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영업자일 땐 상상도 못했던, 회사원이라 받는 소소한 복지들♡
자영업자 vs 근로자
각자의 장단점이 있겠지만
둘 다 경험한 나로선 확실히 근로자의 복지가 너무나 따뜻하다.
자영업자는 꿈도 못 꾸고
공무원도 월급 쟁이긴 하지만 회사원들이 누리는 것을 하나 못 받는 걸 꼽자면
바로 "법인카드"다.
바로 내일 있을 월간회의 준비로 올라온 이 아름다운 투표를 보시라.
자영업자일 때는 오롯이 내돈내산 이어야 했던 것이 회사원이 되면 가끔 얻어먹는(?) 즐거움이 있다.
뭐 이런 소소한 걸로 그 개고생 하면서 그 적은 월급 받는 걸 다 만족할 수 있냐고 비웃으면 할 말 없지만
(제가 그릇이 작아서입니다. 네.)
법인카드로 먹는 것들은 다 짜릿하다.
영화 "웰컴투동막골"에서 전쟁 중에도 행복이 넘치는 동막골에 감동한 북한군이 이장님께 묻는다.
"이 위대한 영도력은 어디서 나오는 겁니까?"
이장은 좀 생각하다 답한다.
"뭘 좀 먹여야지"
그렇다.
사람을 부리려면 뭘 좀 먹여야 한다
청년도전지원사업은 참여자들에게 수당만 주는 게 아니라 코디들도 운영할 때 필요한 물품을 사도록 "법카"를 받는다.
물론 짜다.
참여자 1회 수업마다 인당 2천 원씩의 간식비.
1년 내 내가 가용가능한 소모품비는 겨우 50만 원.
하지만 참여자 10명에 매주 2회씩 월 8회의 수업이라 하면 간식비가 월 16만 원으로 나쁘지 않다.
게다가 A4용지나 정부황화일 등의 필수 소모품은 본부에서 가져올 수도 있고
가격이 나가는 전기제품 등도 본부에 요청할 수 있으니
소모품비도 오히려 남는 경우도 있다.
또 공기업 직원들이 복지포인트를 쓰는 사이트 "베네피아"
베네피아엔 물건도 살 수 있지만. 숙소예약이나 공연예약도 가능해
작년에 너무 비싸 엄두를 못 냈던 뮤지컬을 2편이나 보고
아빠 허리 아픈데 쓰시라고 마사지기도 보내드리니 괜스레 내 어깨가 펴졌더랬다.
또 올핸 건강검진 비용도 30만 원 지원되어 비싼 예방접종(여자들은 가다실이라던가. 나이가 있으면 대상포진 예방접종 등)에 보태 썼다.
3/4분기 즈음 되면 남는 돈 쓰라고 오히려 난리다.
기획운영팀 팀장이 복지포인트 11월 말이면 소멸된다고 얼른 뭐든 쓰라고
소모품비는 남으면 안 된다고 a4용지라도 쟁여놓으라고
그런 말 들으면 내 돈도 아니지만 풍요로워지는 기분이 든다.
개인적으론 저런 경제적인 혜택보다
연차. 공가. 병가 등의 시간적 여유가 더 감사하다.
자영업자일 땐 눈병이 나도 출근하고.
출산하고도 산후조리원에서 학원까지 잠깐씩 출근하고.
휴가도 학부모들이 돈 아깝단 생각 안 들게 짜느라 눈치 보며 썼는데
회사는 이 또한 병원만 갔다 오면 병가 쓰라고~ 공가 써야 한다고~ 연차보상금 없으니 최대 이월하고 남은 연차 써야 한다고~ 아주 쉬라고 제발 쉬라고 하는 느낌이다.
너무 감사하다.
...그러다 결국 아예 나와 계약해지하고 집에서 푹~ 쉬라고 하겠지,하는 생각이 들면 섬찟해지기도...
이쯤 되면 이 회사에 뼈를 묻고 싶은 심정이 들지만
회사가 내 뼈를 원치 않는다.
내 예쁜 버건디 회사수첩이 아마 청년센터 마지막 선물일 것이다.
내년에 다시 다른 온기로 받아줄 회사를 찾을지
아님 차디찬 백수로 돌아올지
난 알 수 없다.
그래도...올해까진 따뜻하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