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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트롱 Aug 14. 2019

멀리서 보면 아름답지만 가까이서 보면 엉망진창인 것은?

디테일에 괴로워 말고 조금만 멀찍이서 바라 봐 보자 

정답은 그림.


그림이라는 건 어느 정도 거리를 두고 보아야 비로소 제대로 된 감상이 가능하다. '본질'을 찾겠답시고 그림에 눈을 딱 붙여놓고 보면 생각보다 엉망진창이라 당황하게 된다. 이것저것 지저분하게 섞인 색깔, 물감이 튀고 흘러내린 흔적, 삐뚤빼뚤한 선... 뭐야 이게, 이렇게 그려도 되는 거야?

눈을 조금만 떼자. 조금만 멀리서 보면 그 카오스 덩어리는 나름의 질서를 갖춘 한 편의 번듯한 그림이 된다. 지저분한 물감 흔적은 알록달록 다채로운 빛으로 인식되어 감탄을 불러 오고, 제멋대로 그은 듯 했던 선은 조금만 멀리서 보니 이보다 윤곽이 뚜렷할 수가 없다.



근데 이 그림도 좀 카오스함;; / <밤의 괴물들-비치워크>, 이은새, 2017(광화문 교보문고에서 감상할 수 있음)

그래서 그림을 보며 얻은 교훈은 뭐다? 디테일은 중요하지만 너무 사소한 부분에 집착하게 되면 정작 목표인 '그림'을 망칠 수가 있다. 당장 가까이서 보기에 이레귤러가 가득하고 지저분해 보이고 실망스러워도, 그 모든 걸 모아두고 두 세 걸음만 떨어져서 보면 어라, 주변에 내세울 만한 꽤나 번듯한 그림이 만들어져 있을 수도 있다는 거...


예컨대 엉? 이런 잭슨 플록 그림을 가까이서 세세하게 다 뜯어보고 있으면 무슨 의미가 있겠냐고. 멀찍이서 보아야 아, 이게 예술인가 보다 폼이라도 잡지.


물론 이런 예외도 있음. 멀리서 보면 아름답고 가까이서 보면 포스 넘치는 고흐 옹의 대표작... 뉴욕현대미술관(MOMA)에서 만나실 수 있습니다.





p.s) 그냥 예전에 MOMA 다녀온 거 자랑할 겸 전시할 겸 써 봄.


p.s2) 표지 그림도 역시 MOMA에서 찍어온 거... 실물로 보면 포스가 어마무시하다. 지옥도 그 자체임. 멕시코 혁명가&현대 미술가 '데이비드 시케이로스(David Alfaro Siqueiros)'의 'Collective Suicide(집단 자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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