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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크리스 Jul 13. 2023

(7)실패 요인과 다음 목표

기자들은 원래 기사를 안 본다?!

그동안 이것저것 바빴던 터라 단독의숲에 신경을 많이 못 썼던 것이 사실이다. 아니, 핑계다. 이 서비스가 처음 내가 생각했던 것처럼 일정 수준 이상으로 활성화되었다면 얘기는 달랐을 것이니 말이다.



하루 평균 접속자 수 10~20명, 한 달 조회수는 3000회를 가까스로 넘는 수준.(평균 참여시간은 아마 잘못 측정되었을 것이다)


이정도면 아무런 홍보도 하지 않은 것 치고는 썩 나쁘지 않은 것 같다..고 위로하기에는 처음 세웠던 개인적인 기대에 한참 못친다. 서비스 퀄리티가 괜찮으니 시간만 지나면 자연스럽게 바이럴되고 홍보가 될 것이라 생각했는데, 그러지 못한 셈이다.


이유가 무엇이었을까. '탁월한 저널리즘을 한 곳에서 볼 수 있는 공간이 없다'는 꽤 설득력 있는 페인 포인트(pain point)를 찾고 꽤 괜찮게 해결한 것 같은데.


ㅠㅠ


얼마 전 만난 기자 친구의 분석은 "모든 기자들이 너처럼 기사를 안 보니까 그래" "너가 유별난 거야"라는 것이었다. 그의 얘기인 즉 단독 뉴스 서비스든 탐사 아카이브 서비스든 처음 설계할 때 주요 타깃으로 삼았던 기자들의 페르소나를 단단히 잘못 판단했다는 것이었다.


씁쓸하기도 하고 아쉽기도 하고 복잡했다. 그 친구 말처럼 기자들은 기사를 잘 안 본다. 실제로 그렇다. 많은 기자들이 자신이 쓴 기사, 혹은 출입처에 나오는 타사 기사만 간간이 챙겨볼 뿐, 탐사나 기획 같은 데 관심을 두지 않는 것이 사실이다. 돌이켜 생각해보면 나 역시 기자 초년병 시절 기획취재를 담당하던 경찰팀이나 탐사팀에 있지 않았다면 남이 쓴 기사에 그다지 관심이 없었을 것 같기도 하다.


'좋은 기사를 소개하는 가이드 역할을 해보자', '탁월한 저널리즘을 더 널리 알려보자'는 초기 목표는 타깃 설정부터 단추가 잘못 꿰어졌다. 그렇다면 이 서비스는 실패한 것일까. 그럼에도 어딘가에는 더 좋은 기사를 쓰기위해 레퍼런스를 찾고 치열하게 연구하는 기자들이, 그래도 한 줌 정도는 존재할 거라고 믿는다. 그렇게 따지면 아직 '실패'까지는 아닌 셈. 그래서 다음 목표는 연말까지 아카이브 기사 1000개 모으기로 잡았다.(787개 남았다..)


https://dandoc.kr/archive


사실 이런 아카이빙 작업은 꼭 내가 아니라도 누군가는 해야할 일이다. 현직일 때 안타까움과 불편함을 많이 느꼈던 부분이니 말이다. 일단 만들어 놓으면 언젠가, 누군가에게, 어떻게든 도움이 될 수 있으리라 믿는다. 그러다보면 언젠가는 빛(?)을 보겠지..!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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