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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심리학관 May 05. 2022

[은비의 마음글방] 2. 불행을 마주하는 어떤 태도

인생이 망해도 망하지 않아!

안녕하세요?

다정한 심리상담자 은비입니다^^

인생이 망해도 망하지 않아!

2번째 글이네요

 글은 제가 인생의 어두운 터널을 통과하며

경험하고 느끼고 배웠던 이야기입니다


어쩌면 개인적이고 별스럽지 않은 기록들이지만

캄캄한 터널 속에서 헤매고 있는 누군가와

글로 소통하고 서로의 안녕을 빌어줄  있기를

바라는 작은 소망으로 시작했어요


오늘은 불행을 마주하는 태도에

대해서 나눠볼까 해요

불행이란 뭔가 거창해보이지만

사전적 의미로는 '행복하지 아니함'

 인생에서 겪는 달갑지 않은 일은

모두 불행의 범주 안에 들어갈 수 있겠지요

몸이 아프든

돈을 잃었든

시험에 떨어졌든

애인과 헤어졌든

하여튼  불행이란 놈은

예상 가능할 때도 있지만

대부분은 뒷통수 맞듯이

어느 날 갑자기 올 때가 훨씬 많지요

저도 작년에 수술과 치료가 필요하단 말을 듣고

회사를 휴직하고 당연한  누리던 일상을

올스탑 해야 한다는 현실 앞에 섰을 

바로 어제까지 생각도 못했던 일들을

받아들이는게 무척 힘들었어요


그리고 끝없는 '왜' 와 자책이 이어졌어요

 이런 일이? 도대체 ?

 다른 사람도 아닌 나한테만?

내가  잘못했길래?

운동을 안해서 그런가?

 몸을 제대로  챙겼나?

안 좋은 음식을 너무 먹었나?

아마 대부분 처음 불행을 마주하게 되면

 이런 일이 나에게 일어났는지 분노하거나

내가 뭘 잘못한건지 되짚어보지 않을까 싶어요

어떤 일이 발생했을 

 이유와 원인을 찾고자 하는 

상황에 대한 통제감과 심리적 안정감을

얻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기도 하니까요

그런데 한참을 '' 늪에 빠져있다가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어떤 이유나 맥락없이도

내가 특별히 뭔가를 잘못하지 않더라도

불행한 일은 생기게 마련이라고

그게 삶의 본질이자 속성이라고

그러니까  이런 일이 생겼는지 그만 궁금해하고

스스로 자책하는 것도 그만하자고.



그리고, 긍정적 착각이라는 말이 떠올랐어요

혹시 이 말 들어본 적이 있으신가요?

"긍정적 착각"

심리학에서 사용하는 용어인데요


우리는 대개 심리적으로 건강한 사람하면

현실을 정확하게 판단할  아는 사람

자기 자신을 객관적으로   아는 사람

이라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고...


오히려 어느 정도의 착각을 하고 사는 

정신건강에는 필수적이라고 해요

가령 마음이 건강한 사람들은

실제보다  긍정적으로 자신을 평가하고

삶에 대해 자신이  통제력이 있다고 믿고

미래에 대해 낙관적으로 기대한다고 해요


실제 삶은 우연에 의한 일도 많고

내가 통제할  없는 일들이 벌어지지만

이러한 통제감을 가졌다는 믿음(혹은 착각)

우리가 삶을 보다  불안하게

적응적으로 살게 도와준다는 거지요

  용어가 떠올랐냐구요?​


불행을 마주했을  혼란스럽고

현실을 받아들이기 힘든 이유가

내가 견고히 쌓아온 삶에 대한 착각

때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어서였어요

 인생은 무탈하고 평안할 거라는 착각

나도 왠만큼은, 평균 이상은 건강하고

남들만큼은 별일없이 살거라는 착각

 착각이 내가 적응적으로 살게 도와주고

괜찮은 자존감을 유지하도록 지켜주고

세상에 대해 안전하다는 믿음을 줬지만

한편으로는 삶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고 받아들이기 보다는

거부하고 분노하게 만들기도 하더라구요



디폴트(default) 라는  있죠

컴퓨터 프로그램에서 특별한 명령어가 없을 

자동으로 적용되는 기본 설정값

인생의 디폴트는 '별일 없음'  아니고

사람 몸의 디폴트는 '건강함' 이 아니지 않을까요


사는게 필연적으로 계속계속 어떤 일들을 겪고

문제-해결-문제-해결의 과정을

통과해나가는 게 인생 그 자체 같아요

놀랍게도 정교하게 만들어진만큼

노화든, 어떤 시스템 상의 오류로든

늙고 탈이 나는게 인간의 신체 아닌가도 싶구요


그러니 뜻밖의 불행을 만났다고 해도

좀 의연해져도 괜찮겠다 싶어요


 일은 내가  잘못해서도 아니고

무언가가 굉장히 잘못되어 가고 있다는 신호도 아니며

우리가 살아있으니 겪는 일일뿐이니까요

삶에 대한 긍정적 환상과 기대를 깨고 보면

불행도 삶의 일부로 기꺼이 받아들이게 되지 않을까요



그렇게 바라보니

오히려 그동안  탈없이 살았던 지난 날들이

참 운이 좋았던 거고 감사한 일이다 싶더군요


나는 내가 잘나서,  노력과 의지로

여지껏  살아왔다 싶었지만

 다행히도, 어쩌면 우연하게도

여지껏 건강히 살아왔으니 무척 감사할 일이지요

그리고 아직은 아픈 부위보다는

건강한 신체 부위가  많다는 것도

몸은 아프지만 일도   있고

걱정해주는 가족과 친구들도 있고


여전히 내가 가지고 누리고 있는

삶의 여러 영역들에 감사한 마음이 들어요

여러분도 불행을 마주하셨나요?

어두운 터널 한 가운데 서 계신가요?

지금 마음이 견딜  없게 힘들겠지만

그래서 그것도 삶의 일부라는 말이

위로가 되지 않을지도 모르지만

적어도  삶만 유독 엉망이라는 착각

 모든  나의 잘못이라는 자책으로

괴로워하지 않으셨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인생은 꽃길만 걸을 수는 없어요

이쁜 꽃과 험난한 자갈은 패키지예요

우리가 골라서 원하는 길만 다닐 수가 없어요


대신에 우리가   있는 

꽃밭을 걸으며 즐기고 감사해하고

자갈밭을 만나면 너무 기겁하지 말고

 것도 커다란 꽃밭의 일부겠거니 여기며

차근차근 헤쳐나가 보는거 아닐까요?

온통 꽃밭일거라는 무한 긍정 보다는

 몫의   송이는 반드시 있다는 적당한 기대

꽃밭 아닌 길도 '그럴 수도 있지' 라는 긍정이

진정한 삶에 대한 긍정이 아닐까 믿으며

오늘은 이만 물러갑니다

다음에 또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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