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 문학 : <주홍글자>

너세니얼 호손, <주홍글자>(1850)

by durante

[나의 1줄평]

"특정 집단의 선민의식이 우월성을 가지는 순간, 모범적 집단으로 갈 것인지 배타적으로 갈 것인지 우리는 현재에도 목도하고 있다."


[1분 요약]

<주홍글자, The Scarlet Letter >(1850)는 초월주의자 너세니얼 호손(Nathaniel Hawthorne, 1804~1864)의 대표적 소설이다. 1642년부터 7년간 미국 보스턴을 배경으로 엄격한 청교도 사회에서의 'Adultery 간통' 사건을 배경으로 한다. 이 소설은 이 책의 서문 격인 <세관>이란 (다소 소설같은) 에세이 외에 24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대강의 줄거리.

유부녀인 주인공 헤스터는 간통으로 가슴에 주홍글자 A와 어린아이(펄)를 안고 시장터에서 치욕을 당한다. 남편 칠링워스(의사)는 신분을 숨기고 헤스터에게 아이의 아버지 이름을 밝히기를 고백하라고 하나 헤스터는 말하지 않고 서로 관계를 밝히지 않기로 한다. 헤스터는 바느질로 생활하고 가난한 사람에게 간소한 옷을 나눠주지만 처음에 사람들은 그런 자비를 모욕하다가 점점 그녀의 선행을 통해 A를 능력(Able)으로 이해하고 사람들은 밤하늘에 나타난 주홍글자 A를 Angel(천사)로 인식하기까지 시작한다. 젊은 목사 딤스데일(펄의 친부)이 점점 쇠약해져 가고, 의사 칠링워스가 그를 치료한다. 펄이 7살이 된 해, 헤스터, 펄, 딤스데일은 구대륙으로 도망가기로 계획하나, 뉴잉글랜드 경축일에 딤스데일은 설교 직후 숨을 거둔다. 여러 해 지나 딤스데일과 헤스터의 무덤이 나란히 있고 그 사이에 "검은 바탕에 주홍글자A"(On a field, sable, the letter A, gules.)라는 제명이 있는 비석이 들어선다.

여주인공 헤스터 프린(Hester Prynne)은 마치 '엘리자베스 1세 여왕'처럼 강인하고, 구약성경의 에스더(Esther)처럼 성모 마리아와 같은 도덕적 인물을 연상시킨다. 이처럼 이 소설은 성경의 많은 부분을 연결시키는데 펄(진주, 마태복음), 다윗과 밧세바(사무엘하), 에녹(히브리서) 등이다. 역시 고전 영미 문학은 성경과 그리스 신화에 대한 사전 지식을 필요로 한다.

헤스터의 남편 칠링워스가 신성한 인간의 마음, 마음의 성역(Sanctity of the human heart)을 침범한 것을 2009년 작고한 서강대 장영희 교수가 '지상에서 지은 죄 중 첫 번째로 고백할 죄'라고 한 것은 나에게 역시 같은 울림을 준다.

<주홍글자>는 미국 문학 최초의 본격 상징 소설 또는 미국 낭만주의 선구자로 불리고 있으며, 이후 멜빌의 <모비 딕>처럼 어둡고 상징적인 체계로 이어진다고 한다. 또한 호손은 <주홍글자>를 소설이 아닌 '로맨스'라고 불렀는데, 평범한 일상에서의 경험을 있는 그대로 충실하게 묘사하는 것(소설)이 아니라 일상생활에서 볼 수 없는 '신기한' 일이나 상상적인 일을 즐겨 다루기(로맨스)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호손을 포함한 미국 고전 문학을 연구한 D. H 로렌스의 저서를 참고하여 미국의 낭만주의 소설에 대한 비평도 참고할만 하다.

호손은 “진정 인간을 타락시키는 것은 죄 그 자체가 아니라, 진실을 숨기려는 비겁함이다.”라는 메시지를 우리에게 주려는 것이겠지만, 나는 오히려 딤스데일처럼 두 가지 얼굴을 통해 정체성 붕괴를 가져와서는 안된다는 것이 더 중요한 메시지로 읽힌다. 최근 미국의 여러 상황을 지켜보며 청교도 기반의 미국을 주시하며 드는 생각. "특정 집단의 선민의식이 우월성을 가지는 순간, 모범적 집단으로 갈 것인지 배타적으로 갈 것인지 우리는 현재에도 목도하고 있다."




[저자 소개] 교보문고 참조 ;

저자 너새니얼 호손(Nathaniel Hawthorne, 1804~1864)은 1804년 7월 4일에 매사추세츠 주의 세일럼에서 태어났다. 17세기의 청교도를 선조로 모신 가정이었으므로 청교도 사상, 생활 태도에 깊은 관심을 가지고 많은 작품을 썼다. 보든 대학을 다니던 시절에 시인 롱펠로와 호라티오 브리지 및 프랭클린 피어스와 생애의 친교를 맺었으며 1828년 최초의 소설 '팬쇼 Fanshawe'를 출판했으나 뒤에 미숙한 작품임을 깨닫고 회수해 버렸다. 1837년 단편집 '두 번 들려준 이야기 Twice-told Tales'를 발표했으며, 1839년 경제적 불안정에서 벗어나기 위하여 보스턴 세관에 근무했다. 그 후 1850년 그의 대표작이 된 '주홍글씨'를 발표했다. 17세기의 청교도 식민지 보스턴에서 일어난 간통 사건에 관련된 사람들을 그린 이 작품은 청교도의 엄격함을 교묘하게 묘사하고 죄인의 심리 추구, 긴밀한 세부 구성, 정교한 상징주의로 말미암아 19세기의 대표적 미국 소설이 되었다. 그의 마지막 작품인 '우리들의 고향'은 청교도주의를 비판하면서도 그 전통을 계승한 호손은 범죄나 도덕적 종교적 죄악에 빠진 사람들, 자기중심벽, 고독에 사로잡힌 사람들의 내면생활을 도덕, 종교, 심리의 세 측면에 비추어 엄밀하게 묘사했다.

Charles_Osgood_-_Portrait_of_Nathaniel_Hawthorne_(1840)




[줄거리]


1. 감옥 문

무쇠 못이 박힌 목조 건물 앞에 거무스름한 빛깔(sad-colored)의 청교도인들이 무리 지어 있고, 감옥 문 한쪽에는 아름다운 들장미 덤불이 뒤덮여 있다.


2. 시장터

주인공 헤스터 프린이 감옥에서 나와 시장터로 간다. 이를 지켜보는 아주머니들은 헤스터 이마에 낙인을 찍거나 사형을 해야 한다고 말한다. 아이를 안고 있는 모습은 성모마리아를 떠올리게 하고, 헤스터는 가슴에 치욕의 정표인 주홍글자 A와 또 다른 치욕의 정표인 어린아이를 안고 있다.


3. 확인

헤스터는 왼쪽 어깨가 오른쪽보다 조금 올라간 사내(로저 칠링워스, 남편)를 보고 놀라고, 그 사내는 마을 사람들에게 헤스터는 누구이고 왜 치욕을 당하고 있는지 묻는다. 딤스데일 목사는 헤스터에게 아이의 아버지 이름을 밝히기를 고백하라고 설교하나 헤스터는 말하지 않는다.


4. 면담

감옥으로 돌아온 헤스터 프린은 고뇌하고 아이는 신음을 하는데, 간수는 로저 칠링워스를 불러들여 치료를 하게 한다. 아이의 아버지가 누구인지를 묻지만 헤스터 프린이 밝히지 않자, 남편은 헤스터에게 자신이 남편임을 밝히지 않는 것으로 서로 약속한다.


5. 바느질하는 헤스터

헤스터는 출옥하여 보스턴 변두리에 오두막집에서 산다. 헤스터는 '예나 지금이나 여자가 가질 수 있는 거의 하나밖에 없는 기술'인 바느질로 생활하고 가난한 사람에게 간소한 옷을 나눠주기도 하나 사람들은 그런 자비를 모욕한다.


6. 펄

펄은 헤스터의 가슴에 달린 주홍글자를 가장 먼저 보았고, 주홍글자를 가지고 놀았다.

사랄들은 펄이 루터처럼 악마의 자식이라 떠들어댄다.


7. 총독 저택의 홀

펄을 헤스터로부터 떼어놓으려 한다는 소문이 돈다. 헤스터 프린과 펄은 알라딘 궁전처럼 화려한 총독의 저택으로 가는 길에 마을 아이들의 놀림을 받는다.


8. 꼬마 요정과 목사

헤스터 프린은 벨링엄 총독, 윌슨 목사, 젊은 딤스데일 목사, 의사 로저 칠링워스를 만난다. 총독이 펄을 떼어놓겠다고 하자, 헤스터는 딤스데일에게 도움을 청하고, 딤스데일은 모녀를 그대로 두도록 변호한다. 펄은 딤스데일의 손에 뺨을 댄다.


9. 의사

젊은 목사 딤스데일은 점점 쇠약해져 가고, 갑자기 나타난 외과 의사 칠링워스는 딤스데일의 주치의가 되어 치료하기 시작한다. 딤스데일은 의사의 너그럽고 자유로운 사상을 발견하고 매력을 느낀다. 그러나 사람들은 딤스데일 목사가 악마 칠링워스에게 괴로움을 받고 있다고 생각한다.


10. 의사와 환자

의사(로저 칠링워스)는 직관적인 인지 능력으로 환자(딤스데일)를 캐어보려고 한다. 환자는 비밀을 고백하려 하지 않고, 의사는 왜 고백하지 않는지는 묻는다. 우연히 헤스터 프린과 펄이 지나가는 것을 보고, 의사는 펄의 본성으로 마귀가 아닌지 환자에게 묻는다. 또 환자에게 병을 고치기 위해서는 육체 외에 영혼의 상처나 괴로움을 밝혀야 한다고 추궁하자 환자는 뛰쳐나간다. 환자는 의사가 책임감 때문에 한 행동일 것이라 생각하고 다시 의사에게 치료를 부탁한다. 의사는 환자에 대한 궁금증이 더 커진다.


11. 마음의 내부

딤스데일 목사는 신도들이 자기를 존경하는 것에 대해 실제로는 자신이 타락한 위선자라며 갈등한다.


12. 목사의 밤샘

딤스데일 목사는 헤스터 그린이 올라간 처형대 위에 올라 고함을 질렀지만 아무도 듣지 못한다. 날이 새면 마을 사람들이 자기 주위로 몰려들 것을 상상하다가 지나가던 헤스터와 펄을 만난다. 펄은 3명이 같이 서자고 조르고 목사는 다음 기회로 미룬다. 유성이 지나가고, 로저 칠링워스가 지나가다 목사를 알아본다. 다음날 안식일 설교 후 어젯밤 하늘에 나타난 주홍글자 A를 사람들은 천사(Angel)를 뜻하는 것으로 안다.


13. 헤스터의 새로운 생각

펄이 7살이 되었다. 헤스터는 타인에게 은혜를 베풀고 도와 사람들은 그의 A를 능력(Able)으로 이해하기 시작한다. 그럼에도 헤스터는 겸손했다.

헤스터는 딤스데일 목사가 수척해지고 정신착란 직전에 놓여있는 것을 알고 그를 구하기로 결심한다.


14. 의사와 헤스터

헤스터는 잔인하고 조심스러운 표정의 의사를 찾아가 목사를 괴롭히지 말라며 목사에게 진실을 밝히겠다고 말하지만 의사는 마음대로 하라고 한다.


15. 헤스터와 펄

펄은 헤스터가 왜 주홍글자를 가슴에 달고 있는지, 목사는 늘 가슴에 손을 대고 있는지 계속 묻는다.


16. 숲 속의 산책

헤스터와 펄은 마귀 이야기를 하며 숲 속의 오솔길을 걷는다. 헤스터는 무기력한 절망이 감도는 목사를 만난다.


17. 목사와 그의 신자

딤스데일 목사는 헤스터에게 자신의 겉과 속이 다른 모습 때문에 비통하고 괴롭다고 말한다. 이에 헤스터는 의사 로저 칠링워스가 남편임을 밝힌다. 딤스데일은 죽겠다고 말하나 헤스터는 무슨 일이라도 하라며 그를 설득한다.


18. 흘러넘치는 햇살

헤스터는 가슴의 주홍글자를 떼어버린다. 목사와 헤스터는 멀리 구대륙으로 도망가기로 하고 펄에게 다가간다.


19. 개울가의 어린아이

목사는 펄이 자신을 좋아하지 않을까 봐 걱정하고, 헤스터는 그런 목사에게 용기를 준다. 숲 속 개울 건너편에 있는 펄은 헤스터가 건너오라는 소리를 듣고도 오지 않는다. 헤스터가 주홍글자를 주어 다시 가슴에 달고 펄을 부르자 펄은 넘어온다.


20. 미로에 선 목사

목사, 헤스터, 펄은 같이 군중과 도시들이 있는 구대륙(영국 브리스틀)으로 가기로 한다. 목사는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나쁜 짓을 저지를 충동을 느꼈으나 집으로 돌아오고, 의사는 목사가 도망갈 것임을 아는 듯한다.


21. 뉴잉글랜드 경축일

새총독의 취임일에 많은 사람들이 시장터에 모인다. 헤스터는 브리스틀행 선장으로부터 의사도 배에 타기로 했다고 말하고, 헤스터는 놀랐지만 태연하게 대응한다.


22. 행렬

치안판사와 주민들의 행렬이 이어지고 목사는 선거 축하연설을 한다. 사람들은 헤스터의 주홍글자를 지켜보고 헤스터는 고통스러워한다.


23. 주홍글자의 폭로

성공적인 설교를 마친 딤스데일 목사는 힘없고 창백한 모습이다. 목사는 헤스터와 펄을 불러 비밀을 폭로한다.


24. 결말

목사는 헤스터의 팔에 안겨 숨을 거둔다. 로저 칠링워스는 그 후 1년 뒤 사망했는데 모든 유산을 펄에게 물려준다. 이후 헤스터와 펄도 사라진다. 헤스터는 보스턴으로 다시 돌아오고 여러 해가 지난 후 헌 무덤 옆에 새 무덤이 들어서고 비석이 세워졌다. 제명은 "검은 바탕에 주홍글자A"(On a field, sable, the letter A, gules.)




[기억할 만한 단어, 문장들]


12, 사내 같은 엘리자베스 여왕

엘리자베스 1세(Elizabeth I, 1533~1603)는 잉글랜드와 아일랜드의 여왕으로, 튜더 왕조의 마지막 군주다. ‘처녀 여왕(Virgin Queen)’으로 불리며, 그녀의 통치는 영국 르네상스의 황금기로 평가되는데. 강력한 리더십과 외교 감각으로 근대 영국의 토대를 세웠다. 그래서 남자 같은 기질을 지닌 여왕(manlike queen)이라는 관용적 수식이 자주 붙는다고 한다.

아마도 여주인공 헤스터 프린도 '겉모습이 약해 보일 수 있어도 실질적 힘은 다를 수 있음'을 보여주려는 의도가 아닐까?


13, 헤스터 프린(Hester Prynne)

작품해설에 의하면, '헤스더'라는 이름은 구약 성서의 '에스더(Esther)'를 가르키는데, 에스더는 전통적으로 성모마리아의 이미지와 연관된 인물로 존경을 받아온 페르시아의 왕비(유대인)이다. 둘 모두 남성 중심 권력 구조 속에서 주변적 존재로 시작하지만, 결국 도덕적·상징적 중심인물인 것이다.

남편 칠링워스(Chillingworth)는 '냉혹한 복수', 목사 딤스데일(Dimmesdale)은 '희미해지는 영혼', 아이 펄(Pearl)은 '값비싼 대가'의 의미를 가진다고 한다. 한석규 주연의 한국 영화 <주홍글씨>(2004)를 보면 전체적인 줄거리는 다르지만, 여주인공 이은주가 혼외정사로 가진 아이의 이름을 '진주'로 짓겠다는 장면이 나오는데 다분히 의도적인 이름일 것이다. 덕분에 나도 오래간만에 영화를 감상하며 아쉽게 떠난 배우 '이은주'의 마지막 작품을 다시 보게 되어 기쁘다.


13, 그 믿음 두터운 딤스데일 목사

아직 헤스터의 아이 아버지가 누구인지 모를 이 시점에 그의 친부가 되는 '딤스데일'에 대해 저잣거리의 아낙들은 그를 '믿음 두터운 목사'로 칭하고 있다. 그러한 믿음의 목사가 자신들이 이렇게 경멸하는 헤스터의 원죄라는 것을 역설적으로 제시하고자 하는 의도로 보인다.


14. 레위기 20 :10

누구든지 남의 아내와 간음하는 자 곧 그 이웃의 아내와 간음하는 자는 그 간부와 음부를 반드시 죽일지니라


16, 그녀의 웃옷 가슴에는 주홍빛 헝겊에 금실로...

중요한 부분은 아니지만 '주홍글자 A'라 해서 나는 글자가 주홍색으로 되어 있는 것으로 알고 있었는데, 주홍색 천에 금으로 'A'를 수놓은 것이었다.


20, 수수께끼를 풀어줄 다니엘

"왕이 벨드사살이라 이름한 이 다니엘의 마음이 민첩하고 지식과 총명이 있어 능히 꿈을 해석하며 은밀한 말을 밝히며 의문을 파할 수 있었음이라 이제 다니엘을 부르소서 그리하시면 그가 그 해석을 알려드리리이다"(다니엘 5:12)


39, 간난아이는 젖과 함께 어미의 온몸에 퍼져 있는 혼란과 고통과 절망도 빨아먹은 것 같았다.


46, (헤스터 프린) "전 당신에게 몹쓸 짓을 했어요", (로저 칠링워스) "당신과 나 사이에는 저울대의 형평이 서로 팽팽하니까"

부인은 간통을 저지른 사실에 반성에 남편은 부인을 그렇게 하게 만든 것을 인정한다.


47, (로저 칠링워스) "나는 그자의 가슴속에 씌어있는 글자를 알아볼 수 있을 거요"

남편 로저 칠링워스가 딤스데일의 '마음의 성역'을 침범하겠다는 의지를 먼저 보여주는 말


49, (헤스터가 남편의 눈웃음을 보고) "저에게 계약을 맺게 유혹하여 제 영혼을 파멸시키려는 건가요?"

파우스트가 메피스토펠레스에게 영혼을 파는 계약을 연상시키는 질문이다.


65, 펄

"또 천국은 마치 좋은 진주를 구하는 장사와 같으니
극히 값진 진주 하나를 만나매 가서 자기의 소유를 다 팔아 그 진주를 샀느니라"(마태복음 13:45~46)


66, 회초리

"초달을 차마 못하는 자는 그 자식을 미워함이라 자식을 사랑하는 자는 근실히 징계하느니라'(잠언 13:24)

‘초달(楚撻)’은 어버이나 스승이 자식·제자의 잘못을 다스리기 위해 회초리(채찍)로 볼기나 종아리를 때리는 것을 뜻하는 말이다.


82, 수퇘지 한 마리의 소유권으로 미국에 이원제(상원, 하원) 채택

Youtuber 김지윤 박사의 정치 강의는 다소 딱딱한 주제임에도, 그렇게 재미있게 설명하는 것도 아님에도 나에게 꽤 친화적이다. 그녀에 의하면 세계 192개국 중 81개국이 현재 양원제(이원제)를 채택하고 있다고 한다. 미국의 양원제는 대타협안(Great Compromise)에 의해 '하원은 인구수에 의해 배분, 상원은 모든 주당 2명의 의원을 배분하기로 했다고 한다(미국의 상원 하원, 도대체 차이가 뭘까? 꼭 알아야 하는 미국 정치 제도 총정리! | 상하원, 의회, 선거 정치 구조)

이 주제와 크게 상관이 없지만, 상기 동영상을 보다가 명쾌하게 책소개와 영화를 추천하는 이동진과 김지윤 박사가 같이 진행한 '미국 정치 영화(바이스, 링컨, 프라이머리 컬러스)' 소개 영상을 덤으로 시청하게 되어 좋은 하루를 만나고 있다.(김지윤 박사와 함께 미국 정치 영화를 본다면?)


92. 세례자 요한

naver 지식백과에 의하면,(살로메)

(...) 요한(Saint John the Baptist)은 예수 그리스도에게 세례를 준 것으로, 그리고 “회개하라, 천국이 가까워졌나니.” 하는 설교와 함께 사람들에게 처음 자기 손으로 세례를 준 것으로 유명하다. 그래서 세례자 요한이라고 불리는 것쯤은 모두 알고 있을 것이다. 그런 까닭에 그를 그리스도교의 선구자로 인정하기도 하는데, 본래 그는 광야에서 엄격한 금욕 생활을 유지하던 은둔적 집단에 속해 있던 인물이었다. 그런데 어느 날부터 그곳에서 독립하여 스스로 세례를 주면서 예언자로 활동했다. 이때부터 그를 따르는 무리가 급속히 늘었고, 예수 또한 그 가운데 한 사람이었다. (...)

요한은 그를 따르는 사람들이 급속히 늘어감에 따라 발언의 수위도 점차 높였다. 그는 갈릴리와 페레아의 영주인 헤롯 안티파스(Herod Antipas, 4~39) 앞에 나아가 회개하라고 외쳤다. 물론 정치가도 아니고, 철학자도 아닌 세례자 요한이 회개를 요구한 것은 단지 종교적 이유에서였다. 그 무렵 안티파스는 나바테아 왕국의 공주와 혼인했다가 헤어진 후, 자신의 이복동생과 이혼한 헤로디아(Herodias)와 재혼했다. 그런데 헤로디아는 안티파스의 부친인 헤롯왕의 후비(后妃) 마리아므네의 아들 아리스토부로스의 딸이기도 했다. 그러니까 촌수로 보면 헤로디아와 안티파스는 부녀지간이나 다름없었다. 이는 유대 율법에 따르면 불법이었고, 따라서 세례자 요한은 이를 지적한 것이다.

(...) 자신의 결혼에 대해 공공연히 비판을 일삼는 요한을 못마땅하게 여긴 헤로디아는 그를 처치하기 위해 여러 모로 애를 썼으나 뜻을 이루지 못했다.

(...) 그 무렵 요염하기 그지없던 헤로디아에게는 그녀를 능가하는 딸이 하나 있었으니, 바로 안티파스와 결혼하기 전에 낳은 살로메(Salome)였다. 안티파스는 살로메를 불러 손님들 앞에서 춤을 출 것을 청하였고, 그녀는 기다렸다는 듯이 알몸이 그대로 드러나는 망사 천만 걸친 채 우아하면서도 요염한 자태를 뽐냈다. 그런데 비극은 손님보다 법적 아버지인 안티파스가 넋이 나간 것이었으니 그는 딸을 불러 이렇게 말했다.

“네 원하는 것이 무엇이든 다 주겠다. 말만 하거라.”

살로메는 즉시 어머니에게 달려갔고, 어머니는 눈엣가시인 세례자 요한의 목을 청하라고 말했다. 남아일언 중천금인데 하물며 왕이 나라의 고위 관리들 앞에서 한 약속을 어찌 어길 수 있겠는가? 결국 그날 세례자 요한의 목은 잘리고, 그의 머리는 쟁반에 담겨 생일잔치에 들여왔다.

이 비극적이면서도 신화적인 이야기는 기독교 초기부터 다양한 주제로 예술가들에 의해 다루어졌으며 문학적인 소재로도 자주 쓰였다. 아일랜드 출신의 시인이자 극작가인 오스카 와일드(Oscar Wilde, 1854~1900)는 이를 소재로 희곡〈살로메〉를 썼고 독일의 작곡가 리하르트 슈트라우스(Richard Strauss, 1864~1949)는 1905년 같은 이름의 오페라를 발표하기도 했다. 그 외에 영화화된 것은 수십 번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솔라리오, 〈살로메와 세례자 요한의 목〉, 1506년 무렵, 뉴욕 메트로폴리탄 미술관.


95, 바빌론의 계집

청교도인들이 카톨릭교회를 비난할 때 자주 일컫는 말.

"그 여자는 자주 빛과 붉은빛 옷을 입고 금과 보석과 진주로 꾸미고 손에 금잔을 가졌는데 가증한 물건과 그의 음행의 더러운 것들이 가득하더라

그 이마에 이름이 기록되었으니 비밀이라, 큰 바벨론이라, 땅의 음녀들과 가증한 것들의 어미라 하였더라 "(요한계시록 17:4~5)


112, 새 예루살렘

구원받는 사람들이 사는 천국의 도시.

"또 내가 보매 거룩한 성 새 예루살렘이 하나님께로부터 하늘에서 내려오니 그 예비한 것이 신부가 남편을 위하여 단장한 것 같더라"(요한계시록 21:2)


117, (딤스데일 목사 방의 벽에) 다윗과 밧세바 그리고 예언자 나단에 관한 성경 이야기

마치 딤스데일과 헤스터의 사건을 비유하고 있다.

성경 <사무엘하> 11~12장에 기록된 이야기로 시편 51장을 같이 읽고 헨리 킹 감독의 1951년 영화도 시청해 본다.([1951] 다윗과 밧세바)


122, (의사의 눈은) 산기슭의 무시무시한 입구에서 뿜어 나와서 순례자의 얼굴을 비추던 흉측한 한 가닥 불길 같기도 했다.

호손은 영국 작가 존 버니언(John Bunyan)의 <천로역정>의 한 구절을 인용한다.


142, 에녹(Enoch)

성경의 인물로 므두셀라의 아버지이자 노아의 증조부로 365년을 살다가 죽지 않고 산 채로 승천했다고 전해진다. 구약에서 죽지 않고 승천한 또 다른 한 명은 엘리야이다. 다만 요한의 복음서 3장 13절에 "하늘에서 내려온 사람의 아들 외에는 아무도 하늘에 올라간 일이 없다."라는 글이 있기 때문에 에녹과 엘리야가 승천했다고 하면 신약과 모순이 생긴다. 그래서 신학자들은 요한의 복음서가 '자력 승천'을 가리킨다고 본다. 에녹과 엘리야는 자력으로 승천한 게 아니라 하느님이 승천시켜 주신 것이기 때문이다.


믿음으로 에녹은 죽음을 보지 않고 옮기웠으니 하나님이 저를 옮기심으로 다시 보이지 아니하니라 저는 옮기우기 전에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는 자라 하는 증거를 받았느니라(히브리서 11:5)


165, 인간의 천성이 이기심에 작동하지 않는 한, 남을 미워하기보다는 사랑하는 것을 좋아한다는 것은 인간의 본성이 지닌 장점이다.


186, (로저 칠링워스) "그 순간부터는 모두가 어두운 필연(dark necessity)이었소"

칼뱅주의에 의하면, 인간은 자유롭다고 느끼지만 실제로는 타락한 본성과 신의 계획 속에서 움직인다. 이때의 필연성은 밝은 운명이 아니라 죄와 고통이 이미 인간 조건에 포함된 상태로 본다.

그러나, 호손은 헤스터는 죄인이지만 <주홍글자> 내에서 가장 인간적으로 성장하는 것으로 이에 의문을 던지고 있고, 어두운 필연이 있다고 하더라도 신이 만든 것이 아니라 청교도 사회가 만든 것이 아닌지 의문을 던지고 있다.


210, 진리에 굶주린 양 떼가 마치 오순절의 혀가 말하기라도 하듯

"오순절 날이 이미 이르매 그들이 다 같이 한 곳에 모였더니

홀연히 하늘로부터 급하고 강한 바람 같은 소리가 있어 그들이 앉은 온 집에 가득하며

마치 불의 혀처럼 갈라지는 것들이 그들에게 보여 각 사람 위에 하나씩 임하여 있더니

그들이 다 성령의 충만함을 받고 성령이 말하게 하심을 따라 다른 언어들로 말하기를 시작하니라"(사도행전 2:1~4)

위키백과에 의하면, 오순절(五旬節, Pentecost)은 성령의 강림을 기념하는 기독교의 축일이다. 신약성경에 따르면 예수 이후부터는 오순절이라는 명칭으로 기념되기 시작했다. 예수의 부활로부터 50일째 되는 날 그의 제자들이 모인 곳에 성령(聖靈)이 강림하자, 이들이 성령에 충만하게 되어 전도활동을 시작하게 되었으므로 이 날을 성령 강림 대축일, 성령강림절, 또는 성령강림주일이라고도 한다. 사실상 기독교 초대교회의 성립일로 여겨지고 있다.


216, (헤스터가 남편이 의사 칠링워스라고 말하자, 딤스데일) "냉혹하게도 그 사람은 신성한 인간의 마음을 범했소. 당신과 나는 그런 짓을 한 적이 한 번도 없었소"

'신성한 인간의 마음'은 일반적으로 마음의 성역(Sanctity of the human heart)으로 주로 번역된다. 한 신문을 보면, 아내와 불륜을 범한 남자를 벌하고 싶은 것은 남편의 인간적인 욕망이지만, 자신의 정체를 숨긴 채 간교한 수법으로 남의 ‘마음의 성역’을 침범한 칠링워스는 ‘용서받지 못할 죄(Unpardonable Sin)'를 범한 것으로 마음의 성역을 언급하고 있다.([책속의 명문장] 가장 악한 자는 마음의 성역을 침범하는 자 - 화이트페이퍼)

2009년 작고한 서강대 장영희 교수의 책 <문학의 숲을 거닐다>를 보면, 장교수님은 책을 통해 살아가는 법을 배웠다고 고백하면서, 죽어 하늘의 심판대에 서서 이제껏 지상에서 지은 죄를 모두 고백해야 한다면, 무수한 죄 중에 제일 먼저 “저는 누군가의 ‘마음의 성역’을 침범한 적이 있습니다”라고 말하겠다고 전한다. 이 책에는 내가 감상평을 이미 적었거나 읽을 예정인 책들에 대한 장교수님의 평이 들어 있으니 일독하기로 한다.


247, 어느 누구나 오랫동안 자신에게는 한 얼굴, 군중에게는 다른 얼굴을 보이게 되면 반드시 나중에는 어는 얼굴이 진짜 얼굴인지 헷갈리게 되는 법이다.(No man, for any considerable period, can wear one face to himself and another to the multitude, without finally getting bewildered as to which may be the true.)

딤스데일이 자신에게는 죄인의 얼굴로, 대중에게는 존경스러운 목사로서의 얼굴을 하게 되면 결국 정체성 붕괴로 온다는 말이다.

이 문장은 많은 문학 연구자들이 <주홍글자>의 주제를 한 문장으로 요약한 문장이라고 평가한다고 한다.


263. 그녀의 입술에 닿게 될 생명의 술(wine of life)은 무늬가 아로새겨진 황금 잔에 따른, 맛이 풍부하고 섬세하고 기운을 돋우는 술임에 틀림없다.

셰익스피어의 <멕베스> 1막 7장을 보면(본 역서의 주에는 2막 3장으로 언급되어 있지만) 맥베스가 던컨 왕을 죽이기로 결심하면서 하는 말이 나온다.

“This even-handed justice Commends the ingredients of our poisoned chalice To our own lips.”

(공정한 정의는 우리가 남에게 건네는 독이 든 잔을 결국 우리 자신의 입술에 되돌려준다.)

즉, 악은 결국 자신에게 되돌아온다는 의미다. 그러나 호손은 멕베스와 달리 헤스터의 황금잔(golden goblet)은 고통을 통한 성숙을 통해 희망을 준다고 설명하고 있다. 즉, 죄의 경험이 인간을 더 성숙하게 만든다는 것이다.


313, 검은 바탕에 주홍글자A"(On a field, sable, the letter A, gules.)

소설에서 주홍글자 A는 간통, 능력, 천사로 그 의미가 변화해 왔지만 마지막 문장에서는 '검은'이란 바탕과 '주홍'글자로 끝맺는다. 이제 그 두 주인공(헤스터, 딤스데일)은 죽어 '검은' 의미를 부여했지만 주홍글자 A의 의미는 우리에게 찾으라 던지고 있다. 나에게는 무슨 의미로 다가오는 것일까?

이 문장은 <모비 딕>의 “And I only am escaped alone to tell thee.(나만 홀로 피하였으므로 주인께 아뢰러 왔나이다)”와 <위대한 개츠비>의 “So we beat on, boats against the current…” 와 함께 미국 소설의 대표적인 마지막 부분 문장으로 대표된다고 하는데, 해당 작품의 감상평에서 다시 생각하기로 한다.




[더 생각한 것들]


1. <주홍글자>가 미국 문학 최초의 본격 상징 소설 또는 미국 낭만주의 선구자로 불리는 이유일까?

1) 상징이 사건을 지배하는 구조

이전의 많은 미국 서사 텍스트에서 사건은 교훈을 전달하기 위한 수단이었다. 반면 <주홍글자>에서는 상징이 사건을 조직한다. 이야기의 핵심은 간통 사건 자체가 아니라, 그 결과로 부여된 '주홍글자 A'가 만들어내는 의미의 운동이다. 즉, '주홍글자 A'의 표면 기능은 형벌의 표식이지만, 상징적 기호로는 정체성, 수치, 힘, 초월로 변주되는 기호의 의미가 되는 것이다. 인물과 배경, 사건은 리얼리즘적 개연성보다 상징적 응집력에 의해 결속된다. 작품 전체가 하나의 거대한 알레고리처럼 작동하지만, 전통적 알레고리와 달리 의미가 단선적으로 고정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더 현대적이다.

2) 고정된 표식이 아니라 변화하는 기호

'주홍글자 A'의 의미는 초기에는 Adultery (간통), 중기에는 Able (능력), 후반에는 Angel (천사)의 의미로 변화한다.

3) 외부 자연이 아니라 내면의 심연을 향한 낭만주의

유럽 낭만주의가 자연, 상상력, 감정의 해방을 강조했다면, 호손은 낭만주의적 관심을 인간 내면의 어둠으로 돌린다. 죄의식, 위선, 억압된 욕망, 자기기만이 그의 주요 탐구 대상이다. 특히 딤즈데일의 심리 붕괴는 외적 사건보다 내적 갈등이 서사의 중심이 되는 근대 심리소설의 선구적 장면으로 읽힌다. 이런 경향이 훗날 멜빌과 포우의 어둡고 상징적인 세계로 이어진다.

4) 도덕의 상대성과 해석의 문제

청교도 공동체는 죄를 명확히 규정하고 낙인을 부여한다. 그러나 호손은 도덕 판단을 뒤집는다. 겉으로 드러난 죄를 지고도 성숙해지는 인물(헤스터)과, 성인의 가면 아래에서 붕괴하는 인물(딤즈데일)을 병치함으로써, 도덕을 절대 명제가 아니라 해석의 문제로 제시한다. 이 지점에서 소설은 종교적 교훈을 전달하는 텍스트를 넘어, 인간 존재의 도덕적 모호성을 상징적으로 탐구하는 철학적 서사가 된다.


2. 호손이 <주홍글자>를 소설이 아닌 '로맨스'라고 부른 이유는 무엇인가?

<주홍글자>의 서문 격인 <세관>에 서술된 내용을 참고하면,

"낯익은 방 안에서 융단 위에 그토록 하얗게 떨어져 온갖 무늬를 그렇게 뚜렷이 보여주는 달빛이야말로, 모든 사물을 세부에 이르기까지 자세히 보여주면서도 아침이나 오후에 보여주는 것과 다른 그런 달빛이야말로, 로맨스 작가들이 그들의 환상적인 손님들과 알게 되는데 가장 적합한 매체가 될 것이다. (...) 우리의 낯익은 방바닥이 현실 세계와 꿈나라 사이 어딘가에 있는 중립지대가 되었다."(<주홍글자>, 민음사, 364~365p) (...) 즉, 소설은 평범한 일상에서의 경험을 있는 그대로 충실하게 묘사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는 반면, 로맨스는 일상생활에서 볼 수 없는 '신기한' 일이나 상상적인 일을 즐겨 다룬다는 것이다.(<주홍글자>, 민음사, 387p)


3. 영국 작가 존 버니언((John Bunyan) <천로역정, The Pilgrim’s Progress>(1678)의 내용을 자주 인용하는데 특별한 이유는 무엇인가?

17세기 영어권 청교도 사회에서 <천로역정>은 사실상 성경 다음으로 많이 읽힌 책으로 알려져 있다.

<주홍글자>와 마찬가지로 <천로역정>도 이야기 속 인물·사건·사물이 일정한 추상적 의미를 체계적으로 상징하도록 구성된 서사 방식인 알레고리(allegory)를 가지고 있는데 버니언이 종교적 알레고리를 사용했다고 하면, 호손은 그 전통을 이어받아 심리적 알레고리를 사용한 것이다. 즉, <천로역정>이 청교도 문화의 대표 텍스트이고, 그 알레고리 구조를 의도적으로 변형해서 청교도 신앙이 어떻게 사회적 도덕 권력으로 변했는지를 보여주기 위해서라고 할 수 있다.


4. 애드가 알랜 포우와 호손의 문학적 차이는?

미국 낭만주의 작가는 포우, 호손, 멜빌 등으로 대표된다. 호손이 인간의 죄와 도덕성을 주로 다루었다면, 애드가 알랜 포우(Edgar Allan Poe, 1809–1849)는 인간 심리의 어둠과 공포를 주로 다룬, 현대 미스터리와 공포, 추리 소설 장르의 개척자라 할 수 있다. 주요 작품으로 <어셔가의 몰락>, <검은 고양이> 등이 있다.

한편 포우는 호손의 <두번 들은 이야기, Twice-Told Tales>(1837)에 대한 서평을 통해 “고도의 예술적 정교함을 지닌 작품”이라 평가할 정도로 문체적 완성도를 인정했다고도 하고, allegory와 moralism에 너무 의존한다는 비판도 했다고 한다.


5. D. H 로렌스는 <주홍글자>를 어떻게 평가했나?

인간의 본능적 생명력과 감정의 회복을 탐구한 작품인 <채털리 부인의 연인>, <아들과 연인>, <무지개> 등의 저자인 D. H 로렌스는 <미국 고전문학 연구, Studies in Classic American Literature>(1923)을 통해 이 작품을 단순한 청교도 도덕 소설로 보지 않고 미국 정신의 억압 구조를 드러내는 작품으로 평가한다. 그는 "미국은 자유를 말하지만 실제로는 도덕과 죄의식에 사로잡혀 있다. 호손은 그 모순을 보여 준 작가다."라고 말하기도 한다. 특히, 이 책은 허먼 멜빌, 나다니엘 호손, 에드거 앨런 포, 월트 휘트먼 등 미국 고전 작가들의 작품을 대상으로 하고 있어 이후 필독하고자 한다. 참고로 '창작과 비평' 창간자인 백낙청 교수의 <서양의 개벽사상가 D H. 로런스>도 참고하자.


6. 호손과 멜빌의 관계는?

멜빌은 호손의 <옛 목사관의 이끼, Mosses from an Old Manse>(1846)을 읽고 <Hawthorne and His Mosses>(1850)라는 에세이를 저술하여 호손의 상징적이고 내면적인 글쓰기를 “대양의 깊이”에 비유하며, 미국 문학이 유럽 전통을 넘어 독자적 정체성을 확립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멜빈은 <모비 딕>(1851)을 호손에게 헌정하기까지 했다.


7. D. H 로렌스는 헤스터를 유혹자라고 했는데, 유혹의 정확한 의미와 평가는?

D. H 로렌스는 위의 책 <미국 고전문학 연구>를 통해 헤스터를 유혹(seduction)한 자라 표현하고 있다고 한다. 로렌스에게 있어서 헤스터의 유혹은 도덕적 타락이 아니라 억압된 인간 본능과 생명력을 깨우는 힘을 의미한다고 한다.(추후 원서/역서를 읽고 확인해 보도록 하자)

이는 자신이 (권력이나 죄에 대해) 내적 갈등으로 욕망에 흔들리는 temptation이나, (돈 등과 같은) 물질적 유혹에 해당하는 enticement와 다르다고 한다.


8. 영국 청교도 혁명 시의 청교도와 미국의 청교도는 어떻게 같고 다른가? 무엇이 그들을 차이 나게 했을까?

위키백과 등에 의하면, 청교도(淸敎徒, Puritans)는 로마 가톨릭교회의 핵심인 교황제도 중심주의로부터 영국 국교회의 순결(purity)과 복음 중심주의를 추구하며 16세기에서 17세기에 활동한 개신교도들이다. 당시 영국국교회는 왕권 하에서 형성되며 개신교의 정신을 강조한 '복음중심주의자'들이 거부하던 서방교회의 '제도중심주의'를 받아들여, 부분적인 종교개혁 사상과 교회제도를 주장하였다. 또한 원형적이고 전통적인 복음주의, 종교개혁의 '복음중심주의'를 지향했던 기독교인들을 통칭한다. 이들은 개신교 교인들로서 전통적 복음주의 안에서 루터주의 계열과 칼뱅주의 계열과 잉글랜드 성공회에 소속된 이들과 전통 복음주의를 추구했지만, 계열을 추구하지 않던 이들을 포함한 다양한 전통 복음주의자들을 통칭해 일컫는 말이며, 이런 신앙에 있던 사람들을 청교도라고 한다. 청교도란 말은 그들이 부르는 이름이 아니라, 지나치게 극단적인 교리적 완벽함을 추구한다는 비아냥에서 비롯되었다. 청교도들은 영국 종교 개혁이 제도주의가 남은 불완전한 개혁이었다고 평가하여, 영국 성공회의 정부 중심의 성향과 서방교회의 제도중심주의 잔재를 철폐하고자 하였다. 이들은 도덕적인 순수성을 추구하여 낭비와 사치를 배격하고, 근면을 강조하였으므로 영국의 중산층을 형성하였다. 또한 신학적으로는 인위적 권위와 전통을 인정하지 않고, 성경에 철저하고자 한 전통 복음주의인 성서주의적인 입장을 갖고 있었다. 영국교회가 핍박을 하자 미국으로 건너와서 청교도의 부흥을 이루었다. 부흥 이후 마녀사냥이라는 불명예를 얻어 주홍글씨에 나오는 이미지는 그다지 좋지 않았다.




[감상평]


<주홍글자, The Scarlet Letter >(1850)는 초월주의자 너세니얼 호손(Nathaniel Hawthorne, 1804~1864)의 대표적 소설이다. 나와 호손의 만남은 소로의 <월든>과 허먼 멜빌의 <모비 딕>을 읽으며 기억되었고, <마담 보바리>를 읽고 세계 4대 불륜소설을 틈나는 읽어보겠다는 다짐 때문이었다. 나는 민음사의 김욱동 역 <주홍글자>를 읽는다.

Hugues Merle, scarlet Letter(1861)

책 표지 그림은 프랑스의 아카데미적 화가인 위그 메를(Hugues Merle, 1822/1823 ~ 1881)의 것으로, 그는 1847년부터 파리 살롱전에 정기적으로 출품하며 주로 모성애·어린이·일상 장면을 사실적으로 그린 것으로 알려진다.


호손은 <리어왕>을 읽고 작가가 되겠다고 결심했다고 하니, 그에게 좀 더 다가가기 위하여 셰익스피어 <리어왕>을 다시 읽기로 한다. 저자는 1825년부터 1837년까지 12년 동안 '고독의 시대'를 보냈다고 하지만, 이 책 <주홍글자>는 단 6개월 만에 창작한 것으로 전해지는 것으로 보아 12년 준비의 결과일지, 천재성의 결과일지 모르겠다.


먼저 제목 'The Scarlet Letter'에 대한 한국 역서 제목이 '주홍글씨'와 '주홍글자'로 다르게 번역되는 것에 궁금증을 가졌다. 내 기억에도 '주홍글씨'가 더 낯익긴 하지만 책을 읽어가면서 '글씨'가 아닌 '글자 A'에 대한 것이므로 '글자'가 맞는 번역으로 생각했다. 그런데 '백낙청 TV' 중 관련 동영상을 보면서 백교수님의 의견에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일단 그 교수님도 주홍 '글씨'라는 번역 제목이 좀 거슬렸으며 '글자'가 맞다고 하면서, 그러나 날짜, 진짜 등 한국어 표현이 있듯이 '글짜'가 더 적합한 표현이라는 주장도 신선했다. 물론 이것은 시작에 불과한 강의였고 후속 내용은 더욱 도움이 되었으니 추천할만한 영상이다.([백낙청 공부길 074] 거짓말하는 미국작가들의 표리부동성 밝힌 D. H. 로런스의 『주홍글자』 비평 - 『서양의 개벽사상가 D. H. 로런스』 신현욱 교수 1편) 백낙청 교수의 추천으로 호손의 단편 <젊은 굿맨 브라운>, <천국행 철도>을 더 읽고 그의 청교도에 대한 시대적 평가를 더 살펴보자.


역자 김욱동 교수의 작품해설에 따르면, 당시 상업적으로는 실패했으나 D.H 로렌스의 높은 평가("어떤 다른 책도 이 소설처럼 심오하지도, 이중적이지도, 완전하지도 않다")가 있는 만큼 미국 문학의 고전으로 호평을 받는 작품이며, 미국 문학 최초의 본격 상징 소설 또는 미국 낭만주의 선구자로 불리기도 하며 도덕적·심리적 상징주의는 이후 멜빌과 디킨슨, 그리고 20세기 상징주의 문학에까지 영향을 주었다고 한다.


어느 글을 보니 'American Renaissance(미국 르네상스)'의 양대 축으로 빛의 계열인 애머슨, 소로우 (초월주의)와 어둠의 계열인 호손, 멜빌 (도덕적·형이상학적 비극)을 언급하고 있다. 애머슨과 소로우가 인간과 자연의 ‘가능성’을 노래했다면, 호손과 멜빌은 인간과 세계의 ‘한계’를 파헤쳤다고 하는데, 추후 영문학 전공자 친구를 만나면 더 자세한 설명을 듣도록 하자.


1979년 드라마도 있다고 하는데 Youtube에 올라와 있어 이후 시청하기로 한다(The Scarlet Letter - 1979 (Pt 1 and 2 of 4)). 데미 무어 주연의 미국 영화 <The Scarlet Letter>(1995)를 관람하면서 미국 소설의 감동을 이어가 본다.


원저에서는 헤스터 프린과 딤스데일이 어떻게 만났는지, 누가 먼저 누구를 유혹했는지를 독자의 상상에 맡기고 있는데, 이 영화에서는 감독이 창의성을 발휘하여(Freely adapted) 재미있는 서사를 만들어 냈다.


10여 년 전 한국에서는 창작 뮤지컬 <주홍글씨>가 상연되었었나 보다. 몇 개의 기사와 관람기를 보니 찬사가 이어진다. 추후 재상연 되기를 기다리며 기억해 두자.


호손은 “진정 인간을 타락시키는 것은 죄 그 자체가 아니라, 진실을 숨기려는 비겁함이다.”라는 메시지를 우리에게 주려는 것이겠지만, 나는 오히려 딤스데일처럼 두 가지 얼굴을 통해 정체성 붕괴를 가져와서는 안된다는 것이 더 중요한 메시지로 읽힌다. 최근 미국의 여러 상황을 지켜보며 청교도 기반의 미국을 주시하며 드는 생각. "특정 집단의 선민의식이 우월성을 가지는 순간, 모범적 집단으로 갈 것인지 배타적으로 갈 것인지 우리는 현재에도 목도하고 있다."




[관련 도서]


1. 셰익스피어, <리어왕>

2. 허먼 멜빌, <모비 딕>

3. 소로우, <월든>

4. 미셸 푸코, <감시와 처벌>

5. 장영희 교수, <문학의 숲을 거닐다>

6. 존 버니언, <천로역정>

7. 애드가 알랜 포우, <어셔가의 몰락> <검은 고양이>

8. D.H 로렌스, <미국 고전문학 연구> <채털리 부인의 연인>, <아들과 연인>, <무지개>

9. 호손, <젊은 굿맨 브라운> <천국행 철도>

10. 백낙청, <서양의 개벽사상가 D H. 로런스>



[참조 영화]

1. 한석규 주연, <주홍글씨>(2004)

2. 데미 무어 주연, <The Scarlet Letter>(1995)

3. 헨리 킹 감독, <다윗과 밧세바>(1951)

4. 김지윤 박사 추천 <바이스> <링컨> <프라이머리 컬러스>



2026.1.28 ~ 2026.3 10, 중국 上海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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