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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심리학관 Feb 22. 2024

바보야! 그렇게 하지 말았어야지!

<나는 왜 나를 함부로 대할까>

Q. 골목길에서 칼을 든 강도가 

갑자기 내 앞에 나타난다면?

A. 대부분 털썩 주저앉거나 얼어붙음

: 얼음반응(freezing response)

-> 생존의 위협에서 벗어날 수 없을 때

자동적으로 이루어지는 자기보호본능


생존이 위협당할 때 우리 몸은

자동적으로 교감신경과 함께

등 쪽 부교감신경이 항진되어

긴장성 부동 상태에 빠짐

(tonic immobility)


이러한 충격이 트라우마로 남게 된다면,

이후로도 비슷한 상황에서

자기도 모르게 얼어붙어 버림


성인이 되어서도,

누군가 큰 소리만 치면

깜짝깜짝 놀라고

얼어붙어 버리거나

아무 이야기도 하지 못할 수 있음


문제는 그 순간이 지나 정신이 들면

자신의 그런 모습이 용납되지 않음

* 아무것도 하지 못한 자신을

심하게 책망하게 됨


'왜 나는 그 상황에서 싫다고 말하지 못했을까?'

'왜 아무 저항도 하지 못했을까?'

-> 수치심을 불러일으키고,

자기비난으로 이어짐


주위 사람들이 2차 가해를 하는 경우도 많음

"아니, 싫다고 말했어야지!"

"이 바보야, 그냥 가만히 있었어?"


가장 일반적인 2차 가해는

타인이 아니라 자신에 의해 이루어짐.

트라우마 환자들은 하나같이

자기가 어떻게 행동했어야 했다는

자책과 비난에서 벗어나지 못함.

이성적이거나 용기있게 행동했어야 한다고

스스로 다그침


트라우마 희생자들은 

지금의 트라우마 반응도 용납을 못하지만

과거에 얼어붙은 자기에게도 계속 벌을 주고 있음

"너는 그때 다르게 행동했어야 했어"


Q. 우리는 그 당시에 다르게 행동할 수 있었을까?

A. 아니오.


신경계는 우리의 생존을 위해 존재함.

그 덕분에 우리는 참혹한 경험으로부터

우리를 보호하고 생존할 수 있었음


물론 얼어붙는 반응을 계속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것은 아니며

심하다면 반드시 치료가 필요함


다만,

치료의 과정에서도 중요한 것은

그런 자신에게

연민의 마음을 보내고 이해하는 것


아이를 기르듯

나자신에 대해서도

수많은 기다림과 이해심, 

보살핌이 필요함


그 모습 그대로인 것 같지만,

분명 아이는 조금씩 자라나고 있는 것처럼

상처도 조금씩 아물어갈 것


*********************

<나는 왜 나를 함부로 대할까>

자기치유와 자기돌봄을 위한

자기관계 심리학

* 저자 : 문요한

(정신과의사 &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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