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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범생 Aug 23. 2021

참으로 이상한 아마존 오프라인

- 아마존이 몰락하는 백화점을 만들고 있는 오늘...


"백화점이 왜 어려운가는... 온라인 쇼핑몰이 생긴 25년 전부터 나온... 반복된 이야기.."


1. 100년이 넘은 백화점의 몰락

 백화점 산업은 이제 물 건너간 몰락 산업으로 분류되어 있다. 아마존 때문에 대형 유통업이 망한다고 이미 100년이 넘은 메이시스의 축소, 니만 마커스, JC 페니, 로드앤드테일러  등등 파산 신청에 파산에 마치 유행을 타듯 모두 문을 닫거나 축소하느라고 정신이 없다. 나의 기억에 서부개척 시대에 필요한 물건들을 한 곳에 모아 두고 판매하던 것이 시초로 해서 백화점이 생긴 이래 이렇게 문을 닫기까지 오랜 역사와 많은 어려움을 극복하고 왔는데 참으로 안타깝다. 여기서 안타깝다는 이유는 백화점이 문을 닫는 것이 아니라 그곳에서 일하는 수만 명의 직원들의 생계가 걱정되어서 하는 이야기이다. 

 이러한 현상은 미국에서 뿐 아니라 해외 각국에서 일어나는 일이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닐 것이지만 재고를 백화점이 떠안는 미국과 그렇지 않은 한국의 차이로 한국 백화점 자체는 조금 여유가 있는 상태라는 열받는 이유지만 암튼 분기마다 10% 이상씩 매출이 떨어지고 있다는 보도를 본 적이 있다. 암튼 어찌 되었든 간에 이렇게 역사가 있는 백화점들이 무너져가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혹자의 분석을 보면, 코로나 이유를 댄다. 다른 분석가는 아마존 이야기를 하며 온라인 대응에 미흡했다고 이야기를 한다. 미국은 물건 재고의 부담을 백화점이 지기 때문에 더욱 위험하다고  판매하는 방식에도 큰 원인이 있다고 이야기한다(재고를 납품기업에 전가하는 방식의 한국보다는 훨씬 낫다). 그러나 백화점이 왜 어려운가는 분석할 필요도 없이 온라인 쇼핑몰이 생긴 25년 전 아마존과 이베이가 생기면서부터도 나온 반복된 이야기였다. 



"오프라인 기업들을  인수하거나 매장을 만들어내고 있는데 백화점이라고 해서 뭐 다를 것이 있을까..."


2. 아마존이 백화점을 시작

 별로 새로운 소식은 아니며 놀랍지도 않다. 여기저기에서 이러쿵 저러쿵 말도 많고, 신문기사에 특보처럼 나오지만 이미 아마존 북스, 4 스타 스토어, 홀푸드 마켓, 아마존 프레시 등등 오프라인 기업들을 계속 인수하거나 매장을 만들어내고 있는데 백화점이라고 해서 뭐 다를 것이 있을까 싶다. 다만, 세상이 놀라는 것은 온라인 강자인 아마존이 쇠락 산업인 백화점을 만들려고 한다는 게 특이한 사항이다. 사실 이러한 종류의 신문기사나 세상의 언급은 위에서 언급한 오프라인 매장을 내거나 인수 합병할 때마다 단골로 나오는 이야기인데 조금 더 특이했던 것은 그보다 워싱턴 포스트의 인수일 때가 더 놀라운 일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이렇게 아마존의 영역이 아닌 확장은 통상 앞으로 나아가는 미래산업을 만들거나 비전 스타트업을 끌어안을 때 더 많은 분석과 인사이트들을 쏟아내는 것이 정상이다. 아마존은 거꾸로 쇠락 산업에 투자를 하고 있는 것이 좀 특이하다고 생각되지 않는지를 사람들에게 묻고 싶다. 나만 그렇게 생각할지도 모르지만...

 다만, 아마존이 지금까지 해오던 방식에 대하여 조금 지켜본 사람이라면 이러한 부분을 충분히 이해가 가능할 것이라고 판단한다. 이미 검증된 물건을 오프라인에서 판매하는 4 스타 스토어나, 누구나 좋아하며 그 또한 검증된 책을 선정해서 판매하는 아마존 북스, 또는 적지 않은 사람들의 필수 생활 식료품을 판매하는 홀푸드 마켓, 무인반 사람반이라고 표현했던 아마존 프레시 무인 마켓, 136년의 역사를 다시 일으켜 세운 워싱턴 포스트 등등은 모두 불과 같이 일어나고 있다.  결론적으로 먼저 이야기하면, 아마존의 DNA의 수혈 때문일 것이다. 

아마존 오프라인 매장들 @최재홍 교수 페이스 북



"우리는 물건을 판매할 때 돈을 벌지 않습니다. 고객이 물건을 사용할 때 돈을 법니다"라고 말한 것처럼.. 


3. 특이한 방법을 가진 아마존식 사업 확장 

 워싱턴 포스트를 인수한 이후에 아마존 프라임 고객에게 혜택을 주었다. 갑자기 워싱턴 포스트는 1억 명이 넘는 고객을 가지게 되었다. 당연히 뉴욕타임스의 트래픽의 턱밑까지 추격했다. 5년 역사가 되어가는 무인 매장인 '아마존 고'는 새로운 결제방식 '아마존 원'까지 해서 홀 푸드 마켓, 그리고 새로운 대형 무인매장인 '아마존 프레시'에 적용하기 시작하며 더 크게 넓게 다양하게 확장을 하고 있다. 아마존 북스와 4 스타 스토어는 사람들에게 새로운 마켓이 아니라 그저 하나의 생활에 필요한 것들을 판매하는 상점으로 자리를 잡고 있다. 그곳에서 물건을 사고, 아마존 라커를 통해서 물건을 받고, 프라임 고객으로 혜택을 받고, 새로운 서비스를 가입하는 지점이 되었다. 이미 다양한 기술이 입혀진 장소이지만 고객들은 그저 편리하게 아마존의 산재해 가는 매장을 편안하게 이용할 뿐이다. 기술의 혜택은 이렇게 혜택을 입고 있다는 생각조차 하지 못할 때 완성된다. 제프 베조스가 "우리는 물건을 판매할 때 돈을 벌지 않습니다. 고객이 물건을 사용할 때 돈을 법니다"라고 말한 것처럼 온라인을 선호하던 오프라인을 선호하던 어떠한 고객이라도 매장에 와서 이용할 때 돈을 버는 구조가 되어간다. 

아마존이 136년 된 워싱턴 포스트 인수 당시 사진, 1년 이후에 올라간 트래픽 @최재홍 교수 페이스북


 한 가지 꼭 이야기하고 싶은 것은 바로 아마존의 확장 방식인데, 바로 방법을 달리하는 아마존이라는 것이다. 누구나 새로운 산업, 새로운 비즈니스, 미래를 여는 비전에 대하여 이야기할 때 아마존은 그들과의 경쟁보다는 꺼져가는 산업이나 비즈니스에 그들의 기술과 DNA을 이식한다는 것이다. 나는 개인적으로 이러한 접근방식을 좋아한다. 같이 뛰는 것보다 방향을 달리하여 뛰는 것이 달리기 시작하면서 1등이라는 이야기를 믿기 때문이다.  아마존은 그러한 부분에 탁월하기에 2013년에 'Hidden Empire'라는 이야기가 나왔을 때도 다른 잘 나가는 기업들과 경쟁하지 않은 것이다. 



"  'Think Different'를 모토로 하는 애플보다 'Act Different'하는 아마존이 더 나아 보이는 이유... 


4. 배워야 할, 두려워해야 할 아마존식 확장(개인 생각)

 새로운 것은 없다. 오프라인 확장하고 기술을 입히고, 아마존의 2억 명 프라임 고객에게 혜택을 주고, 오프라인 매장들을 아마존의 전진기지로 삼고, 그래서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장악하고... 등등.

 말도 쉽고, 생각도 쉽지만 행동하기는 참으로 어렵다. 그만큼 오프라인 매장으로의 확장은 다양한 이유로 쉽지 않고 실패했을 때도 과장해서 표현하면 키보드 밖에 잃을 게 없는 온라인보다 상처가 크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마존은 행동한다. 누차 이야기하지만 나에게는  'Think Different'를 모토로 하는 애플보다 'Act Different'하는 아마존이 더 나아 보이는 이유이다.  

 아마존은 백화점을 인수하지는 않을 거다. 새로운 브랜드로 새롭게 기술을 입혀서 '물반 고기반' 아니, '공기반 소리반'인지 모르지만, '사람반 무인(無人)반 백화점을 만들어 낼 것이다. 대단히 기술적 가치와 인간적인 백화점으로 사람과 기술이 공존하고, 사람들이 느끼지 못하는 편안한 백화점을 만들 것이다. 이 또한 오랫동안의 안테나 샵을 통하고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엮고, 자신의 고객의 취향을 가장 잘 아는 아마존의 데이터를 통해 결정된 것임에 틀림없으니 절대 망하지는 않을 것이라는데 500cc를 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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