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색료(인공색소)_캐러멜 색소
1부 What’s Added 감각을 조작하는 첨가물의 세계
1장. 눈을 속이다 _색이 만든 착시
(2) 착색료: 콜라색은 왜 까만색일까?
까만색 음료는 흔치 않다. 우유는 하얗고, 주스는 과일색. 더욱이 시원한 음료라면, 투명하거나 밝은 색이 더 어울릴 것 같은데, 콜라는 늘 짙은 검은색이다. 왜일까?
검정은 단순한 색이 아니다. 고급스러움, 안정감, 무게감, 더 나아가 ‘효과가 있을 것 같은’ 인상을 준다. 콜라의 탄생은 바로 이 심리 효과와 맞물려 있다.
1886년, 미국의 약사 존 펨버튼(John Pemberton) 박사는 전쟁 후유증으로 지친 사람들을 위해 기분 좋아지는 약을 개발했다. 코카잎, 콜라 열매, 당 시럽, 허브 등을 섞어 만든 달콤한 음료, 이것이 바로 코카의 이름을 딴 ‘코카-콜라(Coca-cola)’다.
그 시절, 약국에는 탄산 제조기가 있었고 절주 운동(Temperance)과 맞물려 콜라는 건강음료 이미지로 빠르게 확산된다. 이때 당 시럽을 끓이며 자연스레이 캐러멜화된 색이 검정이었고, 이 색이 오히려 ‘약처럼 신뢰되는 색’으로 받아들여졌다. 콜라는 기분 전환의 상징이 되었다.
지금도 우리는 까만색 콜라를 마시면 왠지 상쾌함을 느낀다. 코카인 성분은 1902년 이후 제거되었지만, 그 시절의 이미지가 남아있다.
자연 발생 캐러멜화는 대량생산에는 한계가 있다. 일정한 색과 맛을 충족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투입된 것이 [캐러멜 색소]. 전 세계 색소 소비의 80%, 그중 70%는 탄산음료 용일 정도도 널리 쓰이는 착색료(인공색소)다.
캐러멜 색소는 갈색 하나가 아니다. 4가지 등급(I~IV)으로 나뉜다. 등급이 올라갈수록 색이 더 진하고, 공정도 복잡해진다. 콜라엔 가장 진한 IV등급이 사용되고, 제로 콜라도 마찬가지다.
다만 이 IV등급 색소는 제조 과정에서 4-MEI(4-메틸이미다졸)이라는 발암가능 물질이 생성될 수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경우 콜라 한 캔에 4μg(하루 노출량 권고 29μg) 함량 제한으로 공급 중이다. 국내는 수치 기준은 없으나, 제조사에 대한 공정 개선 권고와 리콜 조치 등으로 관리한다.
실제 시도가 있었다. 크리스털 펩시(Crystal Pepsi, 1992)와 코카콜라 클리어(Coca-cola Clear, 2018)다. 두 브랜드 모두 캐러멜 색소를 제거했고, 맛과 향은 그대로 유지했다.
하지만 결과는 대실패다. ‘검은색이 아니면 콜라 같지 않다.’ ‘투명한 액체는 ‘효과 없어 보인다’라는 소비자 반응 속에서, 출시 1년도 안되어 모두 퇴출됐다.
발암물질 우려는 온데간데없다. 건강정보는 실패하고 검정의 환상, 시각적 감정이 완승한 셈이다.
색은 단순한 장식이 아니라, 소비자가 ‘진짜’라 믿게 만드는 심리장치다.
결국 중요한 질문은 이것이다. ‘우리는 색을 보고 맛을 믿는가, 아니면 맛을 보고 색을 믿는가?’
콜라의 검정은 그 답을 보여준다. 우리는 맛보다 먼저 색을 삼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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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Luci's Lab의 <食解, 가공식품을 알면 건강이 보인다> 시리즈의 일부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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