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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심리학관 Aug 08. 2022

"문제를 가져오지 말고, 해결책을 가져와"

박정민의 수다다방 / 심리학관

어제 제가 아주 많이 좋아하는 만화

<중쇄를 찍자!> 15권이 도착했어요!!


새로 나온 만화책을 배달된 택배 상자에서 꺼내어

두근두근 비닐포장을 벗기는 순간은

약간 무채색으로 빛이 바래가고 있던 하루에

빨강 노랑 파랑 초록

예쁜 다양한 색깔을 더해주는 큰 선물입니다. ^^


후닥닥닥 저녁을 먹고 앉아서

책장이 넘어가는 것을 아까와하며

한장한장 만화를 읽다보니


어려운 일을 맡아 진땀을 흘리고 있는

우리 소중한 주인공 새끼곰에게


출판사에 새로 부임한 편집장이

지껄이는!!! 언어표현이

아주 많이 거슬렸습니다. ㅠㅠ.


******************


[편집장] 쿠로사와! 타케미는 좀 어떠냐?

[새끼곰] 네... 취재를 계속하고 있지만

아직 이거다 싶은 걸 못 찾으신 것 같아요.


[편집장]

내가 듣고 싶은 건 '변명'이 아니야.

'완료했습니다'란 말 뿐이지.

됐다, 가봐.


(돌아가는 직원의 뒷통수에 대고)

무능하긴.


<중쇄를 찍자!> 15권


******************


우와아아아아아아아아!!!

XXXXXXXXXXXXXX!!!!

YYYYYYYYYYYYYYY!!!!!

ZZZZZZZZZZZZZZZZZZZ!!!!!!


도대체 왜 이러는 걸까요.

일이 되기를 바라기는 하는 걸까요.

"내가 저 인간의 사기를 죽여서

이번 일을 망쳐놔야지"라고 생각하는 걸까요.


물론 이런 리더분들께

어떤 마음을 가지고 하신 말씀이냐고 여쭤보면,

"직원이 정신을 번쩍 차리라는 의도로

일부러 더 아프게 얘기한 거에요"라고 하십니다.


네에. 그렇군요.

그렇게 좋은 의도를 가지고 하신 말씀이었군요.


그런데, 정말 안타까운 것은

어떤 상황에서도

어떤 특성의 목표달성을 위해,

어떤 역량과 어떤 니즈를 가진 구성원과 함께

일을 할 때에도


구성원의 역량을 가치비하하며 깔아뭉개고

구성원의 생각과 감정에는 아무런 관심이 없고

"머리는 내가 굴릴 거니까,

너는 되도 않는 생각따위는 하지 말고

국으로 시키는 대로나 제대로 움직여!"라는 식으로


구성원을 인간이라는 존재가 아니라

언제나 대체가능한

너트나 볼트로 생각하며

말씀을 하시는 것이었습니다. ㅠㅠ.


그 리더님으로부터 나오는 말씀은

언제나 아프고 고통스럽고 기운빠지고

나의 가치를 의심하게 되는 표현이기 때문에,


구성원 입장에서

정신을 번쩍 차리고 싶다는 동기부여는

전혀 안되는 것이 문제가 되곤 합니다. ^^;;


그저 가슴이 아프고 기운이 빠져서 아무것도 하기 싫어질 뿐입니다 / 출처 : Unsplash


이 편집장의 대사 중에서

<내가 듣고 싶은 건 '변명'이 아니야.

'완료했습니다'란 말 뿐이지>란 말이

유난히 눈에 띄었습니다.


리더님들이 코칭에서도 많이 이야기하시는

대사와 비슷하더라구요.


"아무 생각 없이 문제점만 들고 와서

징징대는 게 아니라,

뭘 어떻게 해야 할 것 같은지

해결책에 대한 나름대로의 생각을

가지고 와야 할 거 아니에요!"


얼핏 보면 맞는 이야기인 것 같은데요,

위의 편집장이 하는 말을 들어보면

항상 효과적인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그래서 많은 리더님들이

당연하게 생각하고 있던 명제에 대해

다시 한번 점검해볼 필요가 있다고 이야기한

기사가 있어서 가져와 봤습니다.


"문제점들만 들고 오지 말고!

해결책을 가져오란 말야!"는 말의 문제

(The Problems with Saying

- Don't Bring Me Problems!

Bring Me Solutions!)

: 리더십코치 Sabina Newaz

Harvard Business Review

2017.09.01


"문제점들만 들고 오지 말고!

해결책을 가져오란 말야!"는 말이

징징거림을 줄여주고,

구성원이 자기주도적인 행동을 할 수 있게

도와줄 거라고 주장하는 리더들이 많지만,

이제는 새로운 시각을 가져봐야 한다고

저자는 주장합니다.


"해결책을 갖고 오라니까!"라는 리더의 태도는

구성원으로 하여금

어려운 상황에 처했을 때

오히려 리더에게 의논을 하지 못하게 막는

방해물로서 작용할 수 있고,


섣불리 입을 열었다가

야단만 맞을 것 같은 두려움에

문제를 숨기고 숨기고 숨겨서

나중에 폭발하게 되는

파국적 결과를 만들게 된다고 하지요.


저자의 주장에 따르면

리더들은 구성원들이 쉽게 불평을 늘어놓고

투덜거리는 분위기를 피하고 싶기 때문에

"해결책을 가져오라"는 태도를 고수한다고 하네요.


하지만, 기대하는 만큼의 업무과제수행을 완료하고,

quality가 훌륭한 성과를 만들어내며,

일을 통해 구성원의 역량을 개발하기 위해서는


문제해결과정에서 마주하게 되는

함정들과 장애물들에 대해

생산적으로 리더와 구성원들이

소통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야 합니다.


(리더십 코칭을 하다보면,

리더님이 아주 자랑스러운 어조로 자주!

"우리 구성원들은 일을 정말 알아서 잘 해요"

라고 이야기하시지만,


부하직원들을 인터뷰 해보면

"뭐라고 이야기를 해도 상사가 받아들여주거나

듣지 않기 때문에

우리끼리 끙끙대며 문제를 푸느라 정말 힘들다"라는

어려움을 토로할 때가 있습니다. ㅠㅠ)


문제가 생길 때마다 울음을 터뜨리며

곧바로 뛰어와서

엄마가 대신 치워주기를 바라는 아가 같이

행동 해도 된다는 뜻이 아니구요.


보다 효율적으로 업무에서의 문제점에 대해

논의할 수 있는 일터 문화를 만들려면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의 이슈입니다.


저자는 이런 방법을 제안하더군요.


(방법 1)

구성원이 안전감을 느낄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기


구성원들이 문제를 발견했을 때,

두려워하지 않고

리더에게 와서 이야기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드는 것이 정말 중요하지요.


"정신 못차리냐?"라며

꿀밤 한대를 맞든지

뒤통수를 쥐어박힐 수는 있을 것 같지만,


나의 리더는

나와 함께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같이 머리를 모아줄 거다 라는

믿음이 있는 한,

구성원은 리더의 방문을 두들길 겁니다.


그래야만 문제가 조그마할 때

하루라도 빨리, 조금이라도 쉽게

해결할 수 있게 될테지요.


제가 예전에

정말 열광적으로 좋아했던

시트콤 "Friends"의 주제가에

정말 좋은 표현이 나오는 것이

갑자기 떠올랐습니다.




**************************


내가 너의 곁에 있을께


I'll be there for you


I'll be there for you / Friends soundtrack /

Rembrandts


**************************



I'll be there for you 라고

리더가 구성원에게

이야기해줄수 있다면

정말 좋겠지요.



(방법 2)

불평만 늘어놓기보다는

문제를 명확하게 설명할 수 있도록 조력하기


리더가 구성원에게 길러주어야 할 역량은

문제가 생겼을 때

그냥 투덜대고 징징대고 잉잉대는 것이 아니라,

염려되는 점과 현재의 어려운 상황을

정확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 역량일 겁니다.


"AAA 책임님은 항상!! 저런다니까요!"

"BBB 부서는 절대로!!! 우릴 도와주지 않아요!"


우리가 불평을 할 때에는

Always, Never 와 같은

추상적인 말을

많이 하게 되지요.

내가 얼마나 힘든지를

강조하고 싶으니까요 ^^


생산적인 업무소통을 위해서는

어떤 식으로 이야기를 해야 하는지

어떤 상황에서 어떤 표현을 쓰는 것이

효율적이고 바람직한지에 대해

리더가 보여줄 필요가 있습니다.


객관적인 사실에 대해

세부적으로 이야기하고,

관련된 변인과 사람에 대해 설명을

구체적으로 하는 능력을 키워서


리더와 함께 그 다음 단계로

나아갈 수 있는 준비를

구성원이 할 수 있도록 도와주십시오.


문제 상황을 명확하게 설명할 수 있도록 도와주기 / 출처 : Unsplash


(방법 3)

구성원에게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능력과 자원, 권한이 있는지 확인하기


문제의 크기와 어려움, 중요도를 보았을 때

구성원이 혼자서 해결 가능하다면

주도적으로 행동할 수 있게 지지해주면 될 거구요.


약간의 조력이 필요하다면

상황을 어떻게 봐야 할지,

해결책을 어떻게 고안해야 할지

코칭과 피드백을 해주면 될 겁니다.


그런데 구성원의 역량과 권한상

혼자 해결이 어렵다거나,

다른 사람이 하는 것이

더 적절하다거나,

다른 부서에서의 협업이 필요한 경우라면

인력과 자원에 대한 조력이 필요할 겁니다.

리더가 직접적으로 개입해야 할 수도 있겠지요.



******************


구성원들이 문제가 생겼을 때

최대한 초반에,

최대한 자주,

최대한 생산적으로

리더에게 문제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도록 도와주십시오.


Sabina Nawaz


******************



"문제를 가져오지 말고

해결책을 가져와!"라는 말을

진리로 생각하고 계셨던

리더님께 이 이야기를


오늘 새롭게 생각해볼 화두로

선물드리고 싶습니다.



[COZY SUDA 박정민 대표]


* 박정민 소개자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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