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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심리학관 May 13. 2024

"원래 다 그런 거지, 뭐" : 무례한 건 무례한 것

 일을 잘하자고 했지, 무례해도 된다는 말은 안 했는데 / 심리학관

(17:55 / 퇴근시간 5분 전)

* A에게서 메일 도착

(A : 현재 협업을 하고 있는 유관부서 구성원)

"보내주신 자료는 모두 확인했습니다.

고생 많으셨습니다"

"다만 내부적으로 다양한 피드백이 있었습니다"

"저희가 내일 회의 때 자료가 필요하니"

"내일 오후 4시 이전까지

피드백을 반영한 수정본을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바꿔 말해보면)

집에 가서 자지도 먹지도 말고,

밤새 내가 준 일만 해서, 원하는 시간에 가져오세요.

(그 얘기를 굉장히 정중하게,

그리고 감사하다는 인사를 덧붙여 전하고 있음)


* B : (팀장님에게 메일을 포워딩하고)

"팀장님, 아무래도 이건 좀 힘들 것 같지 않아요?"

"오늘 밤새워서 해도

내일 요구한 시간까지 못 맞출 것 같은데요"


* 팀장 :

(메일을 보더니 의자 등받이에  등을 기대고 말함)

"하아... 아는데 그래도 이번 일은 중요하니까"

"일단 해달란 대로 해주세요"


* B : (머리가 지끈거려 옴)

"근데 그렇게 급한 거면

본인들도 빠르게 피드백 해줘야 하는 거 아닌가요.

퇴근시간 다 돼서 갑자기 내일까지 해달라는 게..."


* 팀장 : (B의 눈을 마주치지 않고, 노트북을 덮으며)

"원래 다 그런 거지, 뭐"


* 무례함을 범한 쪽은 대부분 단순하게 생각함

-> 오늘 오후에 보냈으니, 내일 오후에 줄 수 있겠지

-> 금요일 오후에 보냈고,

월요일까지 요청했으니, 이틀이나 시간이 있네!

-> 어쨌든 퇴근 시간 전에 메일을 보낸 거니까

비매너는 아니지


* 일하는 인간이 종종 잊어버리지만,

너무도 중대한 진실

(1) 상대방의 달력에도

‘휴일'과 '퇴근시간'이라는 게 있다

(2) 협업이란 '업무시간' 내에 하는 거다

(3) 퇴근 후에는 일을 하지 않는다


* 많은 실무자들이 범하는 무례한 실수

-> 내가 해야 할 일을 정리하고

-> 그 다음 일을 해야 할 상대방에게 빨리 전달해서

-> 부담감을 내 손에서 떠나보내고 손을 털자


(Case)

* C : 퇴근시간 1시간 전에 유관부서 담당자 D에게

‘최대한 빨리 OO를 해달라. 너무 급하다"는

메일을 보냄


* D : 1시간 후, 긴 장문의 답장 메일을 보내오심

"C님이 이렇게 다급한 요청을 하는 건, 실무에 지쳤고 마음은 급하고, C님의 의지와 다르게 돌아가는 상황 때문이라는 걸 알고 있습니다. 그러니 C님을 탓하거나 비난하고 싶진 않습니다"


"다만 우리 모두는 '쉼'이라는 것이 필요합니다. 아마 지금쯤 C님도 퇴근을 준비하고 계실 것이라 생각됩니다. 어서 귀가하시어 가족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따뜻한 저녁을 먹고, 지친 몸을 뉘시길 바랍니다. 저도 편안한 저녁을 맞이하도록 하겠습니다."


"보내주신 메일은 내일 아침에 출근해서 다시 자세히 읽어본 후, 요청하신 업무를 완성할 수 있는 합리적인 일정을 말씀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그때 의견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생각해 보자)

* 우리는 단 한 마디로

상대방의 아늑한 저녁을 뺏어버릴 수 있다

* 우리는 메일 한통, 카톡 한줄로

상대방을 불안하게, 괴롭게 만들 수 있다

* 무례는 이토록 쉬운 일이다


(TO DO)

* 여러분도

자신만의 아늑한 저녁을 지켜내시길 바랍니다.

* 그리고 협업하는 동료에게도

아늑한 저녁을 선사해주세요.


**************************

<일을 잘하자고 했지,

무례해도 된다는 말은 안 했는데>

예의있게 일잘러 되는 법.

* 저자 : 박창선

(메시지 브랜딩 회사 '애프터모멘트'의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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