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선 위에서 곡선을 배우다

계획도시 창원에서 발견한 삶의 리듬

by 조아


요즘 나의 출근길, 창원터널을 지나 창원으로 들어서면 부산에서는 보기 힘든 정말 신기할 정도로 직선의 도로가 펼쳐지는데 바로 창원대로이다. 창원대로는 곧다. 너무 곧아서 처음에는 조금 어색하다. 길이 끝없이 이어질 것처럼 보인다. 도시가 의지를 가지고 뻗어 나간 흔적 같다.


이 직선은 우연이 아니다. 1970년대, 국가는 중화학공업 육성 전략의 핵심 거점으로 창원을 설계했다. 기존 마을을 확장한 것이 아니라, 도면 위에서 먼저 그려진 도시였다. 공업단지는 질서정연하게 배치되었고, 주거지는 분리되었다. 도로는 효율을 위해 직선으로 놓였다.


창원대로는 산업의 속도를 위한 길이다. 대형 화물차가 멈추지 않고 이동할 수 있도록, 신호 체계는 단순하게, 시야는 넓게 확보되었다. 직선은 곧 통제와 예측 가능성이다. 그러나 이 땅의 시간은 직선으로 시작되지 않았다.


성산패총 사람들은 해안의 곡선을 따라 살았다. 지형을 거스르지 않았고, 바다의 리듬에 맞춰 움직였다. 다호리 고분군에서는 철기와 붓, 오수전이 출토되었다. 이미 교역과 기술의 흔적은 존재했지만, 공간은 여전히 자연을 따랐다.


창원은 오래전부터 철의 도시였다. 철은 도구를 만들고 권력을 만들었다. 2,000년이 지난 뒤, 다시 철은 기계가 되고 산업이 되었다. 달라진 것은 규모와 속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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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 직선 위를 달리며 생각한다.


직선은 기능을 위한 구조지만, 인간은 곡선의 존재라는 사실을. 우리는 늘 일정한 페이스로 살지 못한다. 감정은 굽이치고, 관계는 흔들린다. 직선은 도시의 구조이고, 곡선은 인간의 본성이다.


창원대로를 달릴 때마다 나는 속도를 조절한다. 직선은 빠르게 달리기에 좋은 구조지만, 무리하면 쉽게 무너진다. 훈련과 닮았다. 계획은 직선이지만, 회복은 곡선이다.


이 도시는 산업을 위해 설계되었다. 그러나 그 안에서 살아가는 사람은 효율만으로 설명되지 않는다. 창원대로 아래에는 오래된 곡선의 시간이 겹쳐 있다. 패총의 조개껍질, 다호리의 철기, 그리고 오늘의 기계 소리까지.


도시는 직선이지만, 삶은 여전히 굽이친다. 어쩌면 직선 도시는 우리에게 질문을 던진다. 당신은 기능으로만 살 것인가, 아니면 감정을 허용할 것인가.


나는 오늘도 직선 위를 달리며, 곡선을 배운다.

금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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