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심리학관 Jun 02. 2022

인생이 망해도 망하지 않아! 3.부정적인 생각 끊어내기

심리학관

안녕하세요?

다정한 심리상담자 은비입니다

인생이 망해도 망하지 않아!

벌써 3번째 글로 찾아뵙네요

매번 망한다, 망한다 하니까

어감이 좀 안 좋은 것도 같지만 ;;

더 중요한 포인트는 "안망해!" 라 믿으며

오늘도 시작해봅니다

인생이 망했다고 느낄 때

깊은 늪 속으로, 깜깜한 터널 속으로

들어가게 될 때 우리에게는 어떤 일들이 일어날까요?

아무 것도 하기 싫은 의욕의 저하

누구도 만나고 싶지 않은 사회적 관계의 회피

우울, 불안 등과 같은 불편한 감정들 등

공통적으로 겪는 경험들이 있지요.

그 중에서도 끊임없는 부정적 생각과 걱정은

우리가 "망했다" 라고 느낄 때

동반되는 아주 확실한 증후가 아닐까 싶어요.

힘든 일을 겪었을 때

벌어진 그 사건, 사고가 고통스럽기도 하지만

그 일로 인해 번지는 여러 생각들이

우리를 더 힘들게 할 때가 있는데요.

가령 재테크로 많은 돈을 잃었을 때

그 돈에 대한 상실감도 크지만

내가 왜 그런 선택을 했을까, 하는 자책

앞으로 나는 원하는 집도 차도 사지 못할거고

내 인생은 망했다는 생각 때문에 더 괴롭지요.

연인에게 상처받고 헤어졌을 때

상대방이 준 상처로 아프기도 하지만

내가 매력적인 사람이 아니라는 생각

이제 누구도 사랑하고 사랑받지 못할 거라는

생각이 나를 더 비참하게 만들기도 합니다.



저도 몸이 아팠을 때

'나는 병으로 죽을지도 몰라' 라는

끊임없는 생각이 가장 힘들었어요

불쑥불쑥 그 생각이 들 때마다

온갖 상상과 가정을 끌어다가

스스로를 괴롭히곤 했지요.

그래서 비슷한 경험을 한 선생님께

상담을 받아보기도 했었는데

그 분이 이런 말씀을 하시더라구요.

"안 죽을 가능성이 훨씬 큰데

 왜 그 생각에만 빠져 있어요." 라고.

그 때 저는 제가 터널시야에 빠졌구나,

라는 걸 번뜩 깨달았던 것 같아요.

터널시야는 눈과 관련한 증상을 설명하는

의학용어로도 많이 쓰이지만

심리학에서도 사용하는 용어인데요.

특히, 심리학에서는 인지적 오류를 설명하는 말로

터널 속에 있으면 밝은 출구만 보이고

그 주변부는 깜깜하게 하나도 안 보이는 것처럼

특정한 한 곳에만 주의를 집중해서

다른 부분들을 제대로 보지 못할 때를 뜻합니다.

저는 "죽음" 이라는 가능성에 꽂혀서

더 많은 가능성은 고려하지 않고

스스로를 더 깊은 암흑 속으로 몰아넣고

부정적인 생각을 하게 만드는 터널시야에 빠진거였죠.

돌이켜보면 저 역시 비슷한 조언을 했던 때도 있어요.

친한 사람에게 배신당한 친구가

자기가 사람을 믿은 게 잘못이라고!

내가 이렇게 바보같고 사람 볼 줄 모른다고!

끊임없이 자책하고 괴로워하길래

"아니, 사람을 믿은 네가 무슨 잘못이야.

 그 사람이 잘못했다는 생각은 왜 안 해.

 그리고 네 주변에는 여전히 좋은 사람이 많아. "

라고 말이지요.

역시, 사람은 남의 일은

더 포괄적이고 객관적으로 볼 수 있는데

자기 일에는 시야가 좁아지나봐요.


이 밖에도

우리가 마음이 힘들 때는

여러 인지적 오류를 범하곤 합니다.

제 친구처럼

하나의 인간관계에서 실패한 것 뿐인데

모든 관계가 망한 것처럼

과도한 일반화 를 하기도 하구요.

문제의 심각성을 더 뻥튀기해서

진짜 망한 것처럼 과장하기도 하고

반대로 자신의 문제해결능력을 과소평가도 합니다.

사실 차분히 생각해보면

얼마든지 내가 할 수 있는게 있는데 말이지요.

일어난 일의 긍정적인 측면은 무시하고

최악의 상황을 고려하며 극단적으로 생각하기도

흔한 오류입니다.

시험에 망친 한 과목만 보이고

시험을 잘 본 다른 과목은 보이지도 않고

한 과목 망쳤다고 모든 시험을 망친 것처럼

좌절에 빠져 있는 게 그런 예이겠지요.

마지막으로, 모든 걸 내 탓으로 돌리는

자책과 자기 비하 같은 것도 있습니다.

(모든 게 내 탓이라는 생각은

 반대로 모든 내 덕이라는 거대한 자아상의

 또다른 모습일뿐입니다.

 세상에 좋은 일이 다 내가 잘해서가 아니듯

 나쁜 일 또한 어찌 다 내 탓이겠어요^^)


그렇다면 이런 부정적 생각들에서

어떻게 빠져나올 수 있을까요?

제가 썼던 방법들을 몇 가지 소개해볼께요

가장 도움이 되었던 건

'생각을 생각으로 바라보기' 였어요.

부정적인 생각에 사로잡혀 있을 때는

마치 그 일이 객관적인 진실 같고

이미 일어난 혹은 일어날 현실 같고

그 두려움과 걱정에서 벗어나지 못할 때가 있지요.

그런데, 아 이게 객관적 현실이 아니라

그냥 나의 머릿 속에서 일어나는 생각이구나

실체도 없고, 근거도 없고

내가 두려움과 불안감에 휩싸일 때

뇌라는 공장에서 찍어내는 부산물 같은 거구나

라는 걸 알아차리게 되면

그 생각에 푹 빠지지 않고

조금 떨어져서 생각을 바라볼 수 있게 돼요.

그러면 또 부정적인 생각이 들 때

스스로에게 말해줄 수 있지요.

'아 내가 또 그 생각을 하고 있구나.

 그치만 이건 생각일 뿐이야.

 사실이 아니야. 진실이 아니야.'

이렇게 생각을 생각으로 바라볼 수 있기만 해도

그 생각의 힘은 약해지고

더이상 생각에 끌려다니거나 휘둘리지 않을 수 있어요.

그리고, '생각멈추기' 도 해 볼 수 있습니다.

심리상담에서도 종종 쓰는 기법인데요

부정적인 생각이 들 때

내가 그런 생각을 한다는 걸 알아차리고

스스로에게 '그만!' 이라는 싸인을 주는거예요.

손가락 두개로 손등을 톡톡- 칠 수도 있고

손목에 고무줄을 매고 있다가 튕길 수도 있고

머리를 도리도리 흔들 수도 있습니다.

이렇게 함으로써

'너 지금 또 너한테 도움이 안 되는 생각 하고 있어'

'이 생각 계속해봤자 전혀 쓸모가 없어'

'이제 그만하자'

하고  자신이 생각에 빠져있다는 걸 자각하고

더이상의 생각의 확산을 막으며

다른 곳으로 주의를 전환시키는 거지요.

천천히 심호흡을 하며 호흡에 집중해도 좋고

글을 소리내어서 읽는 것도 좋고

생각이 많을 때는 집안일을 하거나 다른 활동 등

몸을 움직이는 게 효과적이기도 합니다.

이렇게 생각이 아닌 다른 곳에 집중하다 보면

자연스레 그 생각은 멀리 가 있을 거예요.


마지막으로, '합리적으로 생각하기'

아까 제가 터널시야에 빠져있다고 했죠?

마음이 힘들 때 하는 생각들은

대부분 편협하고 극단적이고 비논리적일 때가 많아요.

그래서 자기의 생각들을 요모조모 따져보고

스스로 질문을 던져보고 답을 찾는 과정을 통해서

보다 합리적인 생각을 가질 필요가 있지요.

과연 이 생각이 나의 상황을 설명하는데

가장 적절한 생각이나 믿음이 맞는가?

그렇게 생각할만한 객관적 근거가 있나?

다른 대안적인 생각이나 가능성은 없나?

내가 놓치고 있는 부분은 없을까?

다른 사람이라면 이 상황을

어떻게 생각하고 판단했을까?

지금 하는 이 생각이 나에게 도움이 되는가?

이런 식으로 내 생각에 대해

비판적 태도를 갖고 바라보며

가장 합리적인 생각을 찾아나서는 거지요.

제 경우는

'내가 죽을 수도 있어' 라는 생각에 대해서

실제 병의 발병율과 사망률, 재발률 등

객관적인 자료들을 찾아봤어요.

그리고 필요 이상으로 불안해하지 않으려 했지요.

또한 저에게는 믿을만한 주치의가 있고

함께 걱정하고 위로해주는 좋은 사람들이 있고

다행히 보험도 들어서 병원비 걱정은 안해도 되고

저에게 일어난 개인적인 불행의 이면에 있는

긍정적인 요소들도 함께 보려고 했어요.

이런 과정들을 통해서

걱정은 되지만 최악은 아니다, 라고

상황을 좀 더 객관적으로 볼 수 있게 되었고

미래에 대한 앞선 걱정을 하기 보다는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것들을 하는 게

훨씬 현명하고 합리적인 결정이라는 걸

받아들일 수 있었어요.

그러면서 조금씩 마음의 평화가 오더라구요.



여러분도 저마다의

사로잡힌 부정적인 생각들이 있으시겠지요?

그 생각이 사실일까봐

그 생각대로 무슨 일이 일어날까봐

그 생각 속의 내가 진짜 나 일까봐

겁이 나고 두렵기도 하실테지요.

하지만 생각은 생각일뿐이예요.

우리가 그 생각에게 자꾸 힘을 주고

더 크게 키우지 않으면

지나가는 바람처럼 잠시 머물렀다가 갈 뿐이예요.

이와 관련한 유명한 우화가 있지요.

할아버지와 손자의 대화인데요.

"우리 마음 속에는

 나쁜 늑대와 착한 늑대가 있다.

 두 늑대가 항상 싸우고 있지."

라는 할아버지의 말에 손자가 묻지요.

"싸우면 누가 이겨요?"

할아버지는 대답합니다.

"네가 먹이를 더 많이 주는 늑대가 이긴단다."


우리가 부정적인 생각에 먹이를 많이 줄수록

그 생각은 더더욱 강해지지만

반대로 더 이상 먹이를 주지 않으면

생각으로 인해 괴로울 일도 없을거예요.

그러니, 어떤 생각과 걱정들로 괴롭다면

조금만 한 발짝 뒤로 물러서서

그 생각들을 바라보고 관찰하고 따져보세요.

혼자 하기 힘들면 저처럼 상담자나

다른 사람과 함께 대화를 해봐도 좋아요.

그러다 보면, 그 생각에서 빠져나와

보다 지혜로운 마음으로 대처할 수 있을거예요.  

여러분 마음 안의

착한 늑대가 더욱 힘을 내기를

부정적인 생각에 사로잡혀

소중한 삶의 시간을 소모하지 않기를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