이렇게 서글프구나…(감정인식과 타당화) 그리고 억울하다(감정인식). 억울하다! (감정인식 계속) 억울하다고! 이 과장새기가 진짜!! 이 새기야!! 니 머리 간수나 잘 해라 어??(감정표현) 그래! 억울해! 그리고 화가 나! 이럴 때는 화가 나는 거야!(타당화) 근데 난 이 회사에서 더 버텨야돼.
나 배울 것도 많고 할 것도 많아(목적의식 * 목적의식에 관해서도 따로 다룰 것입니다). 근데 저 과장은 문제가 있어. 오늘과 같은 일이 반복된다면 난 정식으로 말할 거야. 면담신청을 해서 해결할 수 있으면 다행이고 아니라면 진지하게 팀장과 상의할 거야. 나는 오늘 더 이상 내가 더 숙이고 들어갈 걸, 과장 앞에서 뚱하니 서 있지 말고 미소라도 지을 걸 하면서 자책하지 않을 거야(무례하게 구는 상대방에게 맞추기만 하지 않고 자신의 감정을 인식하고 타당화 한 후 경계를 세운 모습). 오늘 고생 많이 했다, OO아(자기위로, 셀프수딩).
여러분 위의 OO씨를 한 번 따라가 보세요. 감정인식과 타당화, 경계, 목적의식, 자기위로가 다 들어있습니다. 이 과정이 잘 되면 다음 나의 행동을 위한 자기확신이 생깁니다. 감정인식, 목적의식과 자기확신에 대해서는 따로 다뤄볼 것입니다.
여기까지 읽으신 후 혹시 다음과 같은 생각이 드시나요?
그래서 뭐 어쩌라고?
그래서 결국 이직 하라고?
과장은 변하지 않는데 내가 뭘 더 할 수 있는데?
아닙니다! 방법은 있습니다! 그래도 다음과 같은 생각이 드시나요?
‘아, 당장 나가는 돈이 얼만데 이직이 쉽냐!’
‘저 과장 피해서 다른 곳 가면 또 저런 사람들 있다고!’
이직만이 답이 아니며 다른 곳에서 저런 사람을 만나게 되는 것도 충분히 스스로 다룰 수 있습니다.행동을 하기까지의 과정은 앞으로 찰빵심리를 연재하며 차근차근 함께 살펴보실 수 있어요! 오늘은 자기위로를 하는 OO씨의 모습으로 마무리를 하도록 할게요.
“오늘 정말 고생했어, OO아.
그 과장은 잘못했어.
사람에게 그렇게 말하는 거 아냐.
오늘 마지막까지
내 일을 완수하는 내 모습을 다시 봐.
당장 뛰쳐나가고 싶었고
과장에게 더 심한 욕을 하고 싶었지만
결국 보고서를 완성하고
심지어 그 보고서는 제 몫을 다 했어.
그 어떤 누구도 회의 시간에
과장처럼 얘기하지 않았지?
오히려 마지막까지 수정했던 표는
회의 시간 내내 언급 되며
훌륭한 자료로 활용 됐어.
너무 잘 했어. 고생했어.
그리고 잘 했다.
과장의 행동에 대해서는
앞으로 잘 살펴보자.
부당한 일은 제대로 얘기하고
이런 일이 지속된다면
계획을 세우자.
오늘 잘 했어.
앞으로 과장 얼굴 잘 못 볼 것 같아 걱정된다.
괜찮아. 정말 괜찮아.
그 과장을 볼 때
내가 어떤 감정이 드는지 잘 살펴보자.
당분간 이 화가 사라지지 않을 것 같다.
하지만 나는 내 몫을 잘 하고 있어.
괜찮아.”
주의가 매우 길었네요! 제가 자기위로 후의 대처에 대해서도 쓰고 싶었는데 오늘의 메인인 자기위로, 셀프수딩에 중점을 두기 위해 이는 다음을 기약하겠습니다.아휴, 점점 여러분과 하고 싶은 말이 많아져서 걱정입니다.
아니? 왜 걱정이냐고요?글이 너무 길어서 여러분이 지루해 할까봐 걱정됩니다! 사실 제가 하는 심리상담과정 또한 이렇게 한 단계 한 단계 진행된답니다. 상담에 오시는 분들과 함께 작업을 하다보면 “그럼 저는 어떻게 하면 되는데요?” 라는 질문을 자주 받습니다. 얼른 행동지침이 나오면 문제가 다 해결될 것 같지만 그렇지 않답니다. 나에게 맞지 않는, 내 감정과 욕구를 충분히 고려하지 않은 방법이 나오기 쉽고 무엇보다 “목적의식”에 맞지 않는, 이 상황을 피하기만 하는 방법이 가장 우선으로 선택되기 쉽습니다.
찰빵심리에서 상담의 과정을 함께 경험하는 것이 제 목표 중 하나인데요. 그러니 계속 함께 나아가 봐요! 저도 열심히 글 쓰는 연습을 할게요!
오늘 특별히 길 글 읽어주셔서 고마워요! ^o^
찰빵심리 소식
그동안 찰빵심리를 사랑해 주신 여러분께 소식을 전해드릴 것이 있어 말씀드립니다 ^o^
찰빵심리가 인스타를 열었어요!
블로그가 다양한 사례, 어렵지 않게 설명하려고 노력한(!) 이론으로 여러분을 만나는 자리라면 인스타에서는 좀 더 직관적으로 "나로 살아가고자 하는 분들을 위한" 심리학적인 내용을 다루려고 합니다.
그럼 심리학관처럼 많은 사랑 부탁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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