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위한 기질 매뉴얼 (feat.달고나 커피, 충동구매, 감정기복)
안녕하세요! 벌써 8번째 만남이네요! 아닛? 벌써! 오늘은 지난 회에 이어 나를 위한 나 사용설명서! 기질 매뉴얼이 계속됩니다 ^O^ 지난 시간에는 사람들마다 타고난 기질이 다르다는 것에 대해 사례를 통해 봤었죠! 우리가 일상생활을 하면서 겪을 수 있는 일들이었어요.
그런데 일상의 작은 순간에서도 내가 타고난 기질에 따라 내 반응이 제각각이라니 후우, 도대체 기질은 무엇이길래 이리도 나의 삶 전반에 걸쳐 영향을 줄까요? 기질은 타고나는 유전적인 경향성이라고 지난 시간에 봤었죠. 오늘부터는 기질의 세부적인 항목들을 하나씩 살펴볼 거에요!
자, 그럼 다들 고고!
사례 1
흐음. 역시 오늘도 사례를 먼저 보실까요?
오늘은 평소라면 친구와 만났을 주말! 흐유 그런데 사회적 거리두기로 집에 있게 되었네요. 집에만 있자니 너무나도 지루합니다. 평소라면 실내 클라이밍을 갔거나 새로운 맛집을 찾아 재밌는 하루를 보냈을텐데 이거 원… 이것저것 동영상을 보고 인터넷을 합니다.
아니 그런데 저것은!!! 으아니? 400번을 저어서 만드는 커피라니? 흡사 그 비주얼은 달고나와 같다! 그래! 바로 이거야! 으하하하 당장 집에 있는 설탕과 커피, 물을 가지고 달고나 커피 제조에 들어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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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힉! 400번 저으면 된다는데 과연 맞는건가? 얼추 색이 변하기는 하는데 흐음… 헉헉 도저히 안 되겠다. 좋아, 거품기를 이용하자!
아니, 거품기가 없잖아! 거품기가 얼마 정도 하나… 검색해 봄. 휴우 근데 바로 만들어 먹고 싶군? 오늘은 없는대로 도꾀비 방망이를 이용하자! 역시 난 천재야! 으하하하
끄앙! 작은 컵에는 무리가 있다! 좋아! 더 큰 그릇에 하면 되겠지! 크하하하! 이야야얏!!! 그런데 손재주가 없었는지, 도꾀비 방망이의 사용법이 없었는지 그만!!
푸카카칵 끼약! 다 튀어버린다!! 에이씨 정말! 어쨌든 대충 닦고 계속 한다!
아닛? 다른 사람들은 이 정도 되면 달고나처럼 되던데 왜 난 안 되지! 아씨, 언제 더 젓고 있어! 씩씩 좋아! 설탕을 더 넣는다!! 에잇, 얼마 되지도 않는데 그냥 다 넣는다!
푸카카칵! 후우 한 번 튀었다고 두 번 튀지 않으리란 법은 없군 하하하 이런 그래도 아까보다는 좀 덜 튀었다! 후우… 만들어졌다. 근데 양이 좀 많군… 우유에 넣어 마신다!
아, 우유가 없다! 물에 타 마신다!! 으엑! 이게 뭐야… 그냥 설탕물이잖아… 커피를 더 넣을 걸 그랬나… 아니, 지금 그게 문제가 아니고 이거 다 언제 먹어… 으… 거품기 주문은 노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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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 위의 사례를 보고 어떤 생각이 드시나요? 한 번 다음의 빈 칸에 위의 사례에 나오는 “나”를 보고 어떤 특징이 보이는지 써 볼까요?
<사례의 주인공에 대한 특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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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음, 저도 함께 써 보았는데요.
저는 다음과 같은 특징들을 보았습니다.
주변을 활달히 탐색한다
충동적이다
쉽게 흥분한다
성질이 급하다
이 정도 특징을 써 보았습니다. 위의 사례의 “나”는 기질의 “행동 활성화 시스템”이 쉽게 활성화 되는 기질을 타고난 사람입니다. 지난 번 예고에서 자동차 그림을 기억하시나요? 스포츠카와 버스가 있었죠. 이 사람을 차에 비유한다면 스포츠카에 해당하는 겁니다. 위의 사례의 “나”는 스포츠카 중에서도 엄청난 속도를 자랑하겠군요!
행동 활성화 시스템
행동 활성화 시스템이 쉽게 활성화 되는 사람은 다음과 같은 특징을 보입니다.
많은 사람이 시간 낭비라고
느낄 수 있는 상황이나
새로운 장소에 큰 흥미를 느낍니다.
그래서 같은 장소를 여러 번 가는 것 보다는 새로운 곳을 여행하는 것을 즐기거나 검증되지 않은 새로운 음식점의 새로운 메뉴라도 주문하죠. 위의 사례에서 “나”는 집에서 지루함을 느끼고 이것저것 새로운 영상을 보고 인터넷으로 다양한 것들을 접한 후 재미있어 보이는 행동을 시도했네요.
그리고 또 다른 특징은 충동성입니다.
충동성이란
부족한 단서나 증거, 정보를 가지고
급하게 결정을 내리는 것을 말합니다.
그래서 충동성이 높으면 순간적인 본능에 의해 행동하는 것처럼 보이며 예상하지 못하는 상황이 생겨 결정을 번복해야 하는 일들이 자주 생기곤 합니다. 위의 사례에서 “나”는 열심히 커피를 저었지만 동영상에서 본 것처럼 되지 않자 이내 방법을 바꿉니다. 게다가 집에 거품기가 없자 거품기와 같은 효과를 낼 것이라 생각하고 도꾀비 방망이를 꺼내들죠. 그런데 새로운 도구를 사용할 때 어떤 점을 주의해야 할 지 심사숙고하지 않아 사방팔방 튀어버립니다. 게다가 거품기를 덜컥 주문하려고도 했네요.
다음 특징은 무절제함입니다. 이 특징이 특히 높은 분들은
돈, 에너지, 감정 등
유형의, 무형의 것들을
절제하기 보다
바닥이 날 때까지 쓰는 것을 좋아합니다.
위의 사례에서도 설탕을 때려 넣었죠. 그리고 엄청난 양을 만들어 놓고 어쩔 줄 몰라 하네요.
마지막 특징은
쉽게 화가 나는 것입니다.
우리는 어쨌든 조직, 사회 안에서 살아갑니다. 이 때 다양한 사람들을 볼 수 있는데요. 그 중 어떤 사람들은 규칙이나 규정이 엄격한 곳에서 부쩍 화가 많이 나는 사람이 있습니다. 이 사람들은 때때로 재미있는 얘기를 위해 진짜보다 과장하는 경향도 있습니다. 그리고 지루하고 불편한 상황을 잘 견디지 못하는 특징을 보이기도 합니다. 위의 사례에서도 400번을 저어보고는 뜻대로 만들어지지 않자 성질을 내는 모습이 보이네요.
여러분 이렇게 보니 어떤가요? 한 번 정리 해 보겠습니다. 행동 활성화 시스템은 다음의 특징들이 있습니다.
1. 새로운 상황과 새로운 장소를 탐색하는 것을 즐긴다
2. 부족한 정보, 근거를 가지고 충동적으로 쉽게 결정을 낸다
3. 무형의, 유형의 자원을 (돈, 시간, 에너지, 감정, 능력 등) 바닥이 날 때까지 쓰고자 한다
4. 원하는 것을 얻지 못할 때 쉽게 화를 내며 설명해 주지 않고 규칙을 지켜야 하는 상황에서 매우 불편함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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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을 떠올려보며 위의 정리를 봐 볼까요? 이 글을 읽는 여러분은 위의 특성들을 얼만큼 보이시나요? 4가지 특성을 모두 보이시나요? 그 중 일부분의 특징만 보이시나요? 특징들과 매우 높은 싱크로율을 보이시나요? 어느 정도는 비슷하나 위의 설명 정도는 아니신가요? 아니면, 자신의 모습과 정반대인가요? 특히 위의 특징을 매우 높은 정도로 보이시는 분들은 어떤 생각이 드시나요? 혹시 다음과 같은 생각이 드시나요?
“뭐야, 저 이상한 사람인가요?”
"완전 엉망인데요…
제가 이러니 돈을 못 모으죠… 최악이네…”
“저 새로운 맛집 찾아다니는 것이 취미인데
그럼 이게 잘못인가요?”
“그럼 규칙을 잘 지키는 것이 좋은 건가요?”
기질은 앞서 말씀드린대로 “타고 태어나는” 것입니다. 이 말은 내가 선택하지 않았고 선택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우리가 선택한다는 것은 그 선택을 할 수 있을 여러 선택지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며 선택을 한 것에 대해 책임을 질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우리는 어쩌면 제비뽑기로 태어나는 것과 같습니다. 이럴수가… 한 번 태어나면 무를 수 없는데 이걸 랜덤으로 골라서 태어난다니!! 게임도 이렇지는 않아!! 게임도 내가 원하는 캐릭터 선택할 수 있다고!! 엉엉엉!!
네, 그렇습니다. 내가 고르지 않은 내 기질을 내가 선택했다고 할 수는 없습니다. 그래서 기질에 대해서는 좋다, 나쁘다 가치 판단 하지 않습니다. 오잉!? 그렇다면 다음과 같은 의문이 드실 수 있습니다.
“돈을 모아야 뭐라도 하죠!”
“솔직히 친구들과 놀다보면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밤을 새 버리곤 하는데 이렇게 매일 살 수는 없잖아요.”
“그래도 사회 생활을 하려면
조직의 체계에 순응하는 사람이 더 좋은 것 아닙니까?”
위와 같은 의문이 드신 분들은 기질의 특징 정도에 대한 좋다, 나쁘다 가 아닌 타고난 기질의 “조절”에 대한 설명을 들으시면 의문이 풀리실 것입니다.
우리는 타고난 기질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는 우리 성격의 장점이 될 수 있고 개성이 될 것입니다. 새로운 곳을 찾아 새로운 메뉴를 시켜서 다 함께 먹으며 재미있게 오래오래 놀 수 있는 친구가 있으면 재밌지 않습니까? 비록 그 친구가 1+1이라면 우선 사고 볼 수도 있고 오늘 꼭 가봐야지 하던 카페가 하필 오늘 예상치 못하게 문을 닫았다고 화를 내며 취사금지인 곳에서 몰래 컵라면을 먹자고 하더라도 그 친구는 분명 에너지 넘치고 재미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본인이 위의 모습이라면 분명 당신도 주변사람들에게 재미있고 함께하고 싶은 친구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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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다음과 같은 상황은 어떨까요? 내일 중요한 일이 있는데도 오늘 부어라 마셔라 한다거나 평소 공부하고 싶은 것이 있고 자신을 위해 꼭 배우려고 생각한 것이 있는데도 흥청망청 돈을 써서 자기개발에 쓸 돈이 항상 없다거나 체계 속에서 지켜야 할 기본적인 규칙임에도 자기 멋대로 지키지 않아 놓고 화를 내기만 하는 사람은 어떠십니까.
기질은 “조절”하는 것입니다. 내가 타고 태어난대로 살아갈 때 우리는 자동적 반응으로만 살아가게 되며 이는 매우 고통스럽습니다. 목적은 필요 없게 되며 그 순간, 찰나의 기질이 이끄는 반응만을 하게 되는데 내가 원하는 것을 할 수 없게 되는 것과 같습니다. 그 순간의 기질이 이끄는 방향이 혹시 자신이 원하는 것이라고 생각하시는 분이 있다면 “화가 나서 때렸다” 라는 말이 얼마나 이상한 말인지 생각해 보십시오. 이는 곧 아기가 “응아가 마려워서 옷에 쌌어여” 라는 말과 같습니다.
기질은 가치 판단하는 대신, 적응과 부적응으로 접근합니다. 오늘 동영상을 보다 확 삘이 꽂혀서 그냥 바다로 차를 몰고 후딱 회 한 접시 먹으면 정말 짜릿하죠. 그런데 내일 엄청 중요한 면접이 있다면 어떻게 하실 것입니까. 체력이 매우 좋아서 오늘 그냥 확 밟아서 회 한 접시 딱 먹고 술 한 잔 딱 하고 대리 불러 온 다음에 내일 오전 면접 시간에 절대 늦지도 않고 컨디션까지 멀쩡하다면 전혀 문제가 안 될 것입니다. 하지만 이런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체력의 컨디션뿐 아니라 심리적인 컨디션까지 완벽히 조절하여 평상심을 유지하고 냉정하게 사고하는 이성을 유지한다는 것은
로봇이나 가능할 것입니다. 나는 눈치채지 못했지만 혹시 입에서 술 냄새가 나지는 않을지, 준비한 답변을 잘 할 수 있을지 불안해 하며 어제의 한껏 고양된 기분이 여전히 내 정서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제가 상담을 하며 종종 하는 말이 있습니다. “나이를 먹으면 삶의 난이도가 점점 높아집니다” 라는 말입니다. 5살 때는 글자를 쓰고 읽으면 잘 한다고 해 주었습니다. 15살이 되니 인수분해를 잘 하고 함수를 잘 이해하면 뿌듯하죠. 25살이 되니 복잡한 엑셀 함수, 기승전결이 잘 보이는 보고서를 써도 내가 열심히 노력한 것에 잘 했다고 해 주는 사람이 거의 없고 심지어 스스로 조차 자신을 뿌듯해 하는 일이 극히 줄어듭니다. 35살이 되면 어떨까요. 이제 내 분야에 대해 기획 정도를 해야 이 정도는 해야지 라는 높은 기준이 타인에게도, 자신 스스로에게도 생겨버립니다. 45살이 되면 이제 누굴 가르칠 정도는 돼야 저 사람 잘 하네 합니다. 55살이 되면 정말 높은 기준으로 그 사람을 평가합니다.
좋은 평가를 받는 것이 다는 아니지만 내가 수행해야 하는 과제의 난이도가 높아지니 점점 주변의 평가 또한 인색해집니다. 주변의 평가뿐 아니라 스스로에게도 말이죠. 점점 높아지는 과제의 난이도에 예전 그대로의 전략을 가지고 도전하면 어떻게 될까요. 내가 타고난 기질 그대로 살아간다는 것이 이와 같습니다.
다양한 상황과 나의 목적에 맞게
나의 기질을 조절해 나갈 때
우리는 엄청난 효능을 가진 무기를
손에 넣는 것과 같습니다.
행동 활성화 시스템이 빠르게 활성화 되는 사람들은 자극을 추구합니다. 이는 누구보다 재밌고 즐거운 활동을 찾으며 화끈하고 새로운 변화에 도전하며 결국 혁신을 가져옵니다. 그런데 이 기질을 제대로 조절하지 않으면 스포츠카를 제한 속도 이상으로 몰다 큰 위험에 빠지는 것처럼 자신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자원을 낭비하며 결국 목표를 이루기 어려워집니다. 이 사람들은 특히 성격 발달 중 “목적의식”에 큰 비중을 두어야 하는데 “목적의식”에 대해서는 다음 기회에 다룰 것입니다. (아닛? 진지한 순간에서도 예고하는 병이??)
스포츠카와 같은 당신! 정말 매력적입니다. 그리고 생기가 넘치고 그 정열로 주변과 세상을 크고 화려하게 비추었을 것입니다. 제가 만나본 분들 중 자극을 추구하는 성향이 높은 분들은 하나 같이 너무나도 멋졌습니다. 상담시간에도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는 것에 거리낌이 없었고 상담자와 함께 한 회 한 회 멋진 상담을 만들어 갔습니다. 인생의 어둡고 우울했던 순간을 얘기하면서도 유머를 놓치지 않았고 상담자의 작은 위로에도 크게 기뻐하며 상담자인 저를 울컥하게 만들었습니다. 아닛!? 지금도 눈물이 나는군요… 뜻대로 되지 않는 엄청난 마력의 스포츠카를 어떻게 다루어야 할 지 분노하던 그 분들이 제 눈에는 불꽃놀이에서 가장 크게 터지는 폭죽 같았습니다. 국화모양으로 엄청나게 큰 별처럼 터지는 폭죽 말입니다. 아이러니 하게도 이런 상당한 매력을 가지고 있는 행동 활성화 시스템의 높은 활성화는 그들에게 고통이기도 했습니다. 폭발적으로 화가 나고 조직과 사회의 규칙에 자신이 퇴색되는 것 같아 하며 통장은 텅장이 되기도 했죠.
©Eqd
기질을 조절하기 위해서는 먼저 나의 기질을 아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오늘 살펴본 “행동 활성화 시스템”의 특징을 보고 “나”는 어떤 사람인지 살펴보세요! 위의 정리된 4가지 특성 중 몇 가지가 자신을 설명하는지, 그리고 상/중/하로 그 정도를 매겨 보세요! 그리고 난 후 기질을 조절해 보는 것입니다.
기질 조절하기
: 감정인식을 시작으로
기질은 어떻게 조절하는가? 꾹 참으면 되는 건가!!! 아닙니다!! 그냥 무작정 참으면 안 됩니다! 그 방법은 바로 “감정인식” 입니다. 찰빵심리에서 먼저 감정인식을 다루었던 것은 바로 기질 조절의 큰 그림을 그리기 위함이었다!?!?!?
그럼 기질을 조절하는 모습을 사례를 통해 보겠습니다. 이 사례는 지난 회 “세일 사례”를 재구성 해 보았습니다.
행동 활성화 시스템을 조절하는 사례
하핫! 오늘은 간만에 주말에 외출하는 날! 어휴! 그동안 집 안에만 있었더니 몸이 근질근질 했다고! 크캬캬캬! 어? 저거 뭐야? 세일? 한 번 들어가볼까? 아니 이럴수가! 내가 너무 좋아하는 색깔! 사야겠다! 하하하 기분 좋군. 잠깐만… 이거 내가 좋아하는 색이긴 한데 내가 이런 색을 지난 주에도 샀잖아? 아, 배송이 아직 안 왔네. 하하핫! 근데 디자인이 좀 다르니까! 이얏! 결제!
잠깐만… 내가 보니까 디자인이 좀 다르다고 해도 이 정도 다른 정도면 기능에 큰 차이가 없더라고? 에잇! 당장 필요하진 않지만 뭐 두고두고 쓰겠지. 아, 맞다. 나 이번 달에 그 동안 벼르고 벼르던 홈트용 캐틀벨 사려고 했지. 으으으!!! 근데 이 색 너무 마음에 든다고!!! 들었다 놨다 들었다 놨다(욕구의 충돌) 아씨, 이거 지금 안 사면 세일 언제 또 하겠어! 이얏!! 얼마 한다고 이거 결제!!
잠깐만… 이렇게 산 게 벌써 이번 달만 해도… 집에만 있다고 인터넷에서 벌써 산 것이…? 아, 어떡해!! 아, 짜증나!! (당장 만족되지 않는 이 상황에 대해 화가 남) (이 때 당장 만족을 해야 직성이 풀리는 기질을 이해하고 매장을 한 바퀴 둘러본다) 그래, 좀 생각을 해 보자. 지금 내가 당장 사고 싶은 걸 못 사니 화가 나는 구나(감정인식) 내가 자극을 추구하는 경향이 강하다고 했지! 그럼 우선 만족을 지연시키는 시간을 벌어보자. (여기서 만족지연이라는 심리적 개념이 나오는 군요. 만족지연이란, 더 큰 결과를 위해 즉각적인 즐거움, 보상, 욕구를 자발적으로 억제하고 통제하면서 욕구충족의 지연에 따른 좌절감을 인내하는 능력을 말합니다. 만족지연을 비롯한 다양한 심리적인 개념에 대해 찰빵심리에서 다룰 때를 기대해 주세요! 아닛? 이제는 기약없는 예고까지!! 절레절레)
매장을 한 바퀴 돌았더니 나에 대해 새로운 사실, 물론 새삼스러운 새로운 사실이다! 그건 이미 알고 있었다는 의미이다!! 라는 것을 알아냈다. 지금 내가 마음에 든다는 이유만으로 사 버리려고 했던 아이템은 그 한 가지가 아니었던 것이다!!! 지금 매장을 돌면서 어! 저거 살까! 어! 저거 마음에 든다! 드릉드릉! 했던 아이템이 적어도 4개는 된다. 그래, 이게 내 성향이구나. 이미 아주 비슷한 아이템을 인터넷 주문해 놓고도 또 사려고 했던 것처럼 오늘 이걸 산다해도 나는 또 다른 것을 사려고 할 것이다. 이러면 또 이번 달에 캐틀벨 못 산다. 원래 피트니스 다니려고 했는데 그것도 돈이 모자라서 결국 홈트하자고 마음 먹은 것이지. 사실 나는 다같이 하는 GX가 딱이라고.
후우… 이것이 목적의식이구나. 후의 더 큰 목표를 위해 지금의 충동을 인식하고 결국 내가 원하는 결과를 위해 선택한다는 것이 이런 것이구나.
마음이 좀 가라앉는다. 오늘 내가 본 저 상품은 현재 내가 갖고 있는 것과 포지션이 같고 또한 나는 이미 배송 중인 비슷한 아이템이 있다. 잠시나마 나를 즐겁게 해 준 내 최애 색 상품아, 고마웠다. 안녕! (선택되지 못한 욕구에 대해 애도하는 과정)
아이 쇼핑만으로 끝났지만 자신의 목적의식에 따른 선택에 뿌듯함을 느끼고 가게를 나섭니다. 그런데 그만! 버스가 급정거! 순간 몸이 크게 휘청거립니다. 이런 옆사람이 나에게 돌진하네요! 저 사람이 나에게 일부러 돌진한 것도, 기사님이 일부러 브레이크를 밟은 것도 아니지. 내가 예상하지 못한 상황이 벌어지는구나. (가게에서 기질을 조절하고 나니 그 다음 상황에서도 기질대로 자동적 반응이 나오는 일이 적어짐) 다들 조심하고 살았으면 좋겠다 ^O^
푸학! 나도 참. 또 기분이 급 빵긋해지는 건 뭐야. 하하하! ^O^ 아, 이게 내 성향이랬지. 기분이 왔다 갔다 하고 그래서 때로는 충동적으로 보이지만 내가 잘 조절했을 때 내 개성이 되는. 하하핫! 나 좀 멋진듯 ^O^ 하하하! (기질을 조절했으나 개성을 잃어버리는 것이 아닌 자신의 성격적 장점으로 승화한 모습)
©Eqd
분노, 평가절하 됐던 감정
그러나 나를 지켜줬던 친구
행동 활성화 시스템은 “분노”라는 감정을 핵심감정으로 설명합니다. 이 기질의 사람들은 “분노”라는 감정을 다루는 것에 다른 사람들보다 어려움을 겪습니다. 분노라는 감정에 대해 평소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분노라는 감정은 평소 평가절하 당하는 감정입니다. 분노는 우리의 행동을 활성화 시키는 유일한 감정입니다. 우리가 슬퍼서 소리를 지르나요, 외로워서 밤거리를 달리나요? 아닙니다. 화가 났을 때 우리는 소리를 지르고 숨이 끝까지 찰 때까지 달리며 책상을 쾅 치고 벽을 칩니다.
그리고 분노는 “나”를 지켜주는 알람입니다. 누군가 나에게 위해를 가하려고 하거나 아무 이유도 없이 정서적, 언어적으로 공격할 때 우리는 화를 내며 나를 지키고 내 경계를 세울 수 있습니다.
분노 밑의 진짜 감정은?
: 감정인식의 중요성
그러나 분노는 2차 감정인 경우가 많습니다. 슬퍼서 화가 난다, 외로워서 화가 난다, 좌절해서 화가 난다 등 분노 밑의 진짜 감정을 인식하는 것이 그래서 중요합니다. 그러나 기질적인 “분노”는 2차 감정과는 달리 행동을 활성화 하는 순수한 분노입니다. 더 큰 감정을 느끼고 더 크게 좌절하게 합니다. 그래서 자극을 추구하는 경향이 강한 분들은 큰 감정기복을 더 자주 경험합니다. 감정이 널뛰기 할 때 “나”는 정말 힘들 것입니다. 그러나 이 때의 분노는 겉으로 표현되는 것이 아닌 자동적 반응을 의미합니다. 기질에 대한 설명을 할 때 제가 자주 듣는 질문이 있습니다. “저는 그렇게 화를 내지 않는데요?” 겉으로 표현하는 것은 2차적인 문제입니다.
어느 정도 사회적 자아를 개발한 청소년, 성인은 화가 난다고 해서 있는 그래도 표현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내 안에서 순간 일어나는 감정을 인식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순간 스치는 일렁이는 감정이 바로 기질에서 말하는 분노입니다.
이 순간적으로 스치는 화가 나는 감정을 순간 순간 인식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아, 지금 내가 화가 나는구나…’ 이렇게 내 분노를 인식하고나서 나를 타당화 해 주는 것입니다. ‘그래, 지금 내가 원하는 것이 바로 이루어지지 않으니 지금 내가 화가 나는구나…’ 여기까지 오면 이제 다음은 holding을 스스로 하는 것입니다.
‘아, 어떡해… 지금 뭔가를 부숴버리고 싶어.’
‘지금 확 먹어버리고 싶어…’
‘칼로 살짝 그어버릴까…’
이 때 지금까지는 내가 해 보지 않았던 것을 이제 해 볼 때입니다. 그것은 바로, “예상”입니다. 위의 세일 사례에서 “나”는 충동구매를 참기 위해 매장을 한 바퀴 돌아봅니다. 그리고나서 자신에 대해 “예상”을 하게 됩니다. 지금 이 상품을 사더라도 나는 또 다른 것을 사고 싶을 것이고 그것은 내가 지금 이 상품을 사는 것이 네 즉각적인 기질에 대한 자동적 반응에 의한 충동구매라는 것을, 그리고 잠깐의 만족 후 나는 또 다른 것에 마음이 쉽게 옮겨 갈 것이라는 것을 위의 사례의 “나”는 예상을 했습니다.
나를 해치고 싶을 때
나를 지키는 연습
자극을 추구하는 성향이 높은 분들은 이 예상을 연습해야 합니다. Holding과 containing이 여러 번의 연습이 필요하다는 것은 지난 찰빵심리에서 다루었었죠. 어린 시절 양육자가 해 주었던, 또는 내 양육자는 해 주지 못했던, 이제 내가 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 때 self-soothing이 강력한 힘을 발휘합니다. ‘내가 지금 이 내적 갈등에 괴로워 한 순간에 나를 해치는 행동을 하면 나는 잠시 후련함을 느끼겠지만 이내 부숴져버린 아끼던 내 물건을 보며, 속상함을 느끼게 되고 속이 더부룩하고 식도염에 시달리며 자신을 자책할 거야… 내 몸의 상처를 보며 다른 사람의 시선을 더 신경 쓰게 될지도 모르지… 그런데 나는 그러고 싶지 않아. 고를 수 있다면 나는 내가 괴로워지는 선택은 분명 하지 않을거야. 지금은 내가 고를 수 없는 선택지가 없다고 여기고 있어. 그래서 나는 나를 해치는 방법 밖에는 떠오르지 않는 거야…’
분노라는 감정은 굉장한 에너지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때로는 그 분노가 나를 향하게 되는 때가 있습니다. 이 굉장히 폭발적인 감정을 버티고 담아내는 것이 연습이 되어 있지 않은 상태에서는 너무나도 고통스럽기 때문에 이 경우에는 약물의 도움을 받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어느 정도 의학의 힘을 빌려서 내가 다룰 수 있을 정도로 감정의 폭이 잦아들 때 다시 힘을 내어 홀딩하고 컨테이닝하면 됩니다. 그리고 어느 정도 다룰 수 있을 크기의 감정이 되어야 타당화도, 셀프 수딩도 해 나갈 수 있거든요. 그리고 스몰웨이브처럼 상담전문가와 함께 하는 것이 파괴적인 패턴이 반복되는 것을 막는데 상당한 도움이 됩니다.
행동 활성화 시스템이 빠르게 활성화 되지 않는 사람의 특징
행동 활성화 시스템이 즉각적으로 활성화 되지 않는, 즉 자극을 추구하는 경향성이 낮은 분들은 평소 감정의 기복이 크지 않고 심사숙고하여 결정을 내리며 절약하고 때로는 경직되어 융통성이 부족해 보이는 관습적인 모습을 보입니다. 그래서 가슴이 터질 것 같은 감정으로부터 좀 더 자유로워 평안함을 유지하기 더 쉽습니다. 마치 버스와 같죠. 큰 버스는 안전을 위해 속도를 제한하고 정해진 길을 따라갑니다. 스포츠카가 화려하고 짜릿하다면 묵직하고 큰 버스는 그 크기만으로도 너무 멋져요. 출렁거리지 않고 목적지를 향해 안전하게 달리는 버스는 생각만해도 안정적이네요. 자신이 선택하지는 않았지만 버스 아이템이 뽑힌 분들, 정말 멋집니다 ^o^
그러나 이 분들은 반대로, 내가 해 보지 않은, 때로는 정해진 길을 가는 나의 일상에 한 번의 재미있는 행동 정도는 괜찮으니 내가 해 보지 않은 것들을 탐색해 보며 다양한 경험을 해 보는 것도 정말 재밌고 내 삶의 경험을 풍성하게 해 줄 거에요!
부록
위의 달고나 사례는 제 경험담입니다!!! 감정 기복에, 후회되는 충동 구매에 길을 잃을 것만 같은 분들을 위해 특별히 부록을 준비했습니다. 저는 기질의 어떤 변인의 특징으로 제 얘기를 공개하는 것이 이유 없이 꺼려집니다. (이 변인에 대해서도 역시 다음 회에… 아닛? 부록에서 조차 예고를!!!)그럼에도 제 경험담을 쓴 이유는 행동 활성화 시스템에 있어서는 제가 전문가임을 자랑하고 싶어서 입니다!!! 는 뻥이지롱!! 사실 이 이유도 좀 있습니다. 신빙성을 위해 전문성을 내세워 봤습니다. 자기 혼자 전문가라고 하니 좀 쑥스럽고 갑자기 가슴이 두근거리는군요? 크하핫! (이 때 찰빵의 감정을 추론해 봅시다. 머쓱함, 민망함입니다. 머쓱하니 말이 주절주절 길어지는군요. 더욱 머쓱)
행동 활성화 시스템이 매우 높은 분들이 이 기질을 잘 조절하지 못할 때 심리적으로 큰 어려움을 겪는 사례를 상당히 많이 보았기 때문입니다. 찰빵심리라는 글에서라도 그 분들의 기질에 대한 이해와 조절에 도움이 되고 싶은 마음에 제 경험담을 썼습니다.
사례의 전말...
이제 대충 감이 오십니까? 저는 높은 자극추구 경향성을 가지고 있으며 이 글에서도 그 모습을 여실히 보이고 있는데 이는 다음과 같습니다. 실제 이것저것 닥치는대로 인터넷을 보고(새로운 자극을 탐색) 달고나 커피가 막 유행할 때 다양한 달고나 커피 성공담을 봄. 역시 그 시간대는 매우 야심한 시간(에너지를 무절제 하게 씀) 당장 너무 만들고 싶어서 아침에 되자마자 대충 뭔가를 먹고 재료를 꺼내서 컵에다가 재료를 넣고 젓기 시작 젓다가젓다가 도저히 완성될 기미가 안 보여 남은 설탕을 다 넣고(충동성, 무절제) 설탕을 더 넣었으니 커피를 더 넣음 양만 많아지고 도저히 완성될 기미가 보이지 않자 거품기로 해야겠다는 생각을 함. 거품기가 집에 없으니 거품기를 검색함. 그런데 배송 올 때까지 참을 수 없어 도꾀비 방망이를 꺼냄.도꾀비 방망이를 제대로 써 본적이 없어 대참사가 일어날 것을 직감함. 그러나 글에서는 도꾀비 방망이를 사용한 것으로 각색했으며 이 또한 이 기질의 특징을 그대로 보여줌. 원래는 도꾀비 방망이를 포기하고 우유거품기를 사용했음. 우유거품기를 그려야 하는데 그림 실력이 안 되니 빨리 안 그려지고 그려 봤으나 그냥 무슨 깡통 같고 뭘 그려놓은 것인지 알 수 없으니 시간을 더 들여서 그려야 하는데 가슴이 터질 것 같길래 각색을 한다!!!(즉각적인 결과를 내고 싶은데 안 되니 가슴이 터질 것 같은 것) 우유거품기에 아직 색도 변하지 않은 원액을 때려 부음. 우유거품기를 여러 번 돌림. 그러나 거품이 생기다 만 채로 더 이상 진행되지 않음. 도꾀비 방망이로 다시 시도해 보고자 잠시 고민했으나 빨리 먹고 싶은 마음이 더 컸기에 바로 먹기로 함. 집에 우유가 없다는 것을 알고 우유를 사 올까 잠시 고민하다 그냥 냉수에 넣음. 얼음을 많이 넣어서 먹는 것을 봤으므로 나도 얼음을 많이 넣어 줌. 아주 달기만 한 설탕물이 되었으며 심지어 커피 맛도 잘 안 났음. 매우 심하게 실망을 했으나(전날 밤에 기대를 많이 함) 만든 것이 아까워서 꾸역꾸역 먹다 포기함. 남은 원액이 아까워서 주변인에게 먹이는 것을 시도했으나 주변인은 한 모금 먹고 안 먹음. 그리고 심지어 이메일로 달고나 커피의 영향으로 손잡이식 자동거품기 광고가 오자 실제로 구매직전까지 갔으나 배송료가 붙는 것을 보고 배송료를 없애기 위해 다른 상품들도 보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고 이게 뭐하는 짓인가 그제서야 자신을 인식하고 그만 둠. 또한 또 글을 길게 쓰고 있음. 지금 시간은… 흠…(무절제)
여러분! 상담을 전공하고 상담자로 일하는 저도 저렇게 기질의 영향에서 자유롭지 못합니다. 일상에서 저 사례만 있겠습니까. 그러니 감정 기복에 힘이 들어 목적 없는 충동구매, 과도한 음주, 폭식, 자해 등 나를 해치는 행동으로 힘든 분들에게 다음과 같은 말을 하고 싶습니다.
감정은 내가 아니다.
감정은 내가 얼마든지 조절할 수 있지만
다루기 힘든 무기다.
그러니 이 매력적이고도 위험한 무기를
다룰 수 있을 때까지 연습해야지.
왜냐하면 나의 주인은 나니까.
주의!
자극을 추구하는 경향성이 높다고 해서 전부 감정 기복에 힘들어 하고 충동적인 행동을 하거나 규칙을 불편해 하는 것은 아닙니다. 이 회차에서는 기질에 대해 다룬 것이며 기질을 조절하는 후천적인 성격 발달 정도에 따라 매우 다양한 모습을 보입니다. 그리고 다른 기질과의 조합으로 다양한 형태의 기질이 나타납니다. 또한 가정, 개인적인 경험 등 다양한 변수들이 나를 이루는 것이 영향을 주니 이 점 참고해 주세요! 그럼에도 나의 행동 활성화 시스템이 매우 높은 경향 또는 매우 낮은 경향을 보이는지 아는 것은 나를 이해하는데 상당한 도움이 되니 이번 회가 여러분의 자기 이해-타당화-셀프수딩-자율성 향상에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찰빵심리 소식
그동안 찰빵심리를 사랑해 주신 여러분께 소식을 전해드릴 것이 있어 말씀드립니다 ^o^
찰빵심리가 인스타를 열었어요!
블로그가 다양한 사례, 어렵지 않게 설명하려고 노력한(!) 이론으로 여러분을 만나는 자리라면 인스타에서는 좀 더 직관적으로 "나로 살아가고자 하는 분들을 위한" 심리학적인 내용을 다루려고 합니다.
그럼 심리학관처럼 많은 사랑 부탁드려요!!
인스타 아이디 : @eqdchbb
링크 : https://www.instagram.com/p/CErwEd4HttU/?igshid=1ghen9mxzz8s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