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테이블코인이 가져올 경제적 변화

by 범생

최재홍 가천대학교 스타트업 칼리지 교수



스테이블코인은 단순한 가상자산을 넘어 우리 경제의 실핏줄을 흐르는 디지털 혈액과 같은 존재가 될 것이다. 이 혈액이 사회 곳곳으로 스며들기 시작하면 단순히 금융 시스템의 구조가 바뀌는 것에 그치지 않고, 우리 일상의 모든 거래 방식과 돈을 대하는 태도 자체가 근본적으로 변화한다. 가치의 이동은 빛의 속도로 빨라지고, 과거에는 상상하기 어려웠던 효율적인 경제 생태계가 펼쳐진다.


가장 먼저 체감되는 변화는 금융을 가로막던 물리적, 시간적 제약이 사라지는 것이다. 지금까지 돈을 보내거나 빌리는 과정에는 수많은 중개 기관이 개입했으며, 그 과정에서 막대한 시간과 비용이 소모되었다. 그러나 스테이블코인은 담보만 확인되면 그 자리에서 즉시 화폐를 발행해 자금을 공급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준다. 이는 돈을 빌려오는 비용인 조달 금리를 획기적으로 낮추어 누구나 저렴한 비용으로 금융 서비스를 누리게 한다. 결국 은행 문턱을 넘기 힘들었던 소액 대출자나 금융 소외 지역의 사람들조차 스마트폰 하나로 전 세계 자금 줄과 연결되는 금융의 민주화가 실현된다.


이러한 변화의 물결은 금융의 영역을 넘어 우리의 일상적인 소비 생활로 더욱 깊숙이 파고든다. 스테이블코인은 '프로그램이 가능한 돈'이기 때문에 특정 조건이 충족될 때만 결제가 일어나도록 설정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자율주행 택시를 이용하면 목적지에 도착하는 순간 별도의 결제 과정 없이 초 단위 정산이 완료되고, 인터넷 쇼핑몰에서 산 물건이 현관 앞에 도착하는 즉시 시스템이 이를 인지해 판매자에게 대금을 전달한다. 번거로운 송금과 확인 절차가 사라지면서, 모든 일상이 물 흐르듯 자동화된 경제 구조 속에서 움직이게 된다.


일상의 사소한 활동이 곧바로 돈이 되는 시대도 함께 열린다. 지금까지는 쇼핑몰 이용이나 광고 시청의 대가로 기업이 주는 포인트를 쌓는 데 그쳤으나, 앞으로는 스테이블코인을 통해 가치가 변하지 않는 실질적인 자산을 즉시 보상받는다. 아주 작은 단위의 금액도 실시간 정산이 가능해지므로 기사 한 줄을 읽거나 설문에 참여하는 행위 자체가 즉각적인 수입으로 연결된다. 이는 소비자가 곧 생산자가 되고 데이터가 곧 화폐가 되는 진정한 데이터 경제의 완성을 의미한다.



사회적 신뢰의 수준 또한 한 단계 격상된다. 모든 거래 내역과 자산의 행적은 블록체인에 기록되어 누구도 슬쩍 바꾸거나 조작할 수 없다. 경품 추첨 서비스 하나를 이용하더라도 응모 시점과 마감 시간이 투명하게 증명되기에 결과에 의구심을 가질 필요가 없으며, 부동산이나 예술품 같은 거대 자산도 잘게 쪼개어 거래할 수 있게 되어 소액 투자자들에게도 공평한 기회가 돌아간다. 투명성이 보장된 사회에서는 불필요한 거래 비용이 줄어들고 사회 전체의 효율성은 극대화된다.


그러나 스테이블코인이 가져올 이러한 변화는 우리에게 양날의 검과 같다. 이것이 개인에게 새로운 부의 기회가 될 것인지, 아니면 감당하지 못할 격차를 만들 것인지는 그 변화의 본질을 얼마나 빠르게 이해하고 올라타느냐에 달려 있다. 디지털 혈액이 흐르는 시대는 분명 부를 창출할 거대한 기회다. 과거에는 거대 자본을 가진 금융기관만이 누렸던 화폐 발행과 이자 수익의 권한이 기술을 통해 개인과 소규모 개발자들에게 분산되기 때문이다. 개인이 가진 작은 자산을 담보로 즉시 유동성을 확보해 새로운 가치 창출에 재투자하거나, 전 세계를 대상으로 한 마이크로 결제 서비스를 직접 구축하는 일은 아이디어와 기술력을 가진 사람에게 역사상 유례없는 부의 증식기를 제공할 것이다.


하지만 동시에 빈익빈 부익부의 심화라는 어두운 단면도 존재한다. 모든 것이 데이터로 기록되고 알고리즘에 의해 자동화되는 경제 구조 속에서, 기술적 문해력이 높고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이들은 시스템의 보상을 독식하겠지만, 변화를 거부하는 이들은 수익 분배 구조에서 완전히 배제될 위험이 크다. 자본 뿐만 아니라 정보와 기술의 격차가 곧 부의 격차로 직결되는 속도가 이전보다 훨씬 빨라질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빈곤으로 떨어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이 흐름을 미리 파악하고 대비하는 것은 이제 생존의 문제다. 시스템의 규칙을 아는 자는 시스템을 이용해 부를 쌓지만, 모르는 자는 시스템에 비용만 지불하는 소비자로 남게 된다.


결국 스테이블코인은 우리에게 부의 판을 새로 짤 기회를 준다. 기존의 견고했던 금융 기득권의 벽이 기술로 인해 허물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가 이 변화를 부의 기회로 만들기 위해서는 스테이블코인을 단순히 투자나 투기 수단으로만 보지 말아야 한다. 그 이면에 숨겨진 특허 기술과 비즈니스 로직을 공부하고, 이를 활용해 어떤 어플리케이션을 만들지, 혹은 어떤 서비스에 내 자산을 태워 선순환을 만들지 끊임없이 고민해야 한다. 변화를 두려워하기보다 이 책에서 다루는 다양한 기술적 원리와 비즈니스 모델을 나만의 무기로 바꾸는 지혜가 필요하다.


우리가 스테이블코인 응용 서비스의 주역이 된다면, 개인의 부를 창출하는 것은 물론 국가 전체가 디지털 금융의 패권을 쥐는 기회가 될 것이다. 이것은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부의 새로운 표준에 올라타느냐 마느냐의 절박한 승부다. 이러한 디지털 혈액이 사회 구석구석을 원활하게 돌 때 비로소 기술이 인간의 삶을 풍요롭게 만드는 진정한 혁신의 시대가 찾아온다. 우리나라는 이미 갖춰진 우수한 IT 인프라를 바탕으로 이러한 응용 서비스의 선두주자가 되어 세계 시장을 선도하는 위치에 서게 될 절호의 찬스인 것이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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