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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심리학관 Apr 12. 2024

우리, 서로에게 쪼끔만 더 뜨뜻하게 이야기해요

마음건강관리 / 심리학관

* A : 퇴직한 대기업 상무

* B : 배우자


A : 여보, 있잖아. 나 그만 집에 가서 애보라는데?

B : 짤린거야?

A : 짤린게 아니라, 나이가 되어서 정상적으로 퇴직하는 거지.

B : 그러니까, 전무 승진 안 시켜주고 짜른 거잖아. 전무 누가 올라갔는데? 아니, 아니. 오전무는 어떻게 됐어? 내가 뭐랬어. 오전무 줄 썩은 동아줄일 거라고 내가 그랬잖아. 아무리 무능해도 오너 사돈이라고 내 말 안 듣더니. 


A : 여보~ 나 애 보러 들어왔어.

B : 빨리 씻고 들어와. 상 차릴께.

A : 아이, 이건 너무 한다, 진짜. 30년 넘게 쎄가빠지게 벌어다 바친 남편이 애보러 들어왔는데, 색종이 가루는 못 뿌려줄 망정, 어떻게 내다보지도 않냐, 이 여편네야. 

B : 수고했어. 맥주 사다 넣어놨어. 


A : "여보, 그동안 정말 가족 위해 수고 많았어. 정말 고맙게 생각해. 평생 수고했으니 이제 그동안의 피로 풀면서 편안하고 여유있는 은퇴 생활 즐겨.  당신은 충분히 그럴 자격 있어" 내가 듣고 싶은 말은 이거였어. 당장 "생활비 줄인다"는 말이 아니라.

B : 수고했어, 그래. 누가 그거 몰라? 이심전심으로 통하면 되지, 그걸 꼭 말로 해야 해?


A : 염병할. 맥주 2잔 먹여 놓고 "용돈 얼마면 되냐", "생활비 줄인다"가 이심전심이야?

B : 으이구. 참 생색 내는 거 정말 좋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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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자식 상팔자> 9회

2012.11.24.

* 극본 : 김수현

* 연출 : 정을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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