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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심리학관 Jul 28. 2022

4. 상처와 좌절로부터 나를 지켜내는 법

은비의 마음글방

[은비의 마음글방] 인생이 망해도 망하지 않아! 4. 상처와 좌절로부터 나를 지켜내는 법


안녕하세요?

다정한 심리상담자 은비입니다^^


여러분은 자신을 어떤 사람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심리학에서는 자기에 대한 인식, 생각, 평가 등의

총체를 자기개념(self-concept)이라 하는데요


오늘은 우리가 힘든 일을 겪고

삶에서 고통과 시련을 마주할 때

이 자기개념이 어떤 영향을 받는지

그리고 어떻게 자기개념을 갖고 있어야

인생의 겨울을 보다 건강하게 보낼 수 있을지

함께 이야기 나눠보려고 해요


먼저 자기개념이 뭔지 구체적으로 볼까요?


자기개념은

크게 4가지 요소로 구성되어 있다고 합니다


잘생겼다/키가 크다 등의 신체적 자기

인기있다/따뜻하다 등의 사회적 자기

우울하다/다혈질이다 등의 정서적 자기

판단력이 좋다/영어를 잘한다 등의 지적 자기


혹은 역할이나 직위 등을 통해

자기에 대해 인식할 수도 있겠지요


나는 대학생이다

나는 상담자이다

나는 엄마/아빠이다 등




또한 자기개념은

긍정적일 수도, 부정적일 수도 있고

늘 하나로 고정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삶에서 겪는 여러 일과 관계 등을 통해

수정, 변화되기도 하는데요


특히 커다란 좌절이나 실패

인간관계에서의 상처 등을 경험하게 되면

자기개념은 부정적으로 바뀔 수 있습니다


시험에 떨어지면 '실패자'

경쟁에서 뒤쳐지면 '낙오자'

사교성이 떨어지면 '사회 부적응자'


우리는 너무나도 쉽고 간편하게

스스로를 평가하고 정의내려버리고는

그것이 마치 나의 전부인냥 여길 때가 있지요


그리고 자신에게 의미있고

중요하게 여기는 자기개념이 손상되면

더 크게 괴로울 수 있는데요


가령 '나는 똑똑한 사람' 이라는

지적 자기가 주된 자기개념인 사람은

무식하다, 는 말이나

일에서의 실수는 훨씬 마음의 상처가 크지만

못생겼다, 는 말에는

별로 개의치 않아할 수도 있다는 거지요


이렇듯 우리에게는

나라는 사람을 구성하고 설명할 때

더 main 이 되는 요소가 있게 마련이고

그게 공격받거나 무너지게 될 때는

심리적인 고통이 더 클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어떤 자기개념이 더 건강한걸까요?


물론 자신을 개념화하고 평가 할 때

보다 긍정적인 언어를 사용하고

수용적이고 너그러운 관점과 태도를 취한다면

그건 분명 좋은 자기개념이 될거예요


그런데 오늘은 건강한 자기개념을

2가지의 관점에서 얘기해보려 해요


첫번째는, 경험 ≠ 나(존재) 라는 사실입니다


특정한 하나의 경험은

나라는 사람 전체를 규정지을 수 없어요

그건 굉장히 위험한 일이지요


상담실에서도 종종 그런 분들을 만나곤 해요


"저는 우울증이라서..."

"저는 공황장애라서..."


심리적인 힘듦이 있기 때문에

나는 ~~ 할 수 없다, ~가 불가능하다고

여기는 경우들 인데요


전문적 진단과 치료를 가볍게 여겨서는 안 되지만

나라는 사람을 하나의 진단명으로 규정짓게 되면

내 안의 회복력과 내면의 힘을 간과하게 될 수 있어요


스스로 자기 존재를 경험 안에 가두고

삶에 제약과 한계를 지어버리는게 되는거지요


나는 우울증을, 공황장애를,

심리적인 불편함과 어려움을

경험하고 있는 사람인 건 맞지만


나의 존재는 그보다는 훨씬 더 강하고


심리적 힘듦, 취약함이 있다 하더라도

적절히 조절하고 대처해 나가면서

여전히 내가 가치있게 여기는 활동과 관계를

유지하고 발전시켜 나갈 수 있어요




혹은 어떤 경험을 가지고

나의 한 부분이 영원히 손상되었다고

믿는 분들도 만나곤 하는데요


"프로젝트 평가를 낮게 받았어요

역시 저는 이 일이 재능이 없나봐요"


"발표하면서 너무 떨었어요

원래 제가 타고난 성격이 소심해서

앞으로는 절대 발표는 안해야겠어요"


하지만 이번 경험에서 성공하지 못했을 뿐이예요

그걸로 나의 가능성을 한계 짓거나

기질이나 성격으로 그럴싸하게 합리화 하게 되면

다음에 새롭게 도전 할 용기도

내 잠재력을 발견할 기회도 얻지 못할 수 있어요


그러니 경험은 경험일뿐

나의 존재와 분리해서 생각해보세요


좌절과 상처, 힘든 감정들을

온전히 내 몫으로 인정하면서도

그 일이 나라는 사람 전체를

무너뜨리지는 않는다고 여길 수 있다면

어떤 경험을 하더라도

건강한 자기개념을 지킬 수 있어요


두번째는, 자기복합성(self-complexity)인데요


이는 복잡한 자기개념이라고도 할 수 있는데

힘들고 불행한 사건을 경험할 때

그 일이 삶 전체에 미치는 영향이 적으려면

보다 복잡한 자기개념을 갖는게 도움이 돼요


예를 들어볼께요


직업에 대한 자기개념이 너무 강한 나머지

다른 식의 자기개념은 약한 사람이 있어요

나는 마케터, 나는 군인, 나는 프로그래머 등


이런 분들은 일에서 느끼는 성취감이 크고

나라는 사람을 설명할 때 일/직업을

떠나서 이야기할 수 없다고 여기지요


그만큼 일에 대한 자부심도 높고

일에 의욕적이고 열정적이라는 장점도 있는데요


그런데 문제는 이렇게 일이 전부인 사람은

일에서 좌절을 겪으면 삶 전체가 크게 휘청여요

내가 한꺼번에 무너지는 거지요


반면에 인생에 일도 있지만

취미도 있고, 사람들과의 친목도 있는 사람은

일에서 자기개념에 손상을 입더라도

다른 부분에서 긍정적인 자기를 유지하면서

더 쉽고 빨리 자기를 회복할 수 있습니다


삶에서 하나가 무너지고 뜻대로 되지 않더라도

딛고 일어설 수 있는 다른 비빌구석이 많은거지요


꼭 일/직업이 아니더라도

하나의 영역, 역할, 지위 등이

나머지들 보다 월등하게 큰 건

건강하지 않은 모습일 수 있어요


즉 나라는 사람이 하나의 파이라면

조각이 다양하고 많을수록 좋다는 게

자기복합성의 의미인데요




저의 경우를 이야기하자면

저는 작년부터 '환자' 라는 자기개념이 생겼어요

한동안은 00환자라는 꼬리표를 달고

모든 걸 거기에 맞춰 생각하게 됐지요


나는 환자니까 ~를 조심해야해,

~를 먹지 말아야해, ~를 해야해 등

나는 보살핌이 필요해

나는 아픈 사람이야


그런데 제가 저를 환자라고 규정짓고

그걸 크게 생각하면 할수록

제 삶에 더 많은 제약이 생기고

저는 점점 더 우울해져갔던 것 같아요


그런데 문득 그런 생각이 들더라구요

나는 환자가 맞지만 그게 나의 전부는 아니라고

환자라는 이름 아래 스스로를 가두지 말자고


그리고 나에게는 내가 좋아하는 일이 있고

나는 누군가의 좋은 가족이자 친구이고

무언가를 좋아하고 즐기는 나도 있다고


건강에서의 좌절을 제외한

제 삶에서 여전히 소중하고 의미있는 것들이

저를 버티게 해주고 기운나게 해줬던 것 같아요


그래서 무너지지 않을 수 있었어요




여러분의 자기개념은

얼마나 복잡하고 다양하신가요?


어떤 경험에도 온전하게 지켜낼 수 있는

건강하고 단단한 자기개념과

나의 존재에 대한 신뢰를 갖고 계신가요?


나에 대한 자기개념이

살면서 움추러들고 고정되어 지기 보다는

더 유연하게 확장되어 나가시기를


어떤 좌절과 상처와 경험들 속에서도

손상되지 않은 굳건한 나라는 존재에 대한

믿음과 사랑이 나의 중심에 자리하시기를

진심으로 바라며,


오늘은 제가 좋아하는 문구를

마지막으로 소개해드리며 글을 마칩니다^^


**********


괜찮다

모든 게 무너져도 괜찮다

너는 언제나 괜찮다


당신의 상처보다

당신은 크다


당신으로 충분하다/ 정혜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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