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색료(인공색소)_타르색소
1부 What’s Added 감각을 조작하는 첨가물의 세계
1장. 눈을 속이다 _색이 만든 착시
(3) 착색료: 젤리는 왜 무지개 색일까
젤리가 모두 회색 빛이라면 어떤 기분이 들까? 아무도 손을 대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실제 젤리는 빨강·노랑·초록… 눈을 사로잡는 무지개 색 덕분에 매년 수십 조원의 시장을 만든다. 2023년 전 세계 젤리 시장은 380억 달러(약 51조 원), 향후 3.5~4% 성장이 예상된다. 국내 경제 성장률보다 높다.
젤리의 색을 책임지는 건 합성 착색료, [타르색소]다. 이름은 거칠지만, 실제로 이 색소는 석탄에서 유래했고, 지금은 석유화학 물질(tar)에서 만들어진다.
장점은 분명하다. 타르색소는 선명하고 안정적이어서 어린이 간식에 집중적으로 쓰인다. 제품 라벨 속 [황색 5호], [적색 40호] 등이 바로 그것이다. 하지만 선명한 색이 건강까지 선명하게 보장하지는 않는다.
[황색 4호]는 ADHD 연관, [황색 5호]는 과다섭취 시 과민반응, [적색 40호]는 어린이 과잉행동 논란, 그리고 [청색 1호]는 일부 천식유발 가능성이 보고됐다.
EU는 6종(황색 3,4,5호, 적색 2,4,102호) 색소에 경고문을 의무화했고, 한국도 영유아 식품에는 사용을 금지한다. 국제기구(JECFA)*가 ADI(1일 섭취허용량)*를 정해 제한하지만, 체중이 적은 아이가 자주 먹으면 초과 위험이 생긴다.
* JFCFA(Joint FAO/WHO Expert Committee on Food Additives 식품첨가물에 관한 합동위원회)
* ADI(1일 섭취허용량, Acceptable Daily Intake)
대안은 있다. 스피룰리나(청록), 치자(노랑), 비트(자홍) 등의 천연색소다. 하지만 열과 산에 약해 색이 불안정하고, 생산 단가가 높으며, 일부는 알레르기 반응도 유발할 수 있다.
결국 식품 기업은 ‘싸고, 오래가고, 예쁜’ 합성 색소를 택할 수밖에 없다.
최근 글로벌 식품기업들이 천연색소로 전환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단순한 마케팅을 넘어 소비자 인식변화, ESG, MAHA 같은 건강식 기조와 맞닿은 전략이다. 천연 색소로의 완전한 대체까지의 길은 가깝지 않지만 ‘줄일 수 있다’는 인식 자체가 기업 전략을 바꾸고 있는 건 확연하다.
한편, 미국산 시리얼 일부는 한국에서 금지된 [적색 3호] 때문에 수입 불가 판정을 받았다. 같은 색소가 어떤 나라에서는 합법, 다른 나라에서는 퇴출 대상이 되는 상황은 소비자에게 색의 의미를 다시 묻게 만든다.
실제 식품에서는 첨가물이 단독보다는 둘 이상이 조합되어 복합적으로 사용되는 경우가 훨씬 많다. 이 조합에서 위험이 커진다.
콜라 한 병에도 [캐러멜 색소 IV + 산도 조절제 + 보존료 + 인공 감미료+ 향료]가 뒤섞인다.
젤리 한 알에도 [최소 3-4종 색소]가 공존한다.
각 성분은 안전기준 이하라도, 합쳐졌을 때 어떤 반응이 일어날지는 예측하기 어렵다. 이를 과학적으로 ‘칵테일 효과(Cocktail Effect)’라 부른다.
학술지 PLOS는 음료 속 첨가물 조합이 제2형 당뇨, 염증, 대사질환 위험을 높일 수 있다고 보고했고, CSPI(공공이익센터)와 EWG(환경운동단체)는 색소 복합 사용이 알레르기와 신경독성을 유발한다고 경고했다.
앞선 연재글 ‘4. 콜라는 왜 까만색일까?’에서 언급한 발암 의심물질 4-MEI 역시, 캐러멜 색소 IV 제조 시 암모니아와의 반응으로 생긴 부산물이다.
색은 단순히 예쁘다, 안 예쁘다의 문제가 아니다. 기업은 비용과 안전성 때문에 합성을 고집하고, 소비자는 화려한 색에 끌리지만, 그 뒤에는 예측 불가능한 조합의 위험이 숨어 있다.
우리가 젤리를 고를 때 던져야 할 질문은 단순하다.
‘이 색은 어디서 왔고, 내 몸에 어떤 영향을 줄까’
색은 즐겁지만, 그 화려함이 건강을 보장하지는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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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Luci's Lab의 <食解, 가공식품을 알면 건강이 보인다> 시리즈의 일부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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