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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찰빵심리] 경계(Boundary)

나를 지키는 나와 너의 거리

by 심리학관

안녕하세요? 다들 잘 지내셨나요? 하핫! 저는 언젠가부터 여러분을 만나는 날을 기다리고 있답니다. 어려운 용어가 아닌, 글 하나를 읽고 자신에게 적용 가능한 “나를 위한” 심리적 방법들에 대해 소개하는 것이 저의 목적인데 잘 되고 있나 모르겠어요.


오늘은 “경계(boundary)”

에 대해 얘기하고자 합니다.


다음과 같은 상황을 상상해 봅시다.


* 사례 1


나 : 아… 정말 너무 힘들어. 이 회사 못 다니겠어. 정말 진지하게 요즘 이직을 생각 중이야.

친구 : 뭐? 정말? 야, 여기 나가면 뭐 먹고 살려고?

나 : 사실 이직은 몇 달 전부터 생각했어. 지금 회사에서 계속 일 하다가는 종합병원 되겠어. 매일 소화는 안 되고… 내가 잘못한 건 없는지 수도 없이생각해봤는데 지금 회사는 나와는 안 맞는 것 같아.

친구 : 야, 회사 그만두면 뭐 먹고 살려고?

나 : 모아놓은 돈이 좀 있어. 그리고 알아봤더니 연봉에 크게 욕심내지 않으면 지금 회사보다 출퇴근 정확하고 안정적인 곳으로 갈 수 있을 것 같아. 자격증이랑 영어랑 해서 이것저것 내가 한 일들 잘 정리해서 이력서 내고…

친구 : 야, 모은 돈 금방이야. 지금까지 다닌 게 몇 년인데.

나 : 그러게. 이직 준비 하고 있긴 한데 바로 이직이 안 되면 모아놓은 돈 까 먹겠다. 그런데 몇 년 다녀보니 알겠더라구. 이제는 옮길 때라는 걸.

친구 : 야, 그만 두고 취업 바로 안 되면? 그러다 돈 다 까 먹는 거야. 그냥 다녀! 너 진짜 세상 모른다. 회사가 다 거기서 거긴 거지!


© Eqd


위의 대화를 보고 어떤 생각이 드시나요? 친구가 나를 걱정해서 하는 말들이니 새겨 들어야겠나요? 아니면 친구가 나를 걱정해주는 것은 알겠는데 자꾸 똑같은 소리만 하고 나의 입장은 생각하지 않는 것 같아 기분이 좋지 않나요?애매하죠? 그렇다면 다음과 같은 상황을 상상해 봅시다.


사례 2


엄마 : 너는 교대를 가야 돼. 요즘 안정적인 직장이 최고야. 교대를 가는 게 나아.

아빠 : 결혼은 해야지. 아무리 요즘 세상이 변했다고 해도 결혼은 해야지. 결혼을 해야 어른이 되는 거다. 결혼은 해야지.



어떤 가요? 위의 부모님들이 하시는 말씀을 보면 어떤 감정이 드시나요?




위의 친구, 부모님은

“경계”를 무시하고 있습니다.


경계(Boundary)


나를 지키는 시작. 나와 너의 안전한 거리



“경계”란 나와 너를 구분하는 것을 말합니다. 내가 느끼는 감정, 나에게 든 생각과 타인이 느끼는 감정, 타인이 하는 생각을 구분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내가 느끼는 감정이 아닌 타인의 감정에 따라 생각하고 행동하게 되는데 이 때 “나”는 점점 작아지고 마침내 “나”는 사라지는 것 같은 공허함을 느끼게 됩니다.


경계를 지으라고 해서 나는 나, 너는 너 라는 이분법적인 생각을 얘기하는 것이 아닙니다. 위의 사례에서 친구는 나를 걱정했을 것입니다. 그러나 내가 계속 나의 생각과 계획을 얘기하는데도 끝까지 “뭐 먹고 살려고?” 라는 말을 합니다. 사실 그 친구가 돈과 먹고 사는 문제에 대해 불안한 것이었을 것입니다. 나를 걱정해주니까… 라는 생각이 드나요? 네, 맞습니다. 그러나 내 감정과 친구의 감정은 구분하여야 합니다.


위의 사례에서 엄마와 아빠도 나를 걱정하는 것이 맞을 것입니다. 그러나 직장의 안정성에 대한 걱정은 엄마의 것이고 결혼하지 않을 때 일어나는 상황에 대한 불안은 아빠의 것입니다. 그렇다면 나의 불안은 무엇인가요?


© Eqd


경계가 지켜지지 않는다면?



많은 사람들이 ‘나를 걱정해주는 거야.’ 라는 생각에 타인의 말을 들어주려고 합니다. 나를 걱정해 주는 마음은 고맙게 받아들이지만 나와 타인의 생각, 감정을 구분하지 않고 “경계”를 지키지 않으면 결국은 내가 원하는 결정을 하지 않은 것에 대해 분노가 일어납니다. 그 분노의 밑에는 내가 원하는 결정을 못 했다는 생각에 드는 억울함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억울함에서 시작된 분노는 처음에는 타인을 향하지만 결국에는 휘둘렸던 것만 같았던 자신에게 향하며 이는 “우울”로 이어집니다. 여기서 억울함을 1차 감정이라고 하고 분노를 2차 감정이라고 하는데 이에 대해서는 “감정”에 대해 다룰 때 좀 더 살펴보기로 할게요! (역시 깨알같이 예고를! 하하핫!)


© Eqd


그렇다면 건강하게 “경계”를 세우는 방법은 무엇일까요?

바로 자신의 "감정을 인식"하는 것입니다.


다음의 사례를 볼까요?


경계를 세워나가는 사례

감정인식을 시작으로



친구 : 야, 이거 먹어봐.

나 : 아, 맛있겠다. 근데 내가 지금 다이어트 중이라 한 개만 먹어볼게!


친구 : 야, 이거 유명한 집에서 산 건데 먹어봐.


나 : 와, 고마워. 그럼 한 개 먹고 한 개는 집에 가지고 갈게.


친구 : 야, 이거 지금 먹어야 맛있어! 더 먹어!

나 : (나의 감정을 살핀다) ‘음… 먹고 싶지만 먹고 싶지 않아. 최근 건강검진에서 수치가 나빴는데… 그리고 정말 야심차게 이번 주부터 운동도 하고 있고… 내 성격 상 지금 저걸 다 먹으면 분명 후회할 거야. 나는 지금 고민을 하고 있구나. 그리고 내 친구가 힘들게 사온 것을 거절하는 것 같아 미안하구나. 그리고 고맙기도 하고. 내가 이렇게 여러 감정이 드는구나.



친구 : 야, 얼른 먹어. 식어!

나 : (나의 감정이 미안함, 고마움, 혼란스러움이라는 것을 알아차리고) 친구야, 나에게 맛있는 것을 주려는 것 너무 고마워!그런데 내가 지금 다이어트를 마음 먹고 열심히 해 보려고 해서 오늘은 한 개만 먹을게.



© Eq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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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와 같이 자신의 감정을 인식하는 것이 “경계”를 세우는 방법입니다.


"경계"를 만들어가는 것은 내가 안전하게 살아갈 수 있는 집을 지어가는 과정과 같습니다.처음에는 집을 지을 터에 금을 그어보고 그 다음에는 벽을 세우고, 그 다음에는 지붕을 올리며내가 안전하게 나로 살아갈 수 있는 집을 지어가는 것입니다.이 때, 집을 지을 자재들이 필요한데 그 자재들이 바로 내가 느끼는 "감정"입니다.내 감정을 인식해가며 내가 좋아하는 색의 벽돌, 내가 좋아하는 질감의 나무들을 모아서 결국 집을 짓게 됩니다.그러면 울타리도, 튼튼한 벽도 없이 땅바닥에 앉아있어서 아무나 들어올 수 있던 내 영역에,울타리가 생기고 벽이 생기고 문이 생기면서 내가 선택해서 타인들을 맞이할 수 있게 됩니다.타인들을 선택해서 맞이한다는 것은 나를 도와주는 친구들에게 고마워할 수 있고,나를 걱정해 주신 부모님의 조언을 들어보면서도 내가 원하는 진정한 나의 삶을 살아갈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처음에는 쉽지 않은 감정인식

한 번에 되지 않지만 연습하면 반드시 됩니다


감정을 인식하는 것은 처음에는 잘 안 될 수도 있어요. 감정을 알아차리려고 하면 자꾸 생각이 끼어들거든요. 다음과 같이 말이죠.


‘아, 이거 거절하면 나를 속 좁게 생각하지 않을까?’


이건 생각입니다! 옳다 그르다 판단을 하게 되는 생각.생각이 아니라 “감정”을 알아차리는 것입니다. 다음과 같이 말이에요.


‘아, 친구에게 계속 거절하는 것 같아 미안하네.

그리고 나는 내 건강을 위해 다이어트를 하고 싶어.

아, 나에게 두 가지 감정이 드는구나.’


감정을 인식하는 것은 연습이 필요합니다.연습하다 보면 감정을 인식하는 시간이 점점 짧아지고 마침내 자신의 감정을 인식하고 자신을 “타당화” 할 수 있게 된답니다. 사실, 이 과정은 제가 하는 “심리상담”의 과정입니다. 집과 울타리를 만들어가는 방법을 배우는 것이죠.


오랜 시간 감정을 부정당하거나 감정이 아닌 생각으로 판단하는 것이 익숙하신 분들은 감정을 알아차리는 것이 어려울 수 있습니다. 이 때 도움을 주는 사람들이 저와 같은 사람들입니다. 오랜 시간 “경계”를 지키지 못하고 살아왔다면 우울, 불안 등 다양한 정서적인 문제가 생깁니다. 만약 혼자 도저히 감정을 인식하거나 “경계”를 지키는 것이 어렵다면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오늘은 “경계”에 대해 함께 살펴보았어요!

그리고 “경계”를 세우는 방법인

“감정 알아차리기”에 대해서도

함께 보았습니다.


“나”라는 사람을 안전하게 지켜주는 “경계”.

오늘부터 나와 너를 구분하고 “나”를 지켜보아요!


© Eqd

*** 주의!


“경계”를 만들고 세우는 것과 나와 타인을 철저히 구분하여 고립을 선택하는 것은 다릅니다! 나의 생각과 감정을 지키기 위해 타인과의 경계를 만들어가는 과정이 너무나도 힘들고 버거울 때 우리는 ‘아, 됐어. 뭐래. 쟤랑은 더 말 안 해야겠다.’ 라고 타인과의 단절을 생각하기 쉽습니다. 그러나 단절과 고립은 결국 나의 경계를 세우는 것에 도움이 되지 않고 대인관계에서 일어나는 크고 작은 필연적인 갈등에 대처하는 힘을 키울 수 없게 만듭니다.


또한 실제 나에게 피해를 주는 건강하지 못한 관계와 나를 돕는 건강한 관계를 정확히 구분할 수 있는 능력을 개발하기 어렵게 합니다. 나아가 인간이 가지고 있는 기본적인 욕구인 의지하고 싶고 공유하고 싶은 “친밀감”을 채우기 어렵게 만들어 소외에서 오는 우울함에 빠질 수 있습니다.


처음에는 건강한 “경계”의 정도를 찾기 어려워 약간의 갈등이 생길 수도 있고, 말다툼으로 피로해질 수 있지만 결국 “나”를 지키는 경계를 찾을 수 있으니 고립과 단절만이 답이라고 생각하지 마세요!


오늘은 <주의!>가 기네요! 친밀감, 갈등에서 크게 다치지 않기 등 다양한 개념이 들어가게 되어서 그랬습니다! 이에 대해서도 앞으로 꼭 다룰 테니 “경계”를 만드는 것에 너무 겁내지 말고 꼭 해보세요! 제가 이만큼 강조하는 것은 그만큼 나와 타인의 건강하고 적정한 수준의 경계를 만드는 것이 “나”를 위한 삶을 살아가는 것에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찰빵심리 소식

그동안 찰빵심리를 사랑해 주신 여러분께 소식을 전해드릴 것이 있어 말씀드립니다 ^o^

찰빵심리가 인스타를 열었어요!

블로그가 다양한 사례, 어렵지 않게 설명하려고 노력한(!) 이론으로 여러분을 만나는 자리라면 인스타에서는 좀 더 직관적으로 "나로 살아가고자 하는 분들을 위한" 심리학적인 내용을 다루려고 합니다.


그럼 심리학관처럼 많은 사랑 부탁드려요!!

인스타 아이디 : @eqdchbb

링크 : https://www.instagram.com/p/CErwEd4HttU/?igshid=1ghen9mxzz8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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